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나방' 몰렸던 생숙의 몰락...58만명 몰렸던 롯데캐슬르웨스트도 '무피'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신동근 기자
입력 2022-09-26 18: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임대 목적으로밖에 쓸 수 없어…실거주 가능한 주택과 차이"

  • "금리 인상 이어지며 생숙시장 빙하기 전망"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업소에 매물 안내문이 나붙어 있다. 본문과 관계 없음. [사진=연합뉴스]

"'손해 볼 일 없다고 무조건 해야 한다'기에 저도 청약을 넣어봤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첨이 안 된 게 참 다행입니다. 금리가 이렇게 오른 상황에서 큰 부담을 떠안을 뻔했습니다."(지난해 생활형숙박시설에 청약한 50대 A씨)
 
지난해 역대급 경쟁률을 기록했던 생활형숙박시설(생숙)인 '롯데캐슬르웨스트'에서도 '무피(無피)' 매물이 나왔다. 금리 인상과 고점 인식 등으로 시장이 급격하게 식어가며 입지가 좋은 생숙도 맥을 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2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롯데캐슬르웨스트 전용 49㎡ 분양권은 분양가와 같은 8억7900만원에 매물로 올라왔다. 이 밖에도 프리미엄(피) 300만원가량으로 사실상 무피에 가까운 매물도 있다.
 
무피란 분양가 그대로 팔겠다는 뜻으로 앞서 전매제한이 없는 생숙에는 '피'를 노린 투자자들이 몰렸다. 생숙은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고 종합부동산세나 양도소득세 중과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청약통장도 필요 없고 당첨되면 바로 전매가 가능하다. 수년간 부동산 활황에 힘입어 바로 전매하겠다며 '묻지마 청약'을 하는 수요가 많았다.
 
특히 롯데캐슬르웨스트는 역대급으로 많은 투자자들에게 관심을 끌었다. 지난해 8월 분양한 해당 생숙은 총 876실 모집에 약 58만명이 몰렸고 평균 경쟁률은 657대 1, 최고 경쟁률은 6049대 1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지난해 408실 분양에 24만명이 몰리며 경쟁률 598대 1을 기록했던 서면푸르지오시티시그니처에서는 다양한 면적대에서 무피 매물이 나온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생숙 투자에 주의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올해는 지난해와 다르게 청약·매매 등 부동산 시장 전체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생활형 숙박시설뿐 아니라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였던 아파트나 오피스텔 단지들에서도 무피 혹은 마피(마이너스 피, 분양가 이하로 파는 것) 물량이 늘고 있다.

특히 생숙은 숙박시설이다 보니 기본적으로 숙박 목적으로밖에 쓸 수가 없다는 제한도 있다. 즉 임대가 안 되면 실거주할 수 있는 주택과는 큰 차이가 있다. 그동안은 편법을 이용해 거주용도로 쓰기도 했지만 올해 초 정부는 생숙에 대해 주택 용도로 사용할 수 없고 숙박업 신고가 필요한 시설임을 강조했다.
 
결국 임대를 통해 수익을 얻어야 하기에 수익률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최근엔 금리도 급격하게 오르면서 대출금리 이상으로는 임대 계약해야 한다는 부담도 커졌다.
 
수익형 부동산 전문 공인중개업자는 "특히 장기적으로 임대가 이뤄지면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수익률이 예상했던 것만큼 나오지 않을 수 있다"며 "생숙은 대출 규제가 약했기에 돈을 빌려 매매한 사례가 많아 금리에도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는 "시장이 꺾이는 현 상황에서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없는 생숙은 다른 주택 유형보다 더 관심도가 떨어지며 빙하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만약 투자해야겠다면 최근 금리 인상분을 포함한 정도 수익이 나올 만한 입지와 상권인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