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현의 국회단상] 강한 껍질 탈피해야 더 단단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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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현 기자
입력 2023-03-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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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피(脫皮)'.

아이러니하게도 갑각류인 바닷가재는 더 크고 단단하게 성장하기 위해 자신을 보호해주던 껍질을 벗어던져야 한다. 탈피한 순간에는 약한 공격에도 치명상을 입을 수 있지만, 그 과정을 견뎌낸다면 더 강한 껍질을 가질 수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자신을 지켜주던 '초보' 수식어에서 벗어나야 더 성장할 수 있다. 정치인들은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적어도 3선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초선'은 '재선'이 되고자 노력한다.

정치인들은 누구보다 '민심'(民心)을 살피고 반영해야 한다. 그런데 난생처음 정치부로 발령받아 국회에서 만난 초선들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권력에 의존해 민심과 멀어지는 길을 택했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을 비난하는 연판장에 50명의 초선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힘 초선 63명의 80%에 달했다. 그 후 연판장에 이름을 올렸던 '친윤'(친윤석열 대통령)계 초선 의원 9명이 나 전 의원을 찾아 "마음이 아팠다"며 유감의 뜻을 전했다.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여부를 고민하고 있을 시기에는 비판의 날을 세우다가, 나 전 의원과의 연대가 필요한 시기에는 마음을 달래러 갔다니···. 아무리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한들, 당 주류 앞에서 적어도 초선다운 의견을 내지 못한 그들은 권력에 줄 댄 구태 정치인과 다를 바 없었다.

더불어민주당 초선들도 이와 다르지 않다. 그 중심에는 강경파 모임이라 불리는 '처럼회'가 있다. 처럼회는 당내 초선들이 모여 만든 '행동하는 의원 모임 처럼회'의 준말이다. 본래 목적을 나쁘게 해석하고 싶지는 않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크든 작든 쇄신의 목소리를 내고자 만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처럼회' 소속 의원들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추가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올 경우, 표결을 아예 '보이콧'하자고 주장했다. 본회의에 참석하는 의원은 '배신자'로 낙인찍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초선 의원은 그 존재 자체로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바람이 투영된 결과다. 하지만 여야 막론하고 초선들의 참신함은 사라진 지 오래다.

서로 다른 목소리를 반영하는 민주주의는 사라지고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존 정치, 옛 정치만을 따라가고 있다. 거대 양당은 민심을 잡지 않으면 총선 승리가 어렵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민심이 아닌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과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만을 바라보고 있는 꼴이다. 

이들을 보며 '탈 수습기자'로서 필요한 마음가짐에 대해 다시금 곱씹어본다. 선배들은 "기자라 해서 '갑'(甲)에 위치해 있다고 착각하면 안 된다. 항상 겸손함을 잃지 말라"고 조언한다. 이에 처음 기자가 되고자 했을 때를 기억하고 '초심'(初心)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해본다.

부디 초선도 초심을 유지해 당리당략이 아닌 민생을 위한 싸움을 하기 바란다. 물론 일부 초선 의원들은 '권력의 편에 서지 않으면 어떻게 재선이 될 수 있나'라고 반문할 수 있겠다.

그런데 주지해야 할 것은 분명하다. 그렇게 어려운 것을 하라고, 국민이 바로 당신을 뽑았고 기꺼이 세금을 내는 것이다. 당신은 살아있는 입법기관, 그 누구보다 당당해야 할 바로 초선 국회의원이다.

 

[김서현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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