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가상승 못 견뎌…베트남 직장인들 투잡이 일상
  • 절약 또 절약…베트남 구매습관도 바뀌어
  • 정부 "올해 핵심 임무는 인플레이션에 맞서 싸우는 것"
베트남 정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정부 목표인 4% 미만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휘발유, 원자재, 생필품 등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상황에서 베트남 서민 경제의 실제 체감지수는 더 팍팍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올해 하반기 인플레이션이 더 올라간다면, 많은 사람들은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래픽=아주경제 DB]

물가상승 못 견뎌···베트남 직장인들 투잡이 일상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는 최근 물가가 치솟는 시대를 살아가기에는 임금이 턱없이 부족해 많은 사람들이 생활비를 유지하기 위해 두 번째 직업을 찾아 일하는 현상을 조망했다.

삼성베트남에서 일하는 비엣탕(Viet Thang)씨는 오후 5시 30분경에 8시간 근무가 끝난 후 돈을 좀 더 벌기 위해 자정까지 차량 호출 회사의 운전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최근 모든 물건과 서비스의 가격이 치솟았고 모든 것이 더 비싸졌다"며 "예전에 월 지출액이 700만~800만동이었지만 지금 800만~900만동 이상을 썼다"고 말했다.
 
이어 "부업으로 한 달에 500만~600만동을 벌지만, 건강은 확실히 더 안 좋아졌다"면서도 "생활비를 충분히 유지하기 위해 이 정도는 해야 하는 것 같다. 고향으로 돌아갈까도 생각했지만 거기 월급이 많이 낮아서 결국에는 여기 남아 일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호찌민시에서 내과 의사로 일하는 득꽁(Duc Cong)씨는 시간제 디자이너로 일하기 위해 휴식 기간조차 희생했다. 그는 "예전에는 하루 5~6시간을 잤지만 지금 자는 시간이 3~4시간으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득꽁씨는 "디자인 아르바이트로 돈을 많이 벌지도 못한다. 이에 급등하는 물가에 대처하기 위해 저축까지 줄여야 하고 있다"고 상황을 토로했다.

베트남 노동총연맹(VGCL)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단체 파업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지난 14일 베트남 노동총연맹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베트남에서 107건의 집단 파업이 발생했으며 이는 작년 동기 대비 17.7%(19건) 증가했다. 주요 원인은 낮은 임금, 근로자의 소득 감소, 물가 급등 등이다.

평균 소득은 지난 2년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6월 말 발표한 통계청의 '2021년 국민 생활 수준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1년 1인당 월 평균 소득은 420만5000동(약 23만7500원)이다. 이 중에서 도시 지역의 월 평균 소득은 538만8000동이고 농촌 지역은 348만6000동이다. 이는 작년 1인당 월평균 소득이 2020년(425만동)에 비해 1.04% 감소했고 2019년(429만5000동)에 비해 2.09% 감소한 것이다. 특히, 도시 지역의 소득 감소율은 농촌 지역보다 더 높다. 작년 도시 지역의 1인당 월 평균 소득은 2020년에 비해 3.6% 감소한 반면 농촌 지역의 소득은 큰 변동이 없었다.

최저임금이 이번 달 1일부터 6% 인상으로 적용됐지만, 높은 물가와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사람들은 사실상 '물가 폭풍'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레딘꽝(Le Dinh Quang) 베트남 노동총연맹의 정책법률 부서 부국장은 "최저임금 6% 인상은 노동자와 고용주의 상생을 보장하는 적절한 수준이다. 제안된 시점에서 가격 인상 문제를 고려했지만 지금처럼 (물가가) 높게 오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물가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노동자는 실질 소득으로 생계를 유지하기가 확실히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절약 또 절약···베트남 구매습관도 바뀌어 
연초보다 50%가량 상승한 석유 가격은 많은 상품과 서비스 품목에 영향을 미치면서 소비자와 기업들의 부담을 크게 높이고 있다. 

올해 6개월간(1~6월) 베트남 휘발유 가격은 16번 조정되었으며 대부분이 인상되었고 3번만 인하됐다. 휘발유 가격은 5월 23일에 리터(ℓ)당 3만동을 넘어섰고 특히 6월 21일에는 역사상 최고가인 3만2870동으로 오르며 신기록을 세웠다.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많은 식품의 가격이 10~50% 따라 올랐다. 이 중에서 식용유는 약 30%, 액젓은 10%, 라면은 10% 증가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베트남 CPI가 2분기 2.96%, 상반기 2.44% 등이다.

하노이 수도에 거주 중인 투짱(Thu Trang, 28)씨는 이른 아침만큼 신선하지 않아도 더 싼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어서 지난달부터 고기와 채소를 사러 늦은 밤에만 마트에 가기 시작했다. 이어 "모든 것의 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쇼핑 습관을 바꿔야 했고 그렇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며 "우리는 생활 유지를 위해 결혼반지까지 팔아야 했다"고 말했다.
 
