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발목 잡힌 기업 투자] 연초 계획·M&A 줄줄이 차질...내년 신사업도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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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2-08-26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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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지부진 M&A에 기업가치 하락

  • 해외투자도 최대 수천억대 손실

국내 주요 기업의 하반기 투자와 인수합병(M&A) 계획이 난관에 부딪칠 가능성이 커지면서 재계에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연초 각 기업이 세웠던 연간 계획도 틀어지고 시장이 기대했던 M&A가 무산되면서 결국 기업가치도 하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당장 하반기도 문제지만 내년 사업 계획도 차질을 빚고, 신사업 추진 동력도 상실하게 된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고환율 상황이 장기화하면 M&A 시장에서 매각 측과 원매자(願買者) 간 인수가격을 둘러싼 괴리는 커질 공산이 크다. 아무리 시장 가치가 높은 M&A 물건이더라도 환율에 따른 가격 상승 부담으로 인해 다수가 뛰어드는 치열한 경쟁도 기대하기 힘들다. 게다가 오버페이를 하려는 수요도 줄어 최종 사인을 하기 전까지 양측 간 가격 협상 줄다리기만 벌이다가 결국 무위에 그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 간 인수합병은 그나마 인수 가격에 대한 간극이 작지만 외국 기업 매각 측과 국내 원매자는 당분간 고환율 상황이 이어진다는 전제하에 최종 인수가를 두고 지루한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런 이유로 M&A가 지지부진해지면 시장에 나온 M&A 대상 기업은 물론 원매자인 기업 모두 기업가치 하락이라는 부담을 안게 된다. 시장에서 M&A 결과를 미리 예측해 밸류업(가치 상향)을 따지는데, 저울질만 하다 양측 모두 소득이 없다면 시장에 해당 기업에 대한 불확실성만 확인시키는 셈이 되고 만다.
 
이를 의식한 듯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은 당장은 스페셜티 기업에 대한 M&A를 관망하고 있다면서도 또 다른 새로운 M&A에 대해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성남 판교에서 개최한 '삼양그룹 조회'에서 “새로운 사업은 M&A를 통해 사업화 속도를 높여야 한다”며 “삼양그룹은 재무적 체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 위기 속에서도 적극적으로 기회를 찾으면 위기이기 때문에 생기는 새로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M&A 못지않게 장기전이 필요한 해외 투자 또한 속도전이 생명이다. 애초 계획한 속도를 내지 못하면 기업 부담은 단발성인 M&A보다 그 타격이 오래갈 수밖에 없다. 특히 3~4년 이상 소요되는 설비투자는 원·달러 환율 향배에 따라 수백억 혹은 수천억 원대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M&A와 투자가 답보 상태에 빠지면 기업의 신사업 추진 동력도 떨어지게 된다. 대내외 불확실성에도 기업들이 M&A와 투자를 멈출 수 없는 것은 '지속 가능 경영'을 위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은 한시도 쉬지 않는 톱니바퀴처럼 움직여야 존재 이유가 있다"며 "그 과정에서 M&A와 연구개발(R&D)·설비 투자가 윤활제 역할을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 기업이 주저하게 되면 당장 한 치도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M&A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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