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판 IRA 급물살] 미국 IRA 3년 유예 실패땐···글로벌 점유율 10위로 단숨에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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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2-12-05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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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과 가격 경쟁서 절대 불리···IRA 유예기간 필수불가결

  • 유럽 핵심원자재법도 선제적 대비···국가 역량 총동원해야

중국의 전기차 공급망을 와해시키고 자국에 유리한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은 국내 전기차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당장 현대자동차그룹은 IRA 영향에 따라 지난 7월부터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줄고 있다.

그러나 국내 완성차 산업의 구조적 한계로 IRA 대비를 위한 공급망 탈피는 쉽지 않은 형편이다. 때문에 IRA의 3년 유예기간을 확정시켜 시간을 버는 것이 급선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를 통해 소재 공급망 다변화와 부품 자급률 증대 등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中 의존도 높은 韓 전기차 … IRA 본격 시행되면 점유율 수직강하

국내 완성차 산업의 중국산 부품 의존도는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산 부품 수입은 2000년 1.8%에 불과했으나 2010년 21.1%, 지난해 34.9%까지 늘어났다. 더욱이 전기차 핵심부품인 배터리 공급망에서는 중국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세부적으로 리튬이온전지 밸류체인(가치사슬)에서 중국은 제련(망간 93%‧코발트 82%‧니켈 65%‧리튬 60%), 전지재료(음극재 83%‧전해액 68%‧양극재 61%), 광산(흑연 65%‧니켈 31%) 등 모든 밸류체인을 압도하고 있다. 특히 제련 부문의 우위는 중국이 공급망을 장악한 핵심 비결로 꼽힌다. 주요국마다 정제·제련의 낮은 채산성과 오·폐수 등의 환경 문제로 인프라 확충을 꺼리자 이를 역이용하며 공급망 장악력을 높인 것이다.

이러한 실정은 현대차의 배터리 공급 현황에서도 잘 드러난다. 현대차가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현대차 전기차에 탑재된 SK온,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중 국내에서 제조된 배터리는 2018년 52%, 올해 상반기 14%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중국에서 제조돼 국내로 반입된 배터리는 48%에서 86%로 2배 증가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중국 공급망을 단숨에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미 IRA 유예가 현실적인 해법이라는 진단이다. 만약 미 IRA 유예가 좌절되면 내년부터 현대차‧기아의 미 전기차 판매 점유율은 올해 2위에서 단숨에 10위 아래까지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주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전기차 전용공장을 구축할 예정이지만 완공 시기는 2025년 이후부터다. 전기차 전용공장 가동 시점인 2025년 전까지 현대차·기아가 판매하는 전기차 대부분이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에서 제외된다.

반면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기업과 북미 지역에서 공장을 가동 중인 독일, 일본 등의 경쟁사 일부 차종은 IRA 세제 혜택 대상에 포함돼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변수인 점은 경쟁사 다수 역시 중국 공급망의 영향을 피할 수 없어 법안에 구체적 조항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미 정치권도 이러한 모순을 인정, IRA 유예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도 전기차 공장 세워야…소극적 대응은 ‘필패’

유럽 시장도 당장은 아니지만 IRA와 비슷한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1~3분기 유럽에서 10만대 이상의 판매고로 전기차 점유율 1, 2위를 다투는 중이다. CRMA가 내년 초 구체화하면 미국 시장과 마찬가지로 역내 전기차 전용공장 설립을 빠르게 결정해야 한다. 현대차는 체코, 기아는 슬로바키아에 각각 완성차 생산공장을 두고 있어 해당 공장에 전기차 라인 증설 방안이 고려된다.

다만 사안에 따라 다른 국가에 전기차 전용공장을 세울 수도 있다. 최근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SK온,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과 손잡고 합작공장 설립에 속도를 내는 ‘더블 파트너’ 전략을 구사한 바 있다. 이들 배터리 업체와의 협력을 유럽으로 확대해 전선을 넓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지금의 공급망 충격이 국가적 차원의 역량 싸움으로 치닫고 있어 정부의 지원사격이 한층 중요하다는 시각이다. IRA 때와 같이 뒤늦은 대응이 혼란을 키웠다면 ‘유럽판 IRA’는 일찌감치 국가적 대비책을 세워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에 일방적으로 끌려가거나 중국의 보복이 두려워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최악의 결과만 불러올 것”이라며 “정부가 산업계와 손발을 맞춰 능동적인 실리외교를 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사진=현대자동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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