현재 투짱씨와 남편은 아들 한 명과 쌍둥이를 키우고 있다. 늦은 밤에 장 보는 것 외에도 고향인 하남(Ha Nam)성에 있는 가족들에게 계란, 쌀과 기타 각종 야채 등을 보내달라고 했다. 또, 아이들을 위한 아동복, 신발 등을 무료로 최대한 많이 받기 위해 투짱씨는 온라인 무료 경품 그룹에 가입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하노이 남뜨리엔(Nam Tu Liem)구에 거주 중인 황옥하(Hoang Ngoc Ha)씨는 "물가 상승이 아직 하루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지만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음식, 미용, 엔터테인먼트 등 3가지 주요 지출 종목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한 달 동안 매일 2㎞를 걸어서 출근했다"며 "걷기도 운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월간 헬스장 이용권 등록을 포기했다. 점심도 사 먹는 것 대신 도시락을 싸기 시작했다. 영화관에 자주 가지도 않고, 친구 모임도 줄이고 브랜드 상품보다 할인된 옷과 화장품을 찾기 위해 많이 검색해 봤다"고 했다.

베트남노동조합 연구소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근로자의 21%가 라면을 더 많이 먹어야 하고, 48%는 일일 육류 섭취량을 줄여야 하고, 22%는 외식에서 직접 요리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팜칸남(Pham Khanh Nam) 호찌민시 경제대학교 경제학부장은 "코로나19 직후의 급속하고 지속적인 물가 상승은 이중 영향을 주어 사람들이 전염병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기 어렵게 만들었다"며 "절약하고 구매 습관을 바꾸는 것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호찌민시의 한 슈퍼마켓에서 시민들이 라면을 고르고 있다. [사진=베트남통신사(TTXVN)]

인플레 위험 지속에 하반기 석유 세금 더 내려야
전문가들은 베트남은 고도로 개방된 경제이기 때문에 세계 연료와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인플레이션이 수입되는 것이 불가피하며 인플레이션이 올해 3분기부터 시작되어 2023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베트남 CPI가 비교적 안전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 것은 여전히 ​​올해 남은 기간의 최우선 과제다.
 
호득퍽(Ho Duc Phoc) 재무부 장관은 지난달 2일 국회 회의에서 "인플레이션 상승에 맞서 싸우는 것이 올해 중요한 임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높은 인플레이션에 직면한 많은 국가의 정책 대응과 같이 베트남의 인플레이션 통제 솔루션은 세금 도구를 사용하여 국내 휘발유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베트남에서 세금과 수수료는 휘발유 가격 구조의 약 35%를 차지한다. 특히 국회 상임위원회는 ℓ당 4000동의 초기 환경보호세를 4월 1일부터 50% 인하하도록 조정했다. 이번 달 1일부터 환경세를 25% 추가 감면했다.
 
이에 따라 11일 기준, 베트남 전국 주유소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휘발유인 RON95와 바이오연료가 포함된 E5 RON92의 가격은 각각 ℓ당 2만9675동(약 1667.74원), 2만7788동(약 1561.69원)을 나타내고 있다. 환경세가 추가 인하되기 전날(10일)과 비교하면 각각 ℓ당 3088동(약 173.24원), 3103동(약 174.08원) 떨어진 셈이다.

호득퍽 장관은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는 해결책 중 하나는 응이썬(Nghi Son) 정유소와 중꾸앗(Dung Quat) 정유소 등의 용량을 늘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 재무부는 휘발유 가격을 더욱 낮추기 위해 휘발유에 대한 특별 소비세와 부가가치세를 줄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가격을 진정시킬 수 있는 가장 큰 여지가 남은 방안으로 휘발유 특별 소비세(E5휘발유에 8% 부과)와 휘발유 부가가치세(10% 부과)를 줄이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 두 가지 세금은 국회 권한으로 통상 절차를 밟으면 10월 회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응우옌딘궁(Nguyen Dinh Cung) 중앙 경제경영연구소 전 원장은 "인플레이션 억제가 시급한 문제"라며 "휘발유 가격을 낮추기에 충분한 금액으로 세금을 면제하고 감면하는 과감한 조치를 즉시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회가 10월까지 기다리지 않고 유류세의 감면 또는 면제를 결정하기 위해 임시 회의를 소집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부이쥐뚱(Bui Duy Tung) 베트남 RMIT대학 교수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4% 이내가 되도록 정부는 농민들이 농산물 생산을 늘리고 식품 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정책과 운송 비용을 줄이기 위해 공급망을 개선하는 정책 등을 도입할 수 있다"며 "물가가 급등할 경우 중앙은행은 긴축 통화 정책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딘테히엔(Dinh The Hien) 경제학자는 "현재 식품, 생필품 가격이 급격히 상승해 저소득층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거나 물가가 계속 오르면 이들이 살 수 있는 상품의 양이 줄어들어 삶의 질도 떨어뜨리게 된다. 정부는 저소득층에 가장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찌민시 5군에 위치한 한 주유소에서 직원이 오토바이에 기름을 넣고 있다. [사진=베트남통신사(TTX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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