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빠진 대한민국에 새희망"...광산 붕괴사고, 경찰 수사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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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지·우주성 기자
입력 2022-11-0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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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밥 한그릇에 소주 한잔 하고파"...광부들, 회복 빨라

  • 경찰, 내일 현장감식...고용부 '중대재해처벌법' 검토

매몰 221시간 만인 지난 4일 오후 11시께 광부 2명이 살아 있다는 소식에 구조에 나섰던 동료들이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북 봉화군 금호광산 매몰 광부 2명이 221시간에 걸친 사투 끝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로 슬픔에 빠진 대한민국에 새로운 희망을 줬다는 메시지를 광부의 아들인 강경성 산업정책비서관을 통해 전했다. 기적적으로 생환한 광부들이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가운데 경찰과 고용노동부 등은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윤 대통령은 경북 봉화군 광산 매몰사고로 고립됐다가 생환한 광부 조장 박정하씨(62)와 보조 작업자 박모씨(56)에게 쾌유를 기원하는 카드와 선물을 강 비서관을 통해 전달했다고 대통령실이 6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전날 오후 강 비서관을 안동병원으로 보내 "슬픔에 빠진 대한민국에 새로운 희망을 주셨다. 쾌유를 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생환 광부들은 강 비서관에게 "대통령께서 여러 차례 적극적인 구조를 지시했다고 가족에게 들었다"며 "대통령께 감사드린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이 비서관을 보내 위로와 격려를 해 준 데 대해서도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경북 문경 출신인 강 비서관 부친은 문경시 가은읍에 있는 은성탄광에서 광부 생활을 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강 비서관은 부친이 광부를 하신 터라 봉화 광부들이 기적적으로 생환한 것에 감회가 더 남달랐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구조 작업이 진행되던 당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국방부 시추장비를 현지에 파견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부처에 지시하기도 했다.
 
"밥 한 그릇에 소주 한잔 하고파"···'기적 생환' 광부들, 회복 빨라

지난 5일 경북 안동병원에서 봉화 광산매몰 생환 광부 박씨 등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생환 광부 가족들에 따르면 두 사람은 현재 안동병원 일반 병동 2인실에서 이틀째 치료를 받으며 빠르게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두 사람은 식사를 마친 뒤 병원 복도를 걷기도 하고 화장실도 천천히 걸어서 다니고 있다. 시력 보호를 위해 착용한 안대를 벗는 시간도 조금씩 늘리고 있다.

박정하씨 아들 박근형씨(42)는 "아버지가 많이 회복되셔서 식사도 잘하시고 오늘은 어머니와 함께 걸어서 씻으러 가셨다"고 말했다. 보조 작업자 박씨 가족도 "식사 후에 운동 삼아 5~10분 정도 병원 복도를 걷는다"며 "걱정했던 것보다 건강 상태가 좋아 보인다"고 전했다. 전날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경북 안동병원을 찾아 '당장 하고 싶은 게 뭐냐'고 묻자 박정하씨는 '밥 한 그릇 먹으며 소주 한잔하고 싶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이날 아침 식사로 죽과 미역국, 계란찜, 나물 반찬, 소고기 등을 먹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점심 식사부터는 흰쌀밥과 김칫국 등 일반식을 시작했다. 의료진은 두 사람 건강 회복 속도가 상당히 빠르며 수일 내에 퇴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족들은 이르면 7일 의료진과 퇴원 시점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경찰, 7일 현장감식···고용노동부 '중대재해처벌법' 검토
두 사람이 구조되면서 이번 광산 붕괴사고 원인과 책임을 밝히기 위한 경찰 수사에 속도가 붙고 있다. 경찰은 이르면 7일 갱도 내부에 대해 현장감식을 할 방침이다.

장찬익 경북경찰청 강력계장은 6일 "사고가 발생한 봉화군 아연광산 제1수갱에 대해 지형조사 등 1차적으로 외부 감식을 지난 5일 실시했다"며 "현재는 산업통상자원부 안전관리관과 함께 갱도 내부 현장감식을 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하고 있으며 이르면 6일, 늦어도 7일에는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고가 난 성안자원 제1수갱(수직갱도)에서는 지난 8월 29일 오전 10시 6분 지하 50m 지점에서 채석작업을 하던 광부 2명이 흘러내린 광석더미에 미끄러지면서 5m 아래 구덩이로 떨어져 매몰됐다. 이 사고로 광부 1명이 목숨을 잃었다. 채굴업체는 성안자원 자회사 성안엔엠피코리아다.

이 사고에 대한 조사가 채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달 26일 또다시 제1수갱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경찰은 두 사고를 묶어서 한꺼번에 조사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두 번째 사고는 고립 광부들이 모두 생환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될 여지는 낮은 것으로 보인다. 중대재해법은 동일 사고로 1명 이상이 숨지거나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해야 '중대산업재해'로 간주한다.

지난달 26일 경북 봉화군에 위치한 한 아연 광산 갱도에서 매몰 사고로 작업 중 고립됐던 광부 2명은 고립 221시간 만인 4일 오후 11시 3분께 구조됐다. 이들은 커피믹스와 물을 마시면서 버틴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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