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시한폭탄] 이미 시작된 디폴트…'위험노출 34조원' 투자자 손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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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우 기자 송하준 수습기자
입력 2022-10-24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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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인상에 부동산침체 겹치며 자금경색

  • 지자체 보증 레고랜드 손들자 시장 충격

  • 건설사 16조 증권사 18조 규모 아슬아슬

  • 관련 펀드 등 부실화땐 중도처분도 어려워

  • 안전자산 대명사 리츠마저 수익률 '반토막'

[자료=금융투자협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위기감이 확산되는 가운데 투자자 손실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상반기에만 주요 건설사, 증권사 PF 우발채무 및 채무보증액 등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34조원에 육박한다.
 
올 들어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서도 금리 상승기에 금융회사 부동산PF 익스포저에 대한 경고가 이어졌다. 이어 금융당국이 빅스텝(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도 커졌다. 이에 기업들은 부동산PF를 통한 자금 조달도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방자치단체가 보증했던 안정적 채권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에 빠지면서 채권시장은 충격에 휩싸였다.

최근 강원도가 보증한 2050억원 규모 춘천 레고랜드 부동산 PF ABCP(자산유동화증권) EOD(기한이익상실)가 발생했다. 지자체 보증으로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ABCP에 부실이 발생하면서 회사채와 기업어음(CP) 금리가 크게 오르는 등 시장 전반이 냉각됐다.
 
24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 2분기 17개 건설사 PF 우발채무 규모(채무인수 미포함)는 15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13조5000억원) 대비 17% 증가한 규모다. 우발채무는 현재 채무(빚)는 아니지만 향후 특정 요건을 충족하면 빚으로 확정될 가능성이 있는 자산을 가리킨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인 증권사 부동산 PF 익스포저 규모(채무보증 포함)를 살펴보면 △메리츠증권 3조5580억원 △삼성증권 3조3940억원 △KB증권 2조7265억원 △한국투자증권 2조6569억원 △NH투자증권 1조7449억원 △미래에셋증권 1조3748억원 △신한금융투자 1조1730억원 △하나증권 1조853억원 △키움증권 1조151억원으로 총 17조7134억원이다. 건설사 PF 관련 우발채무와 합쳐보면 33조5134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위기에 놓여 있는 셈이다.
 
최근 부동산 경기 등을 감안하면 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부동산 PF 관련 사모펀드 수익률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모펀드뿐만 아니라 부동산 관련 상품에도 악재로 인식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부동산펀드, 리츠(REIT's) 등 부동산 관련 금융상품에 대한 수익률이 악화되고 있다. 꾸준히 성장하던 부동산공모펀드, 리츠는 연초 이후 상승세가 꺾인 모습이다. 시장의 우려가 위기로 다가오면서 부동산 관련 금융상품 수익률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향후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 관련 시장은 더 위축될 전망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부동산공모펀드 판매액(월말 기준)은 △1월 9391억원 △2월 9484억원 △3월 9647억원 △4월 1조634억원 △5월 1조944억원 등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이후 6월부터 1조874억원 △7월 1조294억원 △8월 1조71억원으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어 부동산공모펀드 순자산총액은 △1월 3조5680억원 △2월 3조5269억원 △3월 3조5941억원 △4월 3조6288억원 △5월 3조6251억원 △6월 3조5997억원 △7월 3조5562억원 △8월 3조4600억원 △9월 3조3423억원 등으로 파악됐다.
 
특히 부동산펀드는 만기가 3~5년으로 비교적 길고, 중도해지 수수료가 높아 중도 처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손실 폭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한국리츠협회, 한국거래소]

또한 배당금을 챙길 수 있어 ‘똘똘한 안잔자산’으로 여겨졌던 리츠 주가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e편한세상문래 에듀플라츠, 대구 주상복합신축사업을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는 에이리츠는 21일 기준 연초 대비 55% 하락했다. 이어 △ESR켄달스퀘어리츠 -47.2% △마스턴프리미어리츠 -45.3% △NH올원리츠 -44.3% △디앤디플랫폼리츠 -43.2% 등 순으로 감소 폭을 나타냈다.
 
신한알파리츠를 제외하면 국내 증시에 상장한 리츠는 모두 공모가(5000원)를 밑돌고 있다. 신규 상장 리츠도 예전처럼 인기를 끌지 못한다. 지난달 일반청약을 진행한 KB스타리츠 경쟁률은 2.06대 1로 기관 수요예측 결과(26.19대 1)보다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인기가 사그라지자 상장을 준비하던 리츠도 시점을 늦추는 모양새다. 올해 하반기 상장을 준비하던 대신자산신탁은 ‘대신글로벌코어리츠’ 상장 일정을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이 역시 금리 인상이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부채비율이 높은 리츠 특성상 금리가 뛰면 이자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리츠는 투자자 자금뿐만 아니라 은행 대출을 활용해 부동산에 투자하고 임대료와 시세 차익으로 수익을 올리기 때문이다. 통상 금리가 상승하면 리츠의 이자비요 부담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리츠에 대한 투자 매력도 줄어든다.
 
부동산을 매입하려던 회사들은 대출금리 상승에 따라 리츠 인가를 못 받는 일도 생겨났다. 지난달 IFC 인수가 ‘무효화’된 것이 대표적 예다. IFC를 인수하려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토부에서 세이즈리츠 설립 인가를 받지 못해 결국 인수 계획을 철회했다.
 
업계에서는 시중은행 고금리 상품이 등장하며 리츠 배당 매력을 반감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전체 리츠 평균 배당수익률은 6%대 초반이었다. 최근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리츠가 부동산을 매입할 때 끌어다 쓴 대출이자 부담이 커져 배당수익률이 하락할 우려가 높다.
 
반면 금융사들 간 현금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저축은행에서는 연 6.5% 이자를 제공하는 정기예금까지 등장했다. 만기 예금은 주가 하락 위험이 없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리가 오르면서 리츠처럼 배당수익이 있는 자산이더라도 주가 하락 가능성이 있는 위험자산은 선호하지 않는 추세”라면서 “현재는 예금과 정기적금처럼 위험하지 않으면서 이자수익을 노려볼 수 있는 자산으로 투자 수요가 몰리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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