SK하이닉스, 인텔 낸드 인수 1년 만에 1.3조 손실···키운 몸집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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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기자
입력 2023-03-15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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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 만에 적자 전환···영업손실률 22%

  • 업계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당시 무리수"

  • SK "아직 일회성 비용 많이 들어갈 시기"

  • 파운드리자회사도 암울···中서 직원 복귀

SK하이닉스가 앞선 인수·합병(M&A)으로 시장의 불황 속 우려를 사고 있다. 반도체 수요가 꺾이자 메모리, 파운드리 등 분야에서 키웠던 ‘몸집’이 오히려 더 큰 손실이라는 역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수했던 인텔의 낸드 사업부는 초기 투자 비용까지 들어가며 적자 폭이 더 커졌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10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영업손실 1조7012억원으로 분기 단위 적자가 나온 건 2012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영업손실률은 22%에 달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수요가 줄고, 가격이 하락하는 등 반도체 불황이 심화한 영향이 크다.
 
문제는 최근 몇 년간 인수했던 기업들까지 흔들리고 있다는 데 있다. 시장의 수요가 줄자 자연스레 M&A 기업을 포함한 전체 손실 규모도 커지게 됐다. 특히 2021년 말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1차 인수한 이후 약 1년 만에 대규모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손상을 평가한 결과 ‘솔리다임 현금창출단위(CGU)’는 1조3444억4000만원의 무형자산 손상차손을 기록했다. 다시 말해 SK하이닉스의 기존 사업과 구분되는 또 다른 현금 창출원인 구 인텔 낸드 사업부가 보유한 무형자산 가치가 지난 한 해 동안 해당 수치만큼 떨어졌다는 의미다.
 
솔리다임 CGU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본사를 둔 솔리다임이 해당한다. 이는 기존 인텔이 운영했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을 인수한 후 SK하이닉스가 세운 미국 신설 자회사다. 또 영국, 이스라엘, 일본 등 각국에 세운 인텔 낸드 사업의 판매 조직망 및 해외법인도 포함됐다.
 
솔리다임은 기업용 SSD(eSSD)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주요 사업은 연구·개발(R&D) 및 세일즈 등이다. 그런데 eSSD 시장 역시 PC 등 전자제품 시장의 수요 둔화로 위축된 상태인 만큼 솔리다임 역시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실제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용 SSD 시장은 지난해 4분기 매출 37억9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직전 분기 대비 27.4% 감소했다.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도 4분기 매출이 총합 7억2000만 달러를 나타내며 같은 기간 40.6% 급락했다. 시장 점유율은 19%로 4.2%p 떨어졌다.
 
업계 안팎에서는 당시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건을 두고 타당성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총 계약금액인 90억 달러가 과도했다는 평가다. 현재 SK하이닉스는 1단계 인수를 마치고, 2025년 3월경 나머지 20억 달러 지급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솔리다임 CGU의 무형자산 손상차손 관련 “인수 초기 단계인 만큼 인프라, 해외 법인 설치 등에 일회성 비용이 많이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파운드리 자회사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8월 인수했던 키파운드리는 물론 SK하이닉스시스템IC의 경우 수요 감소에 따라 공장의 가동률이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최근 중국 우시에 있던 직원들이 올해 초부터 순차적으로 국내에 복귀하고 있다. 가동률이 떨어지자 기술사무직 직원을 중심으로 체류비 등 경비를 줄이기 위한 성격의 조처다.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사진=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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