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정의 여행 미학] 제주서 만난 '味서방'의 소울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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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서귀포(제주)=기수정 문화부 부장
입력 2023-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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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신화월드 '라 벨라' 미켈레 셰프

  • 베로나 출신…정통 이탈리안 맛 재현

  • 어머니 손맛 담은 디저트 '티라미수' 등

  • 제주산 식재료, 특급 레시피로 녹여내

  • "행복한 기억까지 많은 이와 나누고파"

제주신화월드 '라 벨라'를 책임지는 미켈레 달 체로 셰프 [사진=기수정 기자]

제주 서귀포 신화월드 리조트에는 '미(味) 서방'이 있다. 제주에 정착한 지 세 달 된 이탈리아인 셰프, 미켈레 달 체로다. 식음료 부문 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신화월드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개장을 계획했고, 이탈리 베로나 출신의 미켈레를 영입했다. 그리고 2월 10일 레스토랑 라 벨라(La Vela)를 공식 개장했다. 
미켈레 셰프는 "그동안 한국에서 맛봤던 이탈리안 음식과는 전혀 다른, 정통 이탈리아 음식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집안만의 조리법으로 정통 이탈리아의 맛 구현

 "정통 이탈리안 음식을 제대로 경험해봐. 모든 준비는 끝났어. 넌 몸만 오면 돼." 정통 이탈리아 음식을 사주겠다는 지인의 꾐에 넘어가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제주신화월드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 벨라(La Vela, 돛을 뜻하는 이탈리아어)'에서 만났다. 열정의 이탈리아인 미켈레 셰프를. 

문을 연 지 한 달여.  '순항' 중인 라 벨라에서 본격적인 '정통' 이탈리아 음식 탐색에 나섰다. 

설렘을 친구 삼아 차례로 차려질 음식들을 기다리며 미켈레 셰프에 관해 몇 가지 정보를 얻었다. 

앞서 언급했듯, 미켈레 셰프는 '미(味)' 서방이다. 본인의 이름에서 따온 별칭이자, 정통 이탈리안의 맛(味)을 제대로 낸다는 자부심을 담은 애칭이다. 

서울 신라호텔과 그랜드 힐튼 서울을 거쳐 벤베누터, 컨셉키친 등에서 근무한 그는 낚지볶음을 즐겨 먹는 반 한국인이 됐지만, 그가 직접 조리하는 음식만큼은 '정통' 방식을 고수한다. 3대째 내려오는 '베로나 달 체로 가(家)의 레시피(조리법), 미 서방의 애칭처럼 그는 '자부심'을 오롯이 담아 요리에 정성을 쏟는다. 

식재료는 제주의 것을 적극 활용하지만, 음식의 맛을 좌우하는 주요 재료와 소스 등은 전부 이탈리아에서 공수해왔다. 음식 조리법은 본인이 나고 자란 베로나에 기반을 둔다. 

모슬포 앞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생선, 한라산 기슭에서 자란 닭, 제주의 대표 뿌리채소인 당근과 감자, 제주의 대표 과일 한라봉 등 제주산 식재료가 미켈레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특급 레시피에 녹아들어 퍽 잘 어우러진다. 
 

'미켈레 달 체로' 셰프 [사진=제주신화월드]

◆미(味) 서방 자처한 셰프 "정통 이탈리아 음식의 진수 선보일 것"

미켈레 달 체로 셰프가 진두지휘하는 라 벨라의 이탈리안 음식은 다양하지만, 이 중에서 꼭 맛보아야 할 음식이 있다. 피자와 라비올리, 카르보나라, 그리고 티라미수다. 

압도적 존재감을 자랑하는 화덕에서 먹기 좋게 구워지는 피자에는 미켈레 셰프의 철학이 담겼다.

그는 "맛있는 피자를 결정하는 것은 토핑이 아니라 도우"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셰프의 할머니로부터 3대째 전해 내려오는 시크릿 레시피를 활용해 피자를 굽는다고. 화덕에서 갓 나온 피자 도우는 바삭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을 자랑한다. 

피자는 할머니의 레시피를 따랐다면, '라비올리'는 요리사인 삼촌의 수제 '토르테리니'에서 영감을 받았다. 

"어릴 적부터 삼촌의 식당 일을 도왔던 적이 있는데, 힘든 일과가 끝나면 삼촌이 '토르테리니'를 만들어줬어요. 수고에 대한 보상이었죠."

