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록적인 고유가 영향으로 국내 정유 4사가 상반기에만 12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연간 기준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뛰어넘는 수준이며, 하반기 큰 변수가 없다면 영업이익 10조원 시대를 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가 최근 발표한 경영 실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이들 4사 영업이익 합계는 12조3203억원으로 집계된다.

SK이노베이션이 3조9783억원(전년 대비 249% 증가) 흑자를 기록했고, 이어 GS칼텍스 3조2133억원(219% 증가), 에쓰오일 3조539억원(154% 증가), 현대오일뱅크 2조748억원(206% 증가) 등 순이었다.

올해 상반기 정유 4사 영업이익 합계는 지난해 같은 기간 3조8995억원 대비 215.9% 증가한 규모다. 이는 상반기 영업이익만으로도 과거 정유 4사 역대 연간 최대 흑자 기록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전까지 정유 4사 연간 최대 영업이익은 2016년 7조8736억원이었다. 

이처럼 정유사들이 초호황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올해 상반기 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초강세가 지속된 덕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 두바이유는 배럴당 평균 102.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평균치인 63.65달러 대비 60.57% 오른 수준이다. 또한 지난해 하반기 평균치인 75달러에 비해서도 36.27% 급등했다. 이 덕분에 정유사들이 축적해 놓은 재고에 대한 평가이익이 급등하면서 영업이익을 견인했다.

정유사 핵심 수익지표인 정제마진도 역대 최고 실적 달성에 한몫했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비용 등을 뺀 수익성 지표다.

정유업계는 통상 배럴당 정제마진 4달러를 정유사업 손익분기점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석유제품 수급 차질로 정제마진(월간 기준)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역대 최고 수준인 24.5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처럼 정유 4사가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으나 하반기에는 다소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침체 우려와 석유제품 수요 위축으로 상반기만큼 실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제마진은 6월 24.5달러에서 지난달 9.1달러로 크게 줄었다. 두바이유 가격도 7월 초부터 이달 12일까지 배럴당 평균 101.16달러를 기록해 다소 낮아지는 추세라 재고평가이익도 상반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큰 변수가 없다면 하반기에도 대규모 적자를 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정유 4사가 영업이익 10조원을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연말 동절기 진입으로 난방 수요 증가가 예상되지만 최근 유가 흐름과 정제마진 추이를 고려할 때 하반기에도 대규모 흑자를 내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큰 변수가 없다면 적자를 내지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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