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 성장 위해 농촌 출신 노동자 '후커우' 유연화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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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규라 인턴기자
입력 2023-01-3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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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명절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앞둔 1월 18일 중국인들이 고향을 가기 위해 베이징 최대 기차역인 베이징서역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경제 성장을 위해 ‘농민공’들의 후커우 제도 유연화를 예고했다. 농민공이란 중국의 농촌 출신 노동자로,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난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중국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재정부, 인민은행 등 19개 부처는 28일 ‘대규모 이주 빈곤 해소 및 재정착 지역의 신도시화 추진, 양질의 개발 실현을 위한 의견’(이하 의견)을 발표했다.
 
의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후커우(戶口)’ 제도의 유연화를 예고한 것이다. 의견은 “호적 등록 및 이주의 편의성을 높이고 이주 의사와 조건을 갖춘 사람들의 도시 정착을 장려하고 지원한다”며 “새로운 시민 거주 증명서 제도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도시 기본 공공 서비스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정착하지 못한 이주민들 역시 포괄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후커우'란 일종의 우리나라 주민등록제도와 유사한 거주지 등록 제도이다. 그러나 중국의 후커우는 실질적으로 거주 이전의 자유를 제한해왔다. 농촌 후커우에서 도시 후커우로 변경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 현재는 많은 중국 소도시가 농민공에게도 후커우 발급을 개방했지만,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는 아직 제한이 존재한다. 문제는 농촌에서 도시로 와 일자리를 찾았어도 현지에서 후커우를 취득하지 못하면 의료·교육·양로 등의 공공 서비스 이용에 제약이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그동안 농촌 지역 거주자들이 공공서비스와 일자리를 더 쉽게 얻을 수 있도록 도시로의 이주를 장려해왔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농민공은 2억9560만명에 달하며 그중 58%는 취업을 위해 고향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를 중국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이라고 평가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 일자리에 필요한 인력들을 농민공들 덕분에 충당할 수 있었고, 이들의 이주가 인프라와 주택에 대한 정부 지출과 소비자의 소비 지출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2016~2020년 중국 정부는 재정착 프로그램을 위해 6000억 위안(약 110조원)을 지출해 약 960만명을 이주시키고 22개의 성에 266만채의 주택을 건설했다. 이에 따라 도시에 거주하거나 근무하는 사람의 비율인 도시화율은 10년 전 53.1%에서 지난해 65.22%로 상승했다. 그러나 2020년 기준 도시 인구의 45.4%만이 도시 후커우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성장을 위해 후커우 완화가 아닌 전면적으로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홍콩중문대 테렌스 충 교수는 “서비스 분야가 대세인 시대에 노동력의 이동성이 커지면서 생산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후커우가 완전히 폐지된다면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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