그는 이 '토르테리니'를 잊지 못할 유년의 경험으로 꼽았다. 그만큼 미켈레 셰프에게 토르테리니는 훌륭한 맛과 식감은 물론, 어릴 적 행복한 기억까지 한데 버무려진 '인생 요리'와도 같다.

미켈레 셰프는 "그 특별한 맛을 잊을 수 없었다"며 "한국에서 좀 더 대중적인 '라비올리'로 그 맛을 재현했다"고 전했다.

수제 리코타 치즈와 시금치로 소를 채운 셰프의 '라비올리'에 파마산 치즈와 삼촌의 세이지 크림소스가 조화를 이루며 고소한 풍미를 낸다. 

티라미수는 셰프의 '소울푸드'다. 이 디저트는 어머니의 손맛을 재현했다. 

"티라미수는 어릴 적 어머니께서 많이 만들어주셨어요. 티라미수를 보면 어머니의 사랑과 형제들과의 추억이 떠오르곤 해요."

마스카포네 크림치즈의 부드러운 질감과 에스프레소의 풍미, 코코아 파우더의 조화가 퍽 인상적인 맛을 낸다. 

다양한 이탈리아 음식 중에서도 미켈레 셰프가 가장 먹어보길 권하는 음식은 '카르보나라'다. 한국인에게도 퍽 익숙한 음식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이곳에서 맛보는 카르보나라는 조금은 낯선 느낌이다. 

미켈레 셰프가 선보이는 이탈리안 정통 카르보나라에는 '크림'이 없다. '판체타'라는 햄에 기름을 사용해 녹인 후 면을 넣고 계란 노른자를 섞는다고 한다. 촉촉함은 덜하지만, 크림 가득한 카르보나라가 전하는 느끼함 없이 '담백함'만이 입안 전체를 감싼다. 

미켈레는 "이탈리아에는 음식을 나눠 먹는 문화가 보편화하지 않았다. 그래서 파스타를 한 개 시킨 후 이를 여럿이 나눠 먹는 과정에서 더 퍽퍽해질 수 있다"며 "파스타가 너무 퍽퍽하다는 고객에게는 크림을 따로 그릇에 담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음식에 오롯이 내려앉은 셰프의 추억이 고객의 입맛도, 마음도 사로잡았다. 그는 바란다. 어릴 적 살던 곳에서 먹었던 음식, 추억, 따뜻한 온기를 많은 이와 함께 나누고 싶다고. 
 

피자와 라비올리, 카르보나라 등의 이탈리아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라 벨라' [사진=제주신화월드]

◆"사업성 있어" 식음업장 지속 확장 계획 밝혀 

제주신화월드에는 이미 40곳(직영+임대)이 넘는 식음업장이 있지만, 앞으로도 식음업장 확장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이신애 제주신화월드 선임 상무는 "제주신화월드 개관 초기에는 카지노에 초점을 맞췄다. 리조트나 테마파크가 카지노의 낙수효과를 누릴 것으로 생각했고, 방문객들은 당연히 제주지역 음식만 찾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이신애 상무는 "하지만 예상외의 변수가 발생하면서 카지노 외에 리조트와 테마파크, 워터파크, 식음업장 등 부대시설 운영에 주력했다"며 "여기서 식음업장이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신애 상무는 "식음업장 확장은 리조트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탈리안 레스토랑 외에도 프렌치 레스토랑 등 업장을 다각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신화월드는 로맨틱한 분위기를 찾는 연인, 프러포즈를 계획 중인 연인 고객을 공략하기 위해 이탈리아 와인을  페어링 한 '더 로맨틱'을 선보인다. 주말 저녁 해가 진 후 시작되는 원더라이트 불꽃놀이를 직관할 수 있어 호텔 측은 이 레스토랑을 '프러포즈 명소'로 홍보할 계획이다. 

라 벨라는 매일 저녁 6시부터 저녁 9시 30분까지 운영하고 낮 12시부터 저녁 6시까지는 에스프레소 라운지로 운영한다. 
 

화덕에 피자를 굽는 미카엘 셰프 [사진=제주신화월드]

구운 폴렌타와 제주 달고기 구이 [사진=기수정 기자]

그린페퍼콘 소스를 곁들인 송아지 구이 [사진=기수정 기자]

포르치니 버섯을 곁들인 리소토 [사진=기수정 기자]

시트러스 크림을 곁들인 문어 [사진=기수정기자]

클래식 티라미수 [사진=기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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