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중고선박] 중고 벌크선·중형선박 '대이동'···조선·해운사 '복잡해진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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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2-09-19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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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동량 성장률 지지부진···올 운임도 뚝

  • 운영 기피 해운업계, 새 선박 수주 줄일듯

  • 조선업계 "고부가가치 중심 체질개선 기회"

내년 대규모 중고선박 매물 출현이 예고된 가운데,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실적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중고선박 시장의 60%를 벌크·탱크선이 차지하는데, 값싸고 즉시 투입이 가능한 중고 선박을 두고 새 배를 주문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 
 
18일 국내 중고선박 중개업계에 따르면 국내 해운사를 상대로 거래되는 중고선박의 약 30%가 벌크선이다. 탱크선도 비슷한 수준으로 거래되며 컨테이너선 등의 거래량은 20%에 그친다.
 
내년부터 쏟아질 중고선박 물량은 특히 벌크선과 전 선종의 중형선박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선종 대비 운임 하락폭은 크고, 물동량은 정체되거나 오히려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전년 대비 올해 선종별 수요 증가율은 원유운반선 4%,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2%, 벌크·컨테이너선 0%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컨테이너선의 경우 △머스크 20여척 규모 대형컨테이너선 추가 계획 △HMM의 선복량 약 40만TEU(1TEU는 컨테이너 1개 분량) 확대 계획 등 대규모 프로젝트가 있어 시황 불황에도 일정 수준의 발주량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대형 벌크선을 포함한 중형선박들의 물동량 성장률은 0% 또는 마이너스로 예상되며, 이마저도 올해 초 대비 운임이 30% 이상 감소해 업계가 관련 선종 운영을 기피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벌크선 움임 지수인 발틱 건화물선지수(BDI)는 올해 초(2285) 대비1553으로 32.04% 줄었다. 팬오션 등 국내 벌크선 주력 해운사들의 기업가치도 올해 고점 대비 30% 정도가 감소했다.
 
해운사들의 입장에서는 물동량도 줄어들고 있으며, 운임까지 낮은 선종을 고집하기 보다는 선박을 처분해 재무구조 안정을 꾀하는 방안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선가는 ‘선박 매각 시까지 운항수익’에 ‘매각 시 잔존가치’를 더해 결정된다. 운임 감소로 인한 수익 감소는 곧 중고 선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저렴한 중고선박이 시장에 대량으로 풀릴 경우, 신조 선박 수주 역시 감소할 수밖에 없다. 

다만 이 같은 상황이 국내 조선업계가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으로 체질개선을 완벽히 해낼 수 있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한국은 1~8월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불리는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세계 발주량의 75%(83척)를 수주하면서 관련 시장에서는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글로벌 발주량을 보면 LNG 운반선의 발주량은 190% 증가한 반면 컨테이너선(1만2000TEU 이상) 수주량은 53% 줄었고, 초대형 원유운반선은 93%, S-맥스급 유조선은 92%, 벌크선은 7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수주형태를 보면 LNG선을 가져오고 기존에 주력 수주 선박이었던 벌크선과 탱크선 등을 중국과 일본에 내줬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국 조선업계의 체질을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전환한다면, 시황 악화에 따른 수주 감소량도 크게 줄 것이고 중국 등과 비교해 더 높은 경쟁력을 가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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