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GGGF]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장 "시장중심 경제·경영 혁신으로 위기 넘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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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림 기자
입력 2022-09-07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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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과 전쟁, 기후변화, 탈세계화 등 복합적 공급 충격으로 글로벌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시장 중심 경제 구축과 생산성 향상, 경영 혁신, 복지국가로의 전환에 나서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 원장은 7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아주경제 주최로 열린 '제14회 착한 성장, 좋은 일자리 글로벌 포럼(2022 GGGF)'에서 "복합적 공급 충격은 물가 상승과 경기 하강을 야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적으로 노동력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경제활동 참가율은 팬데믹으로 하락한 이후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식량·에너지 가격이 오르며 공급망 문제도 발생한 상태다.

탈세계화와 기후변화, 고령화 등은 만성적 공급 충격 요인이다. 세계 총생산 대비 무역 비중은 팬데믹 이후 상승세가 꺾였다. 기후 변화와 식량 부족도 심각한 문제다. 유 원장은 "무역질서가 위협받고 있고 이는 공급 측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러한 문제는 적어도 10~20년 동안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 원장은 과잉 긴축에 대한 위험성을 우려했다. 그는 "과거 미국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이후 늘 경기 침체가 왔다"며 "최근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신흥국들에서 자본 유출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복합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복합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도모하되 과잉 긴축을 경계하는 단기 거시정책이 요구된다.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서는 얼라이언스 등 다자주의적 통상체제를 유지해야 하고 기술 혁신을 촉진해야 한다. 

유 원장은 생산성 향상을 통해 '혁신의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그는 "한국은 OECD 최고 수준으로 투자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생산성은 2010년 이후 부진하다"며 "1인당 GDP 증가율도 하락 추세"라고 짚었다. 

한국은 미국의 자본장비율을 추격하고 있지만 총요소생산성은 뒤처지고 있다. 로봇 밀집도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인 반면 OECD 주요국 중 시간당 노동생산성 수준은 서구 선진국 대비 절반에 그친다. 낮은 투자가 아닌 낮은 생산성이 문제라는 것이다. 

유 원장은 "정부 주도의 추격 성장이 성공의 함정을 만들어낸 만큼 시장 중심의 경제 성장이 필요하다"며 "기업 간 경쟁을 통해 공정한 시장을 마련하고 정부는 복지·교육 등 사람에 집중해야 혁신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발전국가에서 벗어나 복지국가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등교육·기초연구 지원 확대와 과도한 산업정책 지양, 소득·고용 안전망 강화, 재정과 공공 부문 과감한 개혁, 공정한 시장 경쟁과 사회적 가치 보호를 위한 정부의 효율적 개입 등이 요구된다. 

그는 "기초·원천기술 등 단기적 성과보다 응용 연구에 집중하고 연구자가 주도하는 연구가 이어져야 한다"며 "일하는 방식, 협력 등에 변화를 준 경영 혁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 원장이 7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거시정책의 한계와 구조개혁의 방향'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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