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현장보고] 베트남 냐짱, '동남아의 나폴리'로 재도약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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냐짱(베트남)=김태언 특파원
입력 2022-07-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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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에서 바라본 나짱 만(Bay)의 모습[사진=아주경제 DB]


지난 8일, 냐짱 해안의 중심으로 불리는 세일링(Sailing) 클럽. 한낮 무더위에 해변에는 인적이 드물었지만, 클럽 내부에는 벌써부터 관광객들이 넘쳐났다. 클럽 카페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관광객들은 러시아인, 중국인, 현지 베트남인 그리고 한국인까지 다양했다. 이들은 냐짱 최고의 명소에서 탁 트인 냐짱 만(Bay)의 전경을 바라보며, 최고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었다. 

현장 인터뷰에 응한 전경훈씨(38)는 서울에서 4박 5일간의 자유여행 일정으로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그는 “같은 베트남 중부인 다낭은 가본 적이 있지만, 나트랑(냐짱)은 처음”이라며 “항공사의 신규 취항 특가편으로 저렴하게 왔다. 숙박비와 도시 물가도 베트남 다른 도시보다 싼 편이라 이번 여름휴가를 마음껏 즐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한국인에게 영어식 발음인 ‘나트랑’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냐짱(Nha Trang)은 베트남의 대표적인 해안 휴양도시다. 베트남 중남부 카인호아(khanh hoa)성의 성도인 냐짱은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베트남 최대 관광도시 다낭과 어깨를 견줄 만큼 소위 잘나가는 관광도시 중 하나였다. 당시 냐짱은 연인원 최대 300만명이 방문하면서 전성기를 구가했다. 2019년 베트남을 방문한 외국인이 1800만명이었던 점에 비춰보면 6명 중 1명이 이 도시를 방문한 셈이다.

특히 냐짱은 러시아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으로 유명한 도시다. 베트남 관광청에 따르면 지난 2019년에만 100만여 명의 러시아 관광객이 이곳을 찾았다. 현지에서 4년째 거주 중이라는 스베틀라나 로디나(35)씨는 코로나19 여파로 러시아인들이 많이 떠났지만 지금도 약 6000명의 러시아인들이 머무르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 “냐짱은 러시아와 유럽에선 ‘동양의 나폴리’로 유명하다”며 “모두가 이곳에 한번쯤 방문하길 고대한다”고 전했다.
 
◆냐짱 '2022 여름축제' 연이어 개막···한국 관광객 유치에 주력
 

세일링(Sailing) 클럽 등이 모여 있는 나짱 해변의 중심 지역[사진=아주경제 DB]


“고요한 냐짱만 앞에 웅장하게 펼쳐져 있는 크고 작은 여러 섬들은 고즈넉한 풍경을 연출합니다. 특히 6㎞에 이르는 냐짱 해변은 연중 맑은 날씨와 하얀 모래로 베트남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합니다.”

응우옌티레탄 카인호아성 관광청장은 8일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통해 냐짱의 매력을 이같이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광 상품과 서비스를 모두 갖춘 카인호아성은 오랫동안 국제 관광객에게 사랑을 받아왔다"며 “대부분의 관광지가 다시 문을 열었고 관광객 요구를 최대한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신제품과 할인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 정부는 관광 회복을 촉진하기 위해 대규모 축제와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 등 일련의 계획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들도 냐짱을 베트남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꼽으며 본격적으로 냐짱 띄우기에 나선 모습이다. 

시는 ‘2022 냐짱 여름 축제’를 오는 8월에 개최한다. 냐짱시 인민위원회가 주최하고 냐짱시 관광청이 후원한다. 시에 따르면 이번 축제는 ‘냐짱과 함께하는 감동’이라는 주제로 대규모 공연과 관광홍보부스 전시, 커피축제, 거리 포장마차, 노래부르기 대회, 사진 전시회 등 다양한 행사를 주요 관광거점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행사에는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도 초청을 받아 이곳을 방문했다.

무엇보다 냐짱시는 한국 관광객에게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그도 그럴 것이 냐짱을 가장 많이 방문했던 국가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출입국이 막힌 상황이고 중국도 코로나 봉쇄 정책으로 여전히 제한적인 관광정책을 펼치고 있다. 사실상 올해 냐짱을 관광 목적으로 방문하고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는 국가는 한국밖에 없는 형편이다. 

탄 관광청장은 “카인호아성은 올해 국내관광객을 포함해 120만명의 관광객을 맞이하고 4조동의 관광수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카인호아성 정부는 빠른 시일 내로 관광 붐을 조성하고자 한다”며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한국인들만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 다른 국가보다 한국인들이 냐짱을 많이 방문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STAY-7' 첫 한국계 호텔 개관···여행 업계 "연말 수요상승에 기대감 높아"
시 당국의 관광 활성화 의지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에는 냐짱 최초로 한국계 호텔브랜드도 들어섰다. 한국의 4성급 호텔 체인 브랜드인 ‘스테이세븐(STAY-7 Hotel & Suites)’은 냐짱시 락터(Loc Tho) 지구에 신규 호텔브랜드를 지난달 30일 개관했다고 밝혔다.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스테이세븐 호텔은 29층 건물 규모에 객실 수 203개에 달하는 4성급 호텔이다. 이번 개관 행사에는 냐짱시의 한국인에 대한 관심을 증명하듯 냐짱시 인민위원회 부위원장, 관광총국장 등 관련 주요 인사가 한데 모였다. 냐짱 최초의 한국계 호텔 브랜드 입점 배경에는 베트남 중견 그룹인 CHI가 스테이세븐을 도입하기 위해 제휴를 통한 전격적인 투자를 단행한 점이 컸다. 

