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미래금융과 ICT 융합 포럼] 전병서 소장 "글로벌 가치사슬 여전…미중 패권 전쟁에 한국 어부지리 기회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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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2-12-08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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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이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2023 미래금융과 ICT 융합포럼'에서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시대의 미래'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빅데이터, 지식재산권(IP), 인공지능(AI), 로봇 기술로 일어나는 4차 산업혁명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 인프라 기술이 5G·6G 통신, 배터리, 반도체, 스마트폰·전기차다. 미국은 핵심 인프라 가운데 배터리가 없고 중국은 반도체가 없지만 한국은 네개 분야 선두권 랭킹에 올라 있다. 미중 기술 패권 전쟁에서 한국이 어부지리를 얻을 기회가 여기에 있다."

중국경제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전문가인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이 7일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아주뉴스코퍼레이션(아주경제)과 화웨이코리아가 공동 주최한 '2023 미래금융과 ICT 융합포럼'에서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시대의 미래'를 주제로 한 첫 번째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전 소장은 무역 갈등에서 번진 '미중 기술 패권 경쟁'에서 미국이 앞으로 금융을 무기로 중국을 압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모든 '대국'은 제조업으로 융성하고 무역과 군사로 부강해지는데 중국에게는 개방하지 않은 금융이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198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우리 삼성이 일본 소니를 이기는 것은 상상 못 할 일이었지만 이후 IT·반도체 산업에서 일본 기업이 사라졌는데, 미일 무역 전쟁으로 1985~1988년 미국이 (대미 수출기업에 환차손 타격을 주기 위해) 엔화 가치를 53% 절상하고 1995년까지 48%를 추가 절상했는데 이게 IT·반도체 산업에서 일본 기업이 사라진 진짜 이유"라고 설명했다.

중국에 동맹과 협력이 절실해지면서 한국의 양국 대결 구도 안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전망이다. 전 소장은 "미국이 중국을 봉쇄하고 견제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정작 동맹과 기술이 필요한 것은 중국이고 (중국이 위기를 타개하려면) 개방하는 자세로 가지 않으면 어렵다"면서 "중국과 관계에서 한국은 보복이나 협박의 대상이 아니라 미국이 성공 못한 기술 협력을 끌어낼 아주 중요한 협력 파트너로 바뀌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핵심 인프라 기술 분야에서 모두 선두권에 있는 한국이 각자 뭔가 취약한 분야가 있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 속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 소장은 "2018년부터 미국 주도 글로벌화 체제가 깨지기 시작했다면 앞으로 미래 세계는 하나의 지구에 (미국과 중국이 각각 주도하는) 두 시스템, 일구양제(一球兩制)의 시대로 갈 것"이라며 "아시아 제조 클러스터를 둘러싸고 지난 40년 간 만들어진 '글로벌 가치 사슬(GVC)'이 재편되려면 3년, 5년 안에는 어렵고 10년, 15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이 국내 반도체 산업을 재건하기 위해 중국과 유럽이 얽힌 GVC를 미국 중심으로 재편하는 데 힘을 쏟느라 많은 비용 부담과 시장 혼란을 초래했지만 그 일환으로 2019년 무역 제재 대상에 올린 화웨이의 전 세계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 하락이 2% 수준에 그치는 등 뚜렷한 변화는 없다고 진단했다.

전 소장은 "반도체를 만들려고 해도 공정에 필요한 가스 등 없으면 반도체 자체를 못 만들기 때문에 앞으로 세상은 첨단기술뿐 아니라 원자재와 공급망 관리가 중요해진다"며 "어느 나라도 공급망을 독점하는 곳은 없고 (공급망 안에서 국가간) 협력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미중 무역 갈등과 기술 패권 전쟁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전쟁' 국면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한국이 실리를 찾을 기회가 있다고 봤다. 그는 "미국은 (한국과 협력함으로써) 칩 제조 분야에서 자국의 단점을 보완하고 중국 본토를 글로벌 칩 공급망에서 배제하면서 기술 발전을 봉쇄할 수 있다"며 "한국은 앞으로 미국과 중국의 러브콜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전 소장은 "중국 14억 인구 중 연간 1000만명씩 대학을 졸업하는 인력 중 반도체 기술을 만들 잠재력이 충분히 있지만 양산 기술 발전을 뒷받침할 시간과 노광장비 등 반도체 생산장비를 확보하려면 10여년이 걸리고 그럼 이미 4차 산업혁명은 끝나 버릴 것"이라면서 "중국으로서는 (반도체 기술 발전을 위해) 기술을 보유한 나라와 협력해야 하는데 중국과 협력 가능한 반도체 강국은 미국, 대만, 일본, 한국 중 한국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한중이 서로 필요한 네 분야(물류운송·식량안보·수소환경·자원광물) 협력이 가능할 것 같다"면서 "앞으로 미중 금융 전쟁이 일어나고 ICT 인력들이 기술뿐 아니라 금융 분야에서도 엄청난 수익을 올릴 기회가 펼쳐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이준호 화웨이 최고정보보안책임자(CSO)가 '화웨이는 어떻게 사이버 보안 문제에 대처하는가?'라는 주제로 두 번째 기조연설을 했다. 이어 마우어 크리스토퍼 로드니(Mawer Christopher Rodney) 화웨이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오늘날의 디지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상 사례'라는 주제연설을 맡았고 이동규 화웨이 이사가 '금융서비스를 위한 데이터 중심의 신뢰할 수 있는 ICT 기반 구축'을 주제로 연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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