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제로코로나 위력...태자당도, 인민일보 기자도 '탄촹' 앞에 무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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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중국)=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2-11-0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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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이징 밖에 나갔다오면 무조건 '7일간' 입경 금지

  • 과잉방역에 중국인 인내심 '한계'

베이징 젠캉바오에 뜬 탄촹. 베이징 외지에 체류하다 탄촹이 뜨면 최소 7일간 베이징으로 입경이 불가능하다.  [사진=웨이보]

“탄촹(彈窗)은 마치 마술을 부리듯, 수많은 사람들을 언제 어디서나 아무 이유 없이 순식간에 움직일 수 없게 만든다.”

최근 중국 훙얼다이(紅二代, 혁명원로 자제) 출신의 타오쓰량 중국시장협회 부회장(81)이 베이징 밖으로 나갔다가 '탄촹'에 가로막혀 베이징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현실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토로했다.

탄촹은 중국어로 팝업창을 뜻하는데, 최근엔 베이징시 젠캉바오(코로나19 건강앱)에 뜨는 건강 이상신호를 알리는 팝업창을 일컫는 말로 사용된다. 젠캉바오에 탄촹이 뜨면 공공장소나 대중교통 이용이 불가능하다.

특히 최근 베이징시 방역당국은 지방에서 베이징으로 들어오는 주민에 대해서는 사실상 출발지의 확진자 발생 여부를 막론하고 무조건 젠캉바오에 탄촹을 띄워 베이징으로의 입경을 막고 있다. 

최근 중국국제수입박람회 취재를 위해 상하이에 간 중국 인민일보, CCTV 등 관영매체 기자들도 무더기로 베이징 젠캉바오에 탄촹이 떠서 당중앙선전부에 도움을 요청했을 정도라고 프랑스 국제라디오방송(RFI)은 보도했다.  

훙얼다이도 예외는 없다. 타오쓰량은 중국 국무원 부총리이자 정치국 상무위원을 지낸 혁명원로 타오주(陶铸)의 딸로, 당중앙통일전선부 부국장을 역임한 전직 고위급 관료다. 타오는 지난 5일 오후 자신의 위챗 계정에 베이징의 과잉 방역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다고 7일 홍콩 명보는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부부가 함께 고속철을 타고 저장성 후저우에 갔다가 베이징 젠캉바오에 탄촹이 떠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탄촹에는 "당신의 이동 흐름에 따르면 베이징 밖 전염병 위험 지역과 관련이 있을 수 있으니 위해성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7일간 전염병 관련 지역에 거주한 이력이 없으면 다시 녹색 코드를 신청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떴다

타오는 “코로나 발생 고위험 지역도 가지 않고, 후저우에서 매일 유전자증폭(PCR) 검사도 받았는데, 베이징으로 돌아갈 수 없다”며 “탄촹 해제를 위해 셀 수 없이 많은 신고서를 작성하고 밤늦게까지 수십 차례 방역 핫라인으로 전화했지만 소용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마치 무림 고수에게 급소를 찔린 것처럼, 우리는 베이징 밖에서 고립됐다"며 “집이 있어도 돌아갈 수 없는 막막함과 무력감을 처음 느꼈다”고도 덧붙였다. 

타오는 "현재 베이징시 방역 정책에 따르면 베이징으로 입경하려는 주민은 코로나 고·중·저위험 지역을 불문하고 7일간 입경할 수 없고, 심지어 코로나 확진자 미발생 지역에서 베이징으로 들어오는 사람도 마찬가지"라며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현재 타오가 SNS에 올린 글은 이미 삭제된 상태다. 이번 사태는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폐막 이후에도 중국 본토 각지에서 과잉 방역이 지속되면서 중국인의 인내심이 사실상 한계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중국 국무원이 주말인 5일 기자회견을 열고 과학적이고 정밀한 방역을 앞세워 과잉방역을 단속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사실상 일선 방역 현장에선 먹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나 수도 베이징은 유독 방역 고삐를 더 조이고 있다. 

중국 대표 관변논객인 환구시보 전 편집장 후시진도 SNS에 “젠캉바오에 탄촹이 떠서 베이징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주민들의 불만이 온라인에 적지 않다"며 내 주위에도 지인들이 베이징에 돌아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베이징 출입의 불확실성은 베이징의 경제·사회 발전뿐만 아니라 베이징시 이미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의 과잉 방역으로 봉쇄 지역 주민들이 사망하는 사고도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최근 네이멍구자치구 후허하오터에서는 코로나 확진자 발발로 봉쇄된 아파트에 갇혀있던 한 55세 여성이 아파트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명보 등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해당 여성은 봉쇄기간 정신 불안 증세가 심해져 딸이 아파트 관리소에 연락해 출입문을 열어줄 것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후 구급차도 현장에 뒤늦게 도착하며 논란은 더 커졌다. 

얼마 전 간쑤성 란저우시에서도 봉쇄된 주거단지에서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세 살짜리 아동이 당국의 늑장 대응으로 사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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