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목사, 이태원 외국인 희생자 실명·사진 공개…"기도할 때 간절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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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희 기자
입력 2022-11-18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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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최근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해 논란이 일었는데 이번에는 한 교회목사가 '이태원 참사' 외국인 희생자들의 이름과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 17일 채널A에 따르면 한 교회 목사 A씨는 이태원 참사 골목에 외국인 희생자 26명 가운데 14명의 실명과 사진을 공개한 벽보를 붙였다. 

A목사는 "인터넷으로 다 검색하고 나와 있는 것들로 해놓은 거다. 이름을 알고 이름을 거론하면 기도할 때 더 간절함이 나온다"라고 말했다.

이어 "원치 않는 (희생자 유족이 있다면 그 나라) 대사관들이 와서 '이거 좀 떼어달라' 아니면 그냥 떼어가면 된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외교부 관계자는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외국인 사망자 유가족 의사를 존중해 즉각 시정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4일 정의구현사제단은 이날 서울 중구 서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미사를 거행했다.

이 행사의 주례사제를 맡은 김영식 대표신부는 이날 추모 미사에서 희생자의 이름을 호명하기에 앞서 “무엇 때문에 우리의 아들과 딸, 손자, 손녀, 이웃사촌이 보호받지 못하고 죽어야만 했는지를 밝혀야 한다”며 “정부와 언론은 애도를 말하면서 오히려 시민들을 강제된 침묵 속으로 가둬 두려고만 한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15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10·29 참사로 희생된 사람들의 영혼도 하느님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라고 한 분 한 분 이름을 정성껏 불렀다”며 “이름을 부르면서 기도하는 것이 패륜이라면 백 번이고 천 번이고 패륜하는 기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추모 미사를 연 이유에 대해 “각자가 살아온 서사가 다 다른데 왜 일률적인 애도와 추모를 해야 되는지 모르겠다”며 “이웃의 아픔과 고통에 대해 연민을 가지고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힘내시라고, 마음껏 애도하시라고 추모 인사드리면서 하나님께 인사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능하면 모든 사람들이 마음껏 슬퍼하고 마음껏 서로 토닥여 주면서 정부도, 시민도, 희생자도, 유가족도 다 함께 내일로 걸어가는 그런 시대가 됐으면 좋겠다. 앞으로 닥쳐오게 될 여러 가지 부담이나 이런 것들은 그런 희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라고 답했다.

추모미사를 이어갈지에 대해선 "다음 주에 정의구현사제단 월 모임이 예정돼 있다. 아마 그 자리에서 향후 추모 미사를 계속 드릴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 같다"며 아직은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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