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탄대회 나선 레미콘업계 "시멘트 가격 인상시 셧다운도 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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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기자
입력 2022-08-26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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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소업체 대표 700여명 규탄대회 개최

  • 제조원가 공개·정부 독과점 조사 촉구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가 2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시멘트 가격 기습 인상’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사진=중기중앙회]

# 충북에서 중소 레미콘 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최근 어렵게 확보한 거래처를 놓치고 말았다. 시멘트 공급량이 줄면서 레미콘 생산에 차질을 빚었고, 결국 거래처인 건설업체와 계약이 끊긴 것이다. A씨는 “지난 2월 시멘트 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통보하면서 인상에 동의하지 않으면 시멘트 공급이 안 될 수 있다고 압박했다”며 “실제 공급량이 80~90% 줄어 거래 계약이 물거품되는 고통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시멘트 업계가 잇따라 가격을 인상하자 중소 레미콘 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시멘트 업체들은 지난해 7월과 올해 2월에 이어 오는 9월 추가 인상을 앞둔 상황이다. 나아가 시멘트 공급을 볼모로 협박과 강요까지 하고 있다는 게 레미콘 업계 주장이다. 레미콘 업계는 “이달 31일까지 가격 인상을 철회하지 않으면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며 셧다운(생산 중단)까지 예고하고 나섰다.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는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시멘트 가격 인상 철회를 요구하는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중소 레미콘 업체 대표 700여 명이 참석해 시멘트 업계를 향해 가격 인상 철회와 시멘트 제조원가 및 인상 요인 공개를 요청했다. 정부를 향해서도 시멘트 시장 독과점에 대한 상시 감시와 불공정거래 사례 조사를 촉구했다.
 
시멘트 업체들은 지난해 7월 공급단가를 5.1%, 올해 2월 17~19% 올린 데 이어 오는 9월 12~15% 추가 인상을 추진 중이다. 이에 연합회는 “시멘트 가격 추가 인상은 하반기 건설경기와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가격을 인상해주지 않으면 시멘트 공급을 중단 또는 감량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레미콘 업계는 시멘트 업계가 가격을 올리거나 공급량을 조절하면 꼼짝없이 끌려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현재 5개 시멘트 업체가 시장을 94% 차지하는 독과점적 구조 때문이다. 현장에 참석한 한 레미콘 업체 대표는 “구매자인데도 시멘트를 원하는 만큼 살 수 없고, 다른 시멘트 회사로 공급 업체를 바꿀 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레미콘 업계는 시멘트 업계에 가격 인상 철회를 요구하는 동시에 정부에 독과점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배조웅 레미콘조합연합회장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사업자등록증 반납과 공장 셧다운, 집회 등을 고려려할 것”이라며 “생존권을 위해 끝까지 저항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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