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아는 브랜드 흥미 없다" MZ세대 취향에··· '스몰 브랜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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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이 기자
입력 2022-07-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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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컨셉에 입점한 브랜드 목록. [사진=W컨셉]

최근 패션업계에서 제품력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브랜드 정체성과 제품을 선보이는 '스몰 브랜드(신진 브랜드)'가 주목받고 있다. 과거 트렌드에 민감한 소수의 사람이 주로 선택했던 스몰 브랜드들을 이제는 많은 이들이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브랜디가 운영하는 여성 패션 쇼핑앱 서울스토어에서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100% 이상 성장한 중소 신진 브랜드 수는 4배 늘었고, 월 매출 1억원 이상을 기록한 신진 브랜드 수는 전년보다 110% 증가했다. 

신진 브랜드의 성장과 함께 플랫폼 거래액도 성장했다. 서울스토어의 지난 5월 거래액은 전년 대비 100% 이상 성장세를 기록했으며, 신진 브랜드의 성장과 함께 패션 플랫폼이 동반성장의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여성 패션 플랫폼 W컨셉은 차별화된 상품을 소개하기 위한 전담 조직을 갖추며 신진 브랜드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간 W컨셉은 신선한 콘셉트의 브랜드를 발굴하고 육성해 온 결과, 작년 연간 총거래액이 전년보다 40% 증가한 사상 최대치인 3271억원을 달성했다. 전체 매출 중에서 10%가 신규 입점 브랜드에서 나왔을 정도로 신진 브랜드, 스몰 브랜드가 회사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남성 패션 카테고리에서는 신규 입점한 브랜드 중 상위 10개 브랜드가 전체 매출의 60%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마일웨어, 리커버리슈즈, 플리스 등 활동성이 높은 아이템을 시즌별로 선보인 신규 브랜드가 큰 인기를 끌었다.
 
◆'대중성'보다 '가치'에 집중... MZ세대가 키운 '스몰 브랜드'
스몰 브랜드는 대중적인 취향을 반영한 '빅 브랜드'와 달리 자신만의 정체성을 담아 소수 고객의 취향을 만족시키고 있다. 

특히 스몰 브랜드 시장 성장을 이끈 주역은 MZ세대 고객이다. 남과 다른 나만의 것,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MZ세대 고객들은 누구나 다 아는 대형 브랜드보다는 나에게 맞는 제품을 선호하며, 대중적인 브랜드가 아니어도 브랜드의 철학과 진정성에 반응해 소비한다. 

또 온라인 상거래 발달로 오픈마켓 형태의 패션 플랫폼들이 크게 성장한 점도 스몰 브랜드가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성장할 수 있던 기회로 작용했다. 최근 몇 년 사이 패션 플랫폼 시장이 지속 성장하면서 다양한 취향과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는 버티컬 패션 플랫폼들이 커졌고, 덩달아 스몰 브랜드들이 활약할 수 있는 무대가 넓어진 것이다. 이커머스 환경에서는 오프라인 점포가 아닌 플랫폼에서 고객을 만날 수 있고, 소셜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스몰 브랜드가 스스로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알리고 판매할 기회가 열렸다.

스몰 브랜드가 주목받으며 시장에서 고객의 선택 폭은 더욱 넓어졌고, 플랫폼들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스몰 브랜드의 성장으로 브랜드 시장의 판도가 달라지면서 패션 플랫폼사들의 역할도 단순 '중개'와 '유통'에서 '독창적인 브랜드'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

무신사에 입점한 락피쉬웨더웨어 화보(왼쪽)와 W컨셉에 입점한 반원 아틀리에(오른쪽). [사진=각 사]

실제 스몰 브랜드는 패션플랫폼에 입점해 높은 성장을 이루고 있다. 2020년 무신사에 입점한 캐주얼 브랜드 '코드그라피'의 올해 상반기 거래액은 전년 대비 200%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모던 분야 대표 브랜드 수아레(SUARE)는 올해 상반기 거래액이 전년 대비 400% 증가했으며,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무신사 스토어 내에서 락피쉬웨더웨어의 거래액은 700% 성장했다. 

W컨셉의 신규 입점 브랜드 중에서는 작년 11월 입점한 컨템포러리 브랜드 '더티스(THETIS)가 입점월 대비 지난 6월까지 매출이 20배 급증했다. 또 작년 12월 입점한 캐주얼 브랜드 코캔클(Cocancl)의 경우 입점 후 6월 매출이 268% 신장했다. 올해 2월 입점한 '시엔느(sienne)'도 입점 후 4개월 사이 매출이 40% 증가했다.
 
◆변화하는 패션 플랫폼의 역할... 단순 유통 넘어 '브랜드 육성' 박차
이러한 흐름에 따라 최근 패션플랫폼 업계는 영향력 있는 '스몰 브랜드' 모시기에 집중하고 있다. 신진 디자이너 육성, 셀러 지원 프로그램 등 다양한 정책과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단순히 유통의 역할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스몰 브랜드 판매자를 위한 브랜드 마케팅과 콘텐츠 기획, 영업, 물류, 고객관리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신생 브랜드 발굴과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1월, 패션 전문 투자사 무신사 파트너스의 '넥스트 패션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신진 디자이너 및 패션 브랜드 육성을 진행하고 있다. 최종 선발팀에게는 최대 3억원 규모의 투자금과 생산 대여금을 지원하고 마케팅 등의 도움도 제공한다.

무신사와 합병한 29CM도 입점 브랜드의 성장을 돕는 ‘브랜드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 29CM의 브랜드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한 62개 입점사의 지난 1~5월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200% 이상 성장했다.

특히 29CM가 지난달 진행한 브랜드 캠페인 기간을 포함해 프로그램 참여사의 1~5월 거래액은 전년 대비 평균 3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29CM는 브랜드 성장 효과에 힘입어 지원 카테고리를 패션에서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넓히고, 참여 업체 수도 3배 이상 확대했다.

서울스토어는 '브랜드 라이즈 프로그램'을 통해 개성 있는 디자인과 품질, 가격 경쟁력을 고루 갖춘 실력 있는 중소 규모 브랜드를 발굴하고 지원하고 있다. 스몰 브랜드들은 초기 마케팅이나 브랜딩 콘텐츠 기획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는데, 이러한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제품 라이프사이클 주기에 따라 다양하고 세분된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해 스몰 브랜드의 베스트셀러 만들기를 지원한다.

W컨셉은 서울시가 운영하는 하이서울쇼룸 소속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육성 지원에 2017년부터 동참하고 있다. 패션 화보 콘텐츠를 공개하고 관련 기획전을 준비하는 등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지원에 나서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커머스 채널의 성장과 가치소비를 즐기는 MZ세대 고객의 소비 특성이 맞물리면서 스몰 브랜드 시장이 성장했고 이제는 스몰 브랜드가 빅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며 "패션 플랫폼들도 단순히 유통만 하는 게 아니라 유망 스몰 브랜드를 발굴하고 전략적 파트너로서 성장을 지원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판매 외 브랜딩, 마케팅, 상품 기획 등 스몰 브랜드의 빅 브랜드로의 성장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역량이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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