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앞세운 현대카드, KT '아이폰' 특수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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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3-02-0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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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자신의 SNS에 게재한 사과 사진[출처=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 SNS]

현대카드를 통한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이 기정사실화됐다. 시점은 내달 초 중순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간 발목을 잡았던 ‘단말기 보급’ 문제가 해결되면서 상황은 급물살을 탔다. 대신 ‘독점계약’ 포기라는 조건이 붙었지만, 이에 따른 영향은 사실상 미미하다. 일부 관계자들은 현대카드가 앞선 KT의 사례처럼 ‘애플페이’를 업고 단숨에 시장 내 입지를 키울 거란 전망을 내놓는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내달 초 애플사의 비접촉식 간편결제 시스템인 ‘애플페이’를 국내 시장에 본격 도입할 예정이다.
 
이 사실은 작년 하반기부터 이미 공론화됐다. 그럼에도 출시 시점이 늦어진 건 금융당국의 ‘규제’ 때문이다. 애플페이를 이용하려면 가맹점에 NFC(근거리무선통신) 단말기가 있어야 하는데, 이를 갖춘 곳은 10% 미만에 불과하다. 현대카드는 우선 대형 가맹점에 NFC 단말기를 무상 공급하며 상황을 풀어가려 했지만,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 규제가 이를 가로막았다. <아주경제 10월 31일자 ‘현대카드, NFC 문제 못 풀면 애플페이는 '찻잔 속 태풍’ 기사 참조>
 
결국 ‘독점계약’을 포기하면서 금융위원회의 ‘최종 승인’을 얻었고, 이르면 내달 출시가 확정됐다. 대신 다른 카드사들도 ‘애플페이’를 도입할 수 있게 됐지만, 이로 인한 실질적 영향은 사실상 전무하다. 아주경제 취재에 따르면 원래 현대카드와 애플이 맺었던 독점계약 기간은 1년이다. 이 기간 내에 타사가 애플페이를 도입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간 양사가 협업해 온 부분이 상당한 데다, 애플페이 도입은 단기간 내에 가능한 작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1년이라는 시간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뜻이다.
 
다만 업권 내에선 아직 ‘애플페이’의 초기 흥행 효과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시각이 많다. NFC 단말기 보급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해, 결제처가 ‘대형 가맹점’에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애플페이’가 현대카드의 시장 내 입지를 크게 높여줄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것이란 의견도 상존한다. 국내 도입 후 소비자 요구가 커지면, 결국 그에 맞춰서 인프라는 중소형 가맹점까지 확장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이 과정에서 ‘애플’이란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서 갖는 상징성이 설득력을 더하는 요인이다.
 
과거 KT도 이와 비슷한 성과를 거뒀던 전례가 있다. 지난 2009년~2010년 당시 회의적인 시각에도 애플의 ‘아이폰’을 독점 공급하면서 국내 영향력을 크게 높였다. 당시 이동통신 3사 점유율은 SK텔레콤 6, KT 2, LG유플러스 2였지만, 이후 SKT 5, KT 3, LG유플러스 2로 재편됐다. ‘넷플릭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출시 초기 이동통신 3사는 부정적 견해를 보였지만, KT와 LG유플러스는 이후 커진 소비자 요구에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반면, 협업을 하지 못한 SK브로드밴드는 점유율을 갉아먹는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미 ‘애플페이=현대카드’라는 인식 마련에 나선 상태다. 자신의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애플페이를 암시하는 게시물을 다수 게재하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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