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자금경색에 은행권 신용도마저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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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2-11-0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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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시중은행 지점 창구[사진=연합뉴스]


급격한 금리 인상과 레고랜드·보험업권발 자금시장 경색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국내 금융지주사마저 부도 위험지표가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투자은행(IB)인 크레디트스위스에 위기설이 제기된 점도 금융회사에 대한 신용도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가 유동성 지원책을 내놓았음에도 신용경색 지표들이 개선되지 않아 우려하고 있다.
 
8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국내 4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평균 75bp(0.75%포인트)로, 지난해 말(22bp)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2017년 말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4대 금융지주의 CDS프리미엄은 올해 상반기에 50bp를 기록한 이후 8월에 30bp대로 하락했다가 다시 오름세를 보였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77bp,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각각 75bp, 73bp를 기록했다.
 
CDS는 국가나 기업에 부도가 발생해 채권이나 대출 원리금을 받지 못할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신용파생상품이다. CDS프리미엄이 올랐다는 건 이 채권의 부도 위험이 커졌다는 뜻이다.
 
4대 금융지주가 올해 매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CDS프리미엄이 오른 건 기준금리가 급격히 인상된 결과로 풀이된다.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 보험업권발 신종자본증권 조기 상환(콜옵션) 미이행 사례가 나오면서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점도 반영됐다. 이외에도 올해 상반기에 스위스의 글로벌 투자은행(IB)인 크레디트스위스가 위기설에 휩싸이자 은행도 안전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퍼지자 국내 금융지주사의 CDS프리미엄이 오르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한 위험도도 커졌다. 지난 3일 기준 한국 정부가 발행하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 5년물의 CDS프리미엄은 75bp로 2017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문제는 정부가 50조원+알파 규모의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했음에도 CDS프리미엄이 계속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자금 경색 현상을 진정시키기 위한 정부의 유동성 공급정책에도 불구하고 국내 CDS, 주요 기업들의 CDS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유럽 재정위기 당시 수준에 비해서는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신용위기를 언급할 단계는 아니지만 국내 각종 신용경색 관련 지표들이 상승세를 보여 국내 경기와 금융시장에는 부정적 시그널임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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