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환율이 물가상승 부채질...'빅스텝' 선 그었던 한은의 고심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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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2-08-2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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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화 가치 하락 시 수입물가 상승

  • 한은 25일 기준금리 0.25%p 인상 전망

  • "10월에도 금리 인상 기조 이어질 듯"

22일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9.6원 오른 1335.5원에 개장했다. [사진=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340원대를 넘어서자 국내 물가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환율이 오르면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하락해 달러로 책정된 제품을 수입할 때 이전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수입물가가 상승한다는 의미다. 이는 주요 제품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수입물가지수는 1년 전 대비 27.9%나 올랐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3%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 초에 발간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최근 물가가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 장기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을 추가로 가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9~10월 중 물가 상승세가 정점을 찍은 후 하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환율 급등으로 이 예상이 빗나갈 가능성도 있다. 최근 국제유가와 곡물 가격은 하락했다. 그러나 원화 가치 하락이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분을 상쇄할 수도 있다.

환율 급등이 물가 상승세에 불을 지필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과 기준금리 격차를 줄여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원화 약세, 수입물가 상승 등에 대응하려면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 관건은 금리 인상 폭이다. 경기 침체, 가계 대출 상환 부담을 고려하면 너무 큰 폭으로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시장은 한국은행이 오는 25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전망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에서 2회 연속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이 결정된 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올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언급한 게 그 배경에 깔려 있다. 

다만 그는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물가가 예상했던 기조에서 벗어나면 빅 스텝도 배제할 수 없다”는 뜻도 내비쳤다. 미국과 기준금리 차이가 더 벌어지는 것도 부담이다. 현재 한·미 기준금리 차이는 0.25%포인트로 미국이 더 높다. 다음 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나서면 금리 차는 더 벌어져 환율이 더 뛸 수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추후에 빅 스텝에 나설 가능성은 높진 않지만 8월 금통위에 이어 10월에도 긴축 기조는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매파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며 "아직까지 국내 물가 피크아웃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고, 추가적으로 물가 상승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은행은 금리 인상 의지를 계속해서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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