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근무도, 조기 퇴근도 OK"… 근무방식 혁신 나선 스타트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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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기자
입력 2022-07-1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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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간·시간 제약 없애… 어디서든 일하고 언제든 퇴근

  • 원격근무·워케이션 도입 확산… 해외에서도 근무 가능

  • 주4일제 시행 속속… 법정근로시간 제약 없애기도

  • 생산성은 오히려 늘어… 우수 인재 채용에도 도움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지난해 12월 17일 송년행사에서 주32시간제 도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스타트업계가 근무 환경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재택근무나 시차출퇴근제 등 유연근무제를 넘어 아예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없애는 추세다. 직원들이 자율적인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해 사기를 북돋는 동시에 우수 인재를 영입하려는 전략이기도 하다. 
 
“해외서도 근무한다”… 우아한형제들, 근무장소‧시간 ‘자율’ 전환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내년부터 ‘근무지 자율선택제’와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실시한다.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지난 13일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전사발표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근무지 자율선택제는 구성원이 근무 장소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사무실 출근, 재택 외에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장소 어디든 가능하며 해외도 무관하다. 단 시차가 있을 경우 한국시간 기준 ‘코웍 타임(구성원 간 원활한 업무 소통을 위해 필수로 근무해야 하는 시간)’을 포함한 본인의 근무시간만 준수하면 된다.
 
근무시간도 자율 선택으로 전환된다. 올 초 도입된 ‘개인별 시차출퇴근제’에서 나아가 내년부터는 유연근무제의 일환인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하루 7시간(월요일은 4시간), 주 32시간 기준 월 단위의 총 근무시간 내에서 개인의 업무 스케줄과 컨디션 등에 따라 자율적으로 업무 시간을 분배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예를 들면 어떤 주에는 20시간만 근무하고 좀 더 업무에 몰두가 필요한 주에는 50시간을 근무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새로운 근무제도는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올 연말까지는 지난 6월부터 적용 중인 주 1회 사무실 출근을 유지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우아한형제들은 다양한 실험을 통해 근무제도를 혁신해왔다. 2015년 1월 국내 최초로 월요일 오후 1시에 출근하는 주 4.5일제를 도입했다. 이어 2017년 3월에는 주 37.5시간에서 2시간 30분을 단축한 주 35시간을 시행했다.
 
2019년 4월에는 포괄임금제를 폐지했고, 같은 해 7월에는 유연한 근무형태를 위해 부서별 시차출퇴근제도 도입했다. 올해 1월에는 주 32시간제를 도입한 데 이어 개인별 시차출퇴근제도 적용해 시행 중이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등 여러 상황을 겪으면서 근무환경에 대한 구성원들의 생각과 수요가 점점 변화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에 따라 점진적으로 자율근무제도를 도입하고자 했다”면서 “우아한형제들의 핵심 가치인 ‘규율 위의 자율’을 보장해주는 근무제도하에서 보다 효과적이면서 효율적으로 일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지향점”이라고 말했다.
 
전면 재택근무 도입… 워케이션 시행 기업도 확대
스타트업계에서는 이 같은 유연근무제가 빠르게 정착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출근을 재개한 기업들과 달리 스타트업들은 재택근무를 상시화하거나 하이브리드 근무를 속속 도입하는 추세다.
 
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는 2020년부터 전사 자율 원격근무제도를 시행했고 지난해 6월 원격근무제를 무기한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제도 시행 이후 야놀자 직원 중에는 본사가 위치한 서울을 떠나 지방으로 이사를 한 사례도 나왔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도 100% 원격근무를 시행하고 있어 일부 임직원이 해외에서 근무하는 중이다.

올인원 비즈 메신저 ‘채널톡’을 운영하는 채널코퍼레이션은 최근 사무실 근무 및 출퇴근 시간을 없앤 ‘인터스텔라’ 프로젝트를 도입했다. 팀원들은 주 40시간 이내에서 근무시간과 장소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AI 전문 스타트업 리턴제로도 별도의 출퇴근 시간을 지정하지 않고 주 40시간 내에서 자유롭게 근무하도록 했다. 
 
일부 스타트업들은 재택근무를 넘어 여행지 근무도 시행하고 있다. 관광지에서 일(work)과 휴식(vacation)을 함께하는 ‘워케이션(workation)’ 제도를 도입한 것. 리턴제로는 올해 제주도, 강원도 등에서 워케이션 근무를 시행 중이며 올해 12월과 내년 1월 사이에는 뉴질랜드 워케이션을 지원할 예정이다.

아예 워케이션 전용 사무실을 마련한 스타트업도 있다. AI 기반 동영상 후기 서비스 ‘브이리뷰’를 운영하는 인덴트코퍼레이션은 워케이션을 위한 사무실을 제주도에 마련했다. 사무실은 총 2층짜리 독채 건물로 1층은 업무를 할 수 있는 공용 공간, 2층은 직원들이 머무르는 개인 방과 게스트룸으로 구성됐다.
 

인덴트코퍼레이션이 제주도에 마련한 워케이션 전용 사무실 ‘제주 힐링 오피스’ 내부. [사진=인덴트코퍼레이션]

 
주 4일제 도입 속속… 법정 근무시간까지 없앤다
근로시간을 줄이는 기업도 점차 늘고 있다. 대표적인 방식이 근무 일수를 하루 줄인 주 4일제다. 교육기업 휴넷은 이달부터 주 4일제를 정식 도입했다. 2019년 말부터 주 4.5일제를 시작하고, 올해 1월부터 주4일제를 시범 운영한 데 이어 주4일제를 본격화하기로 한 것.
 
교육기업 에듀윌은 2019년 6월 교육업계 최초로 주 4일제를 도입해 시행 중이다. 이 밖에 카페24는 매달 둘째‧넷째 주 금요일을 휴무로 지정하고 있고, 밀리의서재도 지난 1월부터 격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해 매달 둘째‧셋째 주 수요일에 쉬고 있다.
 
근로시간 제약을 없앤 곳도 있다. 인재채용관리 솔루션 스타트업 두들린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만 근무하면 하루 8시간을 채우지 않아도 자유롭게 퇴근할 수 있도록 했다.
 
스타트업계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 같은 유연근무제를 확대하고 있다. 사내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도입했던 재택근무 등이 정식 제도로 안착한 것이다. 업계는 유연근무제 실험에도 생산성이 오히려 늘었으며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점을 제도 도입 이유로 꼽는다.
 
휴넷의 경우 주 4.5일제가 시행된 이후 최근 3년 동안 실적이 매년 20%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효과를 확인해 제도를 본격 시행하기로 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에듀윌 역시 2019년 주 4일제 시행 이후 매출액이 매년 두 자릿수로 성장하는 등 생산성이 올랐다.
 
특히 ‘개발자 모시기’ 경쟁이 치열한 IT 업계에서는 이 제도가 핵심 인재를 확보하는 전략이 되고 있다. 실제 커리어 플랫폼 퍼블리가 최근 IT 업계 종사자 4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절반(50%)은 가장 원하는 복지제도로 주 4일제를 꼽았다. 이어 재택‧하이브리드 근무(25%)에 대한 응답도 높게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를 시작하면서 업무 효율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직원들은 업무 집중도를 높일 수 있고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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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발 무지갱이새끼들이 다 사라져야되는데 개킹받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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