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 몰려갔던 중국인 '큰손', 썰물처럼 빠졌다·· 외국인 부동산 매입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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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현 수습기자
입력 2023-01-03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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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인상 등 감안하면 올해까지 외국인 매수세 하락 지속 될 듯

[그래픽=아주경제]


"외국인들이 오션뷰, 마천루 아파트 등을 선호하다 보니 인천 송도 쪽으로 많이 들어왔죠. 지금은 한국 부동산이 한풀 꺾였다는 소문이 퍼지며 썰물처럼 빠졌습니다. 이제는 중국인들도 매수를 꺼리죠."(인천 송도 인근 A공인중개업소 대표)

부동산 시장 침체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해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매수세도 감소했다. 특히 인천 지역 외국인 부동산 매입에서 80%를 차지하던 중국인 수요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가격 하락이 이어지면서 투자 목적으로 주택을 매입하는 외국인들이 빠르게 줄어든 것으로 판단한다.   

1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부동산(집합건물·토지·건물)을 매수한 외국인(소유권이전등기 신청 기준)은 1만4812명으로 2021년 1만8798명에 비해 21.2% 감소했다. 

무엇보다 '큰손'인 중국인들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부동산을 매수한 외국인 가운데 중국인은 2021년 1만2437명에서 지난해에는 9537명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중국인 비중도 2021년 66%에서 64%로 하락했다. 

특히 외국인들이 주로 사들였던 인천 지역 부동산 매수세가 확 줄어들었다. 지난해 인천에서 부동산을 매입한 뒤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한 외국인은 2679명이었다. 2021년(3343명) 대비 19.9% 감소한 수치다. 인천 지역 외국인 부동산 매입에서 80%(2684명·2021년 기준)를 차지했던 중국인도 지난해엔 76%(2024명) 수준에 그쳤다. 

인천 송도 인근에 위치한 A중개업소 대표는 "2021년과 비교해 지난해 외국인 매매거래가 많이 빠졌다"며 "재작년만 해도 새 아파트는 물론이고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판상형 구조라면 층이 다소 낮더라도 구입했는데 지금은 그런 모습을 전혀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3개월만 봐도 가끔 문의는 들어오지만 실제로 매수하는 외국인은 없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은 부동산 가격이 낮아지면 바로 빠져나가는 '단타'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최근 특정 지역 폭락세를 부추겼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중국인들은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깝다 보니 투자 목적으로 매입하는 사례가 있는데 국내 부동산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중국인들이 빠져나가는 상황"이라며 "외국인은 내국인보다 정보 시차가 크고, 단타 거래가 많은 만큼 가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부동산 매입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효선 연구위원은 "올해도 상반기까지는 금리 인상이 계속되고 하반기에도 경기가 급격히 좋아지기보다는 한동안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외국인들이 섣불리 들어올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관측된다"며 "특히 인천 송도처럼 외국인 매수세가 강세를 보였던 지역일수록 한동안 이탈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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