서재명 CHI 그룹 리조트·관광 부문 총책임자이자 스테이세븐 냐짱 대표는 “다낭, 하노이 등에서는 한국계 호텔 진출이 활발했지만 냐짱에는 전무했다”며 “CHI 그룹은 냐짱 최초 한국 호텔을 통해 냐짱에 방문하는 한국인들을 위한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2의 냐짱 관광 붐을 일으키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재명 스테이세븐(Stat-7) 나짱 호텔 대표[사진=스테이세븐 제공]


최근 한국과 냐짱을 잇는 항공편의 탑승률도 대폭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서울 냐짱 지사에 따르면 인천과 냐짱 구간의 최근 탑승률은 80~90%다. 현재 냐짱에는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지사가 다시 개소했고 이어 대한항공, 아시아나 등 국적항공사도 곧 냐짱 노선 재취항을 목표로 지사를 개소할 예정이다.

현지 여행업계는 기대감이 크다. 무엇보다 지난 2년간 최악의 역대 실적을 기록한 현지 한인여행업계는 이제는 오랜 기다림의 끝에 반등만이 남았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반적으로 항공사 공급이 많아지면 관광 수요도 올라가게 된다. 현지 여행사들도 코로나19 당시에는 불과 몇 개만이 남았지만, 현재는 수십여 개의 여행사가 다시 영업을 시작했다.

2015년부터 냐짱 현지에서 여행사를 운영 중인 코리아트레블의 전수연 냐짱 사무소장은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난 8년 동안 냐짱 지점을 운영해왔다”며 “최근 입국자가 많아지면서 업계도 활기가 돌고 있다. 대부분 관광 시설들이 오픈했고 길거리를 나가보면 한국인들이 종종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올 연말에는 이 수요가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며 “개별관광객과 단체관광객 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카인호아성 '2040 마스터플랜' 발표···관광특구 지정, 각 구역 기능화 등 발전계획안 추진
냐짱 시는 하노이에서 남서쪽으로 1283㎞, 호찌민에서는 북서쪽으로 450㎞ 떨어져 있는 카인호아성에 위치했다. 베트남과 중국의 분쟁으로 유명한 스프래틀리 군도 역시 카인호아성의 행정구역이다. 스프래틀리 군도는 중국명으로 난사(南沙), 베트남명으로는 쯔엉사(TRƯỜNG SA) 군도로 불린다. 베트남 입장에선 최전방이자 주요 군사요충지가 카인호아성인 것이다.

통상 국경도시라고 하면 제약이 많을 것 같지만 베트남에선 국경도시만의 혜택이 많다. 바로 관광특구다. 관광특구가 되면 베트남 내 금지된 대형 카지노 등 각종 위락시설 설치가 용이해져 관광수익이 극대화된다. 또한 중앙정부 예산이 별도로 투입된다. 베트남 정부는 카인호아성 일대를 묶어 베트남 최초의 관광특구로 지정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카인호아성은 2040년 냐짱시 발전과 확장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냐짱시는 현재 면적인 2만5422헥타르(ha)에서 2만7802ha로 확장된다. 시의 각 구역은 지구의 상황에 맞게 14개 구역으로 나뉘어 기능적 세분에 맞춰 개발될 방침이다. 

응우옌딴투언 카인호아성 성장은 앞서 “올해는 냐짱이 마을에서 도시로 승격한 지 45주년이 되는 해라며 도시의 관광을 복원하고 발전시키는 가운데 도시의 개발과 통합 과정에서 전통문화 가치를 보존하고 촉진하기 위해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당국은 또 역내 성장률을 2030년까지 10%로 유지하며, 2040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 1만2000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인구 증감도 코로나19 여파로 정체에 있었지만, 현재 50만에서 2030년에는 65만, 2040년까지 80만까지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예산 수입의 80% 이상을 담당하는 관광 분야 활성화를 위해 대형리조트 건설 등 외국투자를 적극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냐짱시는 역내 발전의 주요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외국투자자에게 토지 인센티브, 투자장려 정책 등 일련의 계획을 구상 중이다.

응우옌시칸 냐짱시 인민위원회 위원장은 아주경제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시 확장 계획과 더불어 관광특구 지정 논의 등 다양한 호재는 카인호아성의 경쟁력을 한껏 높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면한 과제로 우선은 관광 재개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정부의 2045년 국가 마스터플랜에 따라 향후 냐짱시는 베트남 주요도시(10대도시)로 도약과 성장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짱시 중심지구 전경[사진=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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