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 금리 급등에 '해외'서 살길 찾는 신한카드·우리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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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3-02-06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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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카드와 우리카드의 해외 자금 조달 비중이 크게 늘었다. 국내 시장의 자금 조달 여건이 꾸준히 악화할 것을 예상한 선제적 조치다. 해외 자금은 수신(예·적금) 기능이 없는 카드사 입장에서 조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진입 장벽이 높다. 신한카드는 전체 자금 중 해외 조달 비중을 10% 내외까지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카드와 우리카드의 작년 3분기 누적 외환거래 손익은 각각 -3239억7100만원, -932억9000만원으로 집계됐다. 다른 카드사들이 소폭 이익을 거둔 것과 대비된다. 이익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하나카드로 264억5400만원을 기록했다. 이어 KB국민카드(162억1500만원), 삼성카드(161억7500만원), 롯데카드(115억6900만원), 현대카드(87억6700만원) 순이다.
 
이러한 손실이 발생한 이유는 해외 자금 조달 규모를 확대했기 때문이다. 외화 환산손익은 외화사채에 대한 외환 평가에 따라 발생하며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는다. 지난해 강달러가 기승을 부리며 환율시장이 크게 출렁인 만큼 회계상 손실액이 크게 늘었다.
 
그러나 이것이 실제 손실로 연동된다는 뜻은 아니다. 카드사들은 전액 스와프 계약(미리 정한 환율에 따른 계약)과 현금 흐름 위험회피회계 적용으로 이를 충당하고 있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와 우리카드의 파생금융상품 평가이익은 각각 3561억2000만원, 947억7100만원에 달했다. 이는 외환거래 손실액을 충분히 상쇄하는 규모다. 신한카드와 우리카드가 해외 자금 조달 경로를 상당 부분 확보했다고 평가되는 부분이다. 
 
신한카드는 2020년 10월 4억 달러 규모로 외화 소셜본드(사회문제 해결 목적 채권)를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2008년 금융위기 후 카드업계의 첫 외화 공모채권이다. 당시 환율을 적용하면 원화로 약 4590억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어 2021년 6월에는 3억 달러의 소셜 포모사 본드(대만에서 타 국가 통화로 발행하는 채권), 작년 1월에는 4억 달러의 첫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해외 채권, 8월에는 4억 달러의 해외 자산유동화 증권(ABS) 등을 연이어 발행했다. 해당 채권 금리는 모두 국내에서 조달한 금리보다 낮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자금 조달처를 다각화하면 그에 비례하게 조달 여건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과 같은 금리 상승기엔 큰 도움을 준다. 지난 3일 기준 AA+등급 3년물 카드채 금리는 4.041%까지 올랐다. 작년 동기(2.726%)와 비교하면 상당한 격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모든 카드사들이 국내 조달 여건이 녹록지 않아 해외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신한카드와 우리카드의 선제적 ‘자금 조달처 다변화’는 경영 여건 개선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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