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현대홈쇼핑 홈페이지 갈무리]

백화점 업계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VIP 마케팅'이 유통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인 업종은 면세점과 홈쇼핑이다. 업체들은 VIP 고객에 혜택을 한층 강화하는 식으로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 판매채널 다양화로 경쟁이 치열해지자 충성고객을 꽉 잡아 실적 반등을 꾀하려는 계산이 깔렸다. 
 
"VIP 혜택 강화"...홈쇼핑·면세점도 멤버십 속속 개편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이 지난달 멤버십 제도를 개편했다. 이는 2019년 8월 이후 3년여 만이다. 

핵심은 VIP 고객의 혜택 강화다. 현대홈쇼핑의 멤버십 등급은 실버(미구매), 골드(1회 구매), 플래티넘(5회&50만원 이상 구매), 다이아몬드, 탑클래스 등 5가지로 나뉜다. 이 중 VIP 등급은 탑클래스와 다이아몬드 두 가지다. 탑클래스는 홈쇼핑 방송 상품을 20회&200만원 이상, 다이아몬드는 10회&100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주어진다. 등급은 6개월간의 구매 실적에 따라 구분된다. 

또 바뀐 것은 VIP 등급 유지 기간에 따라 혜택을 차등화한 점이다. 다이아몬드와 탑클래스에 한해 선정 주기를 6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시켰다. 등급 유지기간도 기존 6개월에서 1개월로 5개월이나 짧아졌다. 

현대홈쇼핑은 H포인트를 매월 3일과 매월 16일 두 차례 지급하는데, 이번 개편에 따라 탑클래스와 다이아몬드 고객들이 받게 되는 H포인트는 각각 최대 1만3000p, 최대 5500p로 늘었다. 조건은 6개월간 VIP 등급 유지다. 멤버십 개편 이전에는 탑클래스의 경우 1만p, 다이아몬드는 4000p를 지급받았다. 

다만 등급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오히려 혜택은 줄어들게 된다. 2개월만 등급을 유지했다면 탑클래스는 9000p, 다이아몬드는 3500p만 제공받게 된다. 등급을 유지하는 기간에 따라 많게는 5000p 차이가 난다. VIP 고객이 계속 등급을 유지하도록 유도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VIP 고객을 충성고객으로 이끌겠다는 계산이 깔렸다.  

플래티넘 혜택도 늘어났다. 기존에는 결제할인 쿠폰팩(5000원 1장, 3000원 1장, 5% 할인쿠폰 1장)만 지급됐는데, 이번 개편으로 방송상품 전용 쿠폰 1만원이 추가됐다. 쿠폰은 6개월 등급을 유지한 고객에 한해 제공된다. 

이에 앞서 롯데홈쇼핑과 GS홈쇼핑은 VIP를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코로나19가 터진 이후인 2020년 6월께 상위 1%를 위한 최상위 유료회원제 '프리미엄 엘클럽(L.CLUB)’을 업계 최초로 선보인 바 있다. GS홈쇼핑도 2020년부터 VVIP(6개월간 10회&20만원 이상 구매)들에 한해 전용 채팅상담 채널을 운영 중이다. VIP 라운지도 현재 개설해 놓은 상태다.  여기에서는 와인25플러스 할인 혜택을 주고 패션, 화장품 등 VIP 회원 전용 상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

면세점 업계도 올해 들어 '큰손 챙기기'에 열중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이달 1일 신세계포인트 통합회원 서비스를 개시했다. 신세계면세점 VIP 회원이 되면 신세계백화점 VIP가 누리는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인 부분이다. 

롯데면세점은 롯데백화점과 제휴를 맺고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롯데면세점 최상위 회원인 LVVIP와 LVIP 고객들은 롯데백화점 VIP 등급 회원과 동일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제휴서비스 신청 고객에게는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롯데백화점 VIP바 음료 이용권(월 10회), 롯데카드 및 현금 결제 시 5%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롯데백화점 회원에게도 등급에 따라 롯데면세점에서 최대 20% 할인을 받을 수 있게 했다. 
 

[그래픽=한국TV홈쇼핑협회]

 
VIP에 공 들이는 까닭은?...수익성 악화에 돌파구 몰두
이처럼 홈쇼핑과 면세점 업계가 VIP 고객들에게 공을 들이는 까닭은 생존 전략과 맞닿아 있다. 과거 'VIP 마케팅'은 백화점에서만 통한다는 고정관념의 산물로 여겨졌다. 그럼에도 다른 유통 업종에서 VIP 카드를 꺼내든 것은 수익성 악화에 따른 자구책 마련 차원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홈쇼핑 산업은 '탈TV' 움직임이 가속화하면서 시간이 갈수록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지난 1분기에는 회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전년 동기 대비 적게는 10%에서 최대 60%까지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업체도 생겨났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도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일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CJ온스타일의 2분기 영업이익은 1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치솟는 송출수수료 때문에 홈쇼핑업체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송출수수료는 IPTV, SO(유선방송사업자) 등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지불하는 일종의 자릿세 개념이다. 실제 TV홈쇼핑사·T커머스 등 12개 홈쇼핑사의 전체 송출수수료 규모는 지난해 2조2508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 증가했다. TV를 시청하는 인구 수가 줄면서 자연스럽게 홈쇼핑 산업도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젊은 세대일수록 TV보단 모바일에 더 익숙한 만큼 홈쇼핑 산업이 이미 레드오션이란 평가가 나온다.  

면세점 업계는 존폐 기로에 섰다. 코로나19 사태가 2년 넘게 이어지면서 하늘길은 닫혔고 해외 관광객의 발길이 끊겼다. 이에 실적은 최저점을 찍었다. 올해는 더욱 심각하다. 1300원대인 고환율 현상으로 인해 '백화점이 더 싸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며 내국인마저도 면세점을 찾지 않는 상황에까지 내몰렸다.

고물가도 문제다. 연일 치솟는 물가에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자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보단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따지는 소비자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되살아나던 소비심리도 다시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럴 때일수록 '더 자주', '더 많이' 물건을 사줄 충성고객이 필요하다는 것이 유통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 VIP들의 구매력은 상당하다. 롯데홈쇼핑 '프리미엄 엘클럽' 회원들의 구매금액은 2020년 기준 엘클럽 회원 전체 구매금액의 약 10%를 차지한다. 프리미엄 엘클럽 회원 수는 연간 구매금액이 2000만원을 넘는 회원들 중 선별한 1500명에 불과하다. 이 같이 막강한 구매력을 갖춘 소비층인 VIP 혜택을 강화해 충성고객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업체들 간 경쟁이 치열하다”며 “VIP들은 회원들 중에서도 매출 비중이 큰 고객들이다. 이들에 한해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할 경우 매출 비중과 매출 기여도도 높아지는 편이다. 실적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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