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하 칼럼] 2023년 '건전' 국가예산' … 여소야대' 국회서 살아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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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입력 2022-10-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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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하 교수]


 
국정감사가 끝나면 예산심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2023년의 나라 재정은 어떻게 운영될까?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보면, 총지출은 639.0조원, 총수입은 625.9조원으로 통합재정수지는 –13.1조원의 적자로 편성되었다. 국민연금기금 등 사회보험을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58.2조원으로 적자는 더 크게 증가하고, 국가채무는 1134.8조원 (GDP의 49.8%)로 늘어나게 편성됐다. 기획재정부는 2023년 예산안을 확장재정에서 건전재정으로 재정기조를 전면 전환했다고 자평했다. 실제로 엄격한 재정준칙 도입으로 관리재정수지를 GDP 대비 –2.6%로 억제하여 지난 5월 재정운용계획 발표 시 –3% 이하로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2023년 총지출 증가율을 5.2%로 잡은 것은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한 것은 분명하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7.1%, 2019년 9.5%, 2020년 9.1%, 2021년 8.9%, 2022년 8.9%로 5년 평균 8.7% 증가시켰다. 이는 박근혜 정부 4년간 평균증가율 4.0%과 비교할 때 증가율이 2배가 되는 슈퍼예산 편성으로 일관했다. 2022~2026년 중기재정운용계획상으로도 4.6%로 억제해 동기간 경상GDP 연평균 성장률 4.6%와 동일하게 계획함으로써 건전재정 의지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리재정수지뿐만 아니라 통합재정수지도 적자 계획을 편성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만들어 놓은 구조적 재정불균형의 여파로 볼 수 있다.
 
2022년 문재인 정부는 국가채무를 2025년까지 GDP의 58.8%까지 늘릴 계획을 잡았는 데 비하여 윤석열 정부는 2025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51.4%로 계획했다. 2022년 대비 1.7%p 증가한 것으로 이대로만 재정을 운용한다면, 문재인 정부의 재정적자 유산을 상당히 청산한 것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재정기조가 실제로 실행가능할 것인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 총지출 증가율 (전년대비 5.2%)에 비하여 총수입 증가율을 13.1%로 잡았는데, 2023년도 경상경제성장률을 6.0%로 볼 때, 총지출 증가율은 다소 낮게, 총수입의 증가율은 매우 높게 계획했다. 정부와 국회가 매년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 관례로 볼 때, 실제 총지출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총수입은 그동안 세수를 너무 과소하게 추계하여 문제가 되었지만 국세가 전년대비 16.6% 늘어날 것으로 계획하였는데 금년도 경제상황과 내년도 경기전망을 감안할 때, 과연 이 정도의 세수가 확보될 수 있을 것인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2022년 GDP 대비 조세부담률은 23.3%(추경기준)였으나, 2023년에는 이보다 낮추어 22.6%로, 2026년까지 22.9%로 계획했다. 2022~2026년 기간에는 조세부담률을 올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으나, 국세증가율이 경상GDP 증가율 4.6%보다 높은 연평균 7.6%인데 GDP 대비 조세부담률은 늘어나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사회보험료 부담을 포함한 국민부담률은 2022년 GDP 대비 31.1%(추경기준)이나 2026년에도 31.3%로 계획했다. 이에 따르면 사회보험료 부담률이 2022년 7.8%에서 2026년 8.4%로 높아져 동기간 0.6%p 증가시킬 계획인데 건강보험 및 노인장기요양보험 등의 지출 증가 추이를 볼 때, 이 정도 선에서 엑제할 수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다.
 
부문별로 보면, 보건복지고용의 2023년 예산은 226.6조원으로 전년대비 4.1%, 교육 예산은 96.1조원으로 14.1% 증가한다. 산업중소기업에너지와 SOC 예산은 절대액이 감소했다. 국방예산은 57.1조원으로 4.6% 증가한다. 반면에 일반 지방행정 예산은 111.7조원으로 전년 대비 13.9% 증가했다. 2022~2026년 기간 연평균 증가율을 보더라도, 보건복지고용(5.5%), 교육 (5.9%) 등 사회예산은 증가하였으나 산업중소기업에너지(–2.6%), SOC(–1.8%) 등 경제예산은 삭감되었다. 일반지방행정 예산 증가율이 7.7%로 가장 높은 것은 부문별 균형감이 다소 약하게 판단된다.
 
이렇게 볼 때, 윤석열 정부 2차 연도 예산은 문재인 정부의 구조적 재정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보이는 예산안으로 평가될 수 있으나 이러한 재정기조가 2023년 이후 예산 편성 시에도 유지될 것인지가 관건이다. 무엇보다 슈퍼예산 편성에 익숙한 거대야당의 벽을 둟고 관철이 가능할 것인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떻게 변형될 것인지 우려되는 측면이 있다. 선심성 예산에 대한 향수는 여야가 크게 다르지 않고 자기 지역구 예산을 챙기기에 급한 구태가 이번에도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균형재정에서 국가예산 증가는 국민부담 증가로 귀결된다. 문재인 정부는 조세부담률을 2017년 18.8%에서 2022년 23.3%로 높인 것도 모자라,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2017년 36.0%에서 2022년 49.7%로 증가시켰다. 현재와 미래 국민의 부담을 크게 높인 것을 공로로 자랑하는 것을 용인해서는 건전한 국가재정도 지속가능한 미래도 없다.
 

김용하 필자 주요 이력  

△성균관대 경제학 박사 △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원장 △전 한국경제연구학회 회장 △전 한국재정정책학회 회장 △현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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