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농구스타 그라이너, 러 국적 무기상과 맞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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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2-12-09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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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8일(현지시간) 무기상 빅토르 부트(오른쪽)가 러시아로 떠나는 모습. [사진=타스통신·연합뉴스]

러시아에 수감됐던 미국 농구 스타 브리트니 그라이너가 미국에서 복역 중인 러시아 국적 무기상 빅토르 부트와 서로 교환하는 식으로 풀려났다고 로이터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포로 교환은 러시아의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러 양국 간 긴장감이 최고조로 오른 시기에 수개월에 걸친 회담 끝에 이뤄졌다.
 
그라이너는 러시아 모스크바로 이동한 뒤 포로 교환이 이뤄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공항으로 이동해 텍사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미국 관리들은 두 포로가 활주로에서 서로를 스쳐 지나갔다고 밝혔다. 부트는 러시아 모스크바에 도착해 어머니와 아내와 포옹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그(그라이너)가 러시아에서 부당하게 억류된 지 몇 달 만에 집으로 돌아오고 있다”며 앞으로 24시간 안에 미국에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의 석방을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그라이너와 함께 교환 논의가 이뤄졌던 미국 해병대원 출신인 폴 휠런은 이번에 교환 대상이 되지 못했다. 휠런은 지난 2020년 스파이 혐의로 러시아에 체포돼 징역 16년을 선고받았다.
 
미국 고위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휠런은 간첩이란 점에서 그라이너와는 별개의 문제로 취급했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앞에 놓인 선택은 한 명(석방)이냐 아니면 아무도 아니냐였다”면서 “대통령은 브리트니를 본국으로 데려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결정했다. 폴 휠런도 데려올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WNBA 피닉스 머큐리 소속의 프로 농구 선수인 그라이너는 오프시즌 동안 러시아 팀에서 활동했다. 휴가를 마치고 러시아에 입국하다가 러시아에서 금지된 대마초 오일이 함유된 액상 카트리지가 수하물에서 발견되며 러시아 당국에 체포됐다. 그라이너는 지병 치료를 위해 합법적으로 처방받은 의료용 대마초며 실수로 짐에 넣었다고 주장했으나 러시아 법원은 그에게 9년형을 선고했다.
 
그라이너와 교환된 부트(55)는 무기거래 혐의로 지난 2012년 미국 법원에서 25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20여년간 아프리카, 아시아 및 남미의 반군 그룹이나 군벌에 무기를 판매한 세계에서 가장 악명 높은 무기상으로 통한다. 부트는 러시아 방송에서 “내가 해냈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라며 “한밤중에 그들이 나를 깨우고 ‘물건을 정리하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번 포로 교환 장소가 된 UAE는 사우디아라이비아와 함께 공동 성명을 내고 UAE 대통령과 사우디 왕세자의 중재를 통해 그라이너의 석방을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사우디와 다른 국가들이 해당 문제를 거론한 것에 대해서는 감사를 표하면서도 회담은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만 진행됐으며 “중재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이번 포로 교환을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 휠런이 포로 대상이 되지 못한 점을 비판했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역시 SNS를 통해 “이것은 블라디미르 푸틴에게 주는 선물이며 미국인의 생명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휠런의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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