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수출 기상도] 아세안·중동發 '희망 고문'에 기댄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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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23-01-05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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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수출 아세안 15%, 중동 12% 증가

  • 사우디·中 가까워질수록 韓기업들 '불안'

  • 세계 IT산업 불황 베트남 수출에 악영향

지난해 12월 26일 경기 평택시 평택항 수출 야적장이 불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지난해 수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건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중동 등 지역에 대한 수출 호조세 덕분이었다. 정부는 올해도 전년 수준 수출액 달성을 자신하지만 부정적 변수를 간과해선 안 된다는 반론 역시 만만치 않다. 

실제로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중국 간 밀월은 그동안 사우디에 공을 들여 온 우리나라로서는 반갑지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정보통신(IT) 산업 위축은 베트남으로 향하는 우리 수출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쑥쑥 크는 아세안·중동 지역 수출 시장
아세안 지역은 우리나라 수출을 떠받치고 있다. 지난해 대(對)아세안 수출액은 1249억5000만 달러로 전년(1088억3000만 달러) 대비 14.8% 증가했다. 2년 연속 수출액 1000억 달러를 달성하며 효자 시장이 됐다. 

품목별로 보면 석유제품이 208억5000만 달러(105.8%)로 전년 대비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전 세계적으로 고유가 상황이 지속된 데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이동 제한이 해제되면서 교통량이 증가한 게 석유제품 수요를 끌어올렸다.

반도체 수출액은 287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에 힘입어 수출이 호조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디스플레이는 코로나 엔데믹 이후 기업과 가계의 가전 수요가 확대된 영향으로 수출액 125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중동 지역에 대한 수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중동 지역 수출액은 175억1000만 달러로 전년(156억 달러) 대비 12.3% 증가하며 2년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자동차와 일반기계가 수출을 견인했다. 지난해 자동차 수출액은 46억3000만 달러로 20.9% 증가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개선에 따른 완성차 공급 물량 증가가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철강 수출도 호조다. 전년보다 34.6% 급증한 11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철강 단가가 전반적으로 내려 중국산 대신 한국산으로 수요가 몰린 결과다. 일반기계도 현지 건설 인프라 프로젝트 추진에 따른 수요 증가로 수출액이 전년 대비 8.4% 증가했다.
 
특정 지역에만 기댄 韓 수출전략···'위태'
문제는 우리나라를 둘러싼 대외 환경이다. 지난해 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사우디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면담했다. 이후 사우디와 중국이 급속히 밀착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양국 관계 개선은 우리나라 수출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변수다. 유가 상승으로 엄청난 오일머니를 장전한 사우디가 중국 측 구애에 화답해 수입을 늘린다면 우리나라 몫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난해 대사우디 수출액은 47억500만 달러였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7%로 미미하지만 증가세가 가파르다. 지난해에만 46% 급증했다. 특히 사우디는 우리나라의 자동차, 철강 등 수입 비중이 높다. 사우디와 중국 간 밀월은 현지 자동차 시장을 둘러싼 한·중 간 경쟁 격화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는 신중론을 내세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중국과 사우디가 수출에 있어 서로 합의한 게 분명히 있고 바로 시행한다면 영향이 있겠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며 "일단 양국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지켜볼 때"라고 말했다.

아세안 수출 시장에선 베트남이 최대 변수다. 베트남은 최근 IT 산업 중심으로 국가 역량을 집중하고 투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저임금 노동력을 기반으로 제조업에 의존하던 기존 산업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지난해 대베트남 수출은 609억8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7.5% 증가했다. 베트남은 한국의 최대 무역 흑자국이 됐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대아세안 수출 중 베트남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8%다. 아세안 수출 중 절반을 베트남 시장에 기대고 있다는 얘기다.

변수는 올해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IT 산업도 불황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미 반도체 시장은 꽁꽁 얼어붙기 시작했다. 베트남 IT 산업이 위축되면 우리나라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수출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정부는 제한적인 영향에 그칠 것으로 평가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베트남은 우리나라 기업의 생산 기지로 활용되고 있어 큰 영향은 끼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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