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 모습.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의 대중(對中) 무역적자가 4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이는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처음이다. 주목할 점은 중국이 한국에 수출하는 완성차와 노트북, 에어컨 등 하이테크 완제품 비중이 점차 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한국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1차 부품소재에서 벗어나 상품 영역을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의 위기감이 한층 커지고 있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대중국 수출액은 약 39억 달러(약 5조800억원)에 수입액은 약 48억 달러(약 6조2600억원)를 기록했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9억 달러 적자다.

대중 무역수지는 올해 5월부터 적자를 내고 있다. 5월과 6월에 각각 10억9000만 달러, 12억1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지난달에도 5억7000만 달러의 적자를 이어갔다. 지난달에는 적자 폭이 줄어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점쳐졌지만, 이달 초 집계에서 적자 규모가 다시 증가했다.

특히 한국으로 들어오는 중국산 하이테크 완제품 비중이 점차 늘면서 과거 품질은 낮지만 싼 맛에 쓴다는 인식을 불식시키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글로벌 무역통계 서비스 K-STAT에 따르면 중국 노트북(휴대용컴퓨터)의 지난해 수입액은 32억3590만 달러로 10년 전인 2011년과 비교해 60.3%(20억1804만 달러) 증가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 노트북 시장에서 한때 70%대의 점유율로 적수가 없었지만, 최근에는 50%대까지 밀려나는 수모를 당했다. 그 자리는 중국 레노버와 대만 에이수스 등이 끼어들었다.

중국산 에어컨과 냉장고도 일명 ‘외산 가전의 무덤’이라는 한국 시장에서 비약적 성장을 일궈냈다. 에어컨은 2011년 3412만 달러의 수출액이 지난해 1억6017만 달러로 369.4% 증가했다. 대형 냉장고는 같은 기간 354만 달러에서 2억1224만 달러로 무려 5895.4%의 가공할 신장률이다.

중국 완성차는 내수 시장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치달았다. 2011년 3187만 달러의 수출액이 지난해 3억4517만 달러로 983% 성장했다. 중국 전기버스는 올해 국내 전기버스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했으며, 내친 김에 전기 승용차 시장 진출까지 노리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의 중국산 부품 의존도는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같은 기간 13억7044만 달러의 수출액이 20억1268만 달러로 46.8% 증가했다. 올해 국내 완성차 업계를 꼼짝 못하게 만든 와이어링하네스 대란이 언제든지 벌어질 수 있는 구조다.

수출입 품목에 집계되지 않았지만 로봇청소기의 경우 중국산 제품이 내수를 휩쓸었다. 약 2000억원 수준인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중국 로보락과 샤오미, 에코백스 등은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저렴한 가격과 기술력까지 뒷받침하면서 국내 가전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반격을 가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와 달리 우리 수출 주력품목인 완성차와 스마트폰 등은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2016년 중국 시장에서 179만대를 판매했으나 지난해는 약 50만대(현대차 35만1000대·기아 12만7000대)로 2016년 대비 3분의 1 수준까지 추락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가 무색하게 중국 시장에서 1% 아래로 떨어져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국내 프리미엄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 한국 업체들을 크게 위협하는 수준은 아니나 이 정도 추격 속도라면 모든 산업군에서 중국산 잠식에 위협을 느낄 것”이라며 “중국이 하이테크 완제품 수출에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은 자유무역 역행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철저히 자국 산업 육성에 나선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 각국이 중국과의 무역에 이해득실을 따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대중 무역을 자국산업 보호라는 측면에서 신중히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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