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내 항공사, 영국행 운항 중단 위기…급유사 파업 등 유럽공항 혼란 극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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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2-07-1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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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항공사의 영국행 노선 운항이 차질을 빚고 있다. 영국 히스로 공항의 최대 급유사인 AFS 노조가 파업을 예고하면서 급유 문제가 전면에 부각됐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항공업계는 이번 사태가 유럽 노선 전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사태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 히스로 공항의 급유 연합체인 AFS(Aviation Fuel Services) 노조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급여 인상 요구가 무산되자 이달 21일부터 24일까지 부분 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해당 기간 히스로 공항에 착륙한 여객기는 급유가 어려워진다. 

AFS는 대한항공을 포함한 전 세계 70여 개 항공사에 급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대체 급유선 마련과 함께 파업 철회 가능성을 보고 있는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AFS가 아닌 미국 엑손모빌에 급유 서비스를 받으면서 악재를 비껴간 모습이다. 그럼에도 최근 히스로 공항이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어 돌발 변수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히스로 공항은 미국 애틀랜타 공항에 이어 세계에서 둘째로 이용객이 많다. 지난달부터 이용객이 폭증하면서 승객 수용이 한계치에 도달했다. 출국 대기시간이 2시간 이상 소요되고 있으며, 영국계 항공사들은 사전 안내 없이 운항을 취소하고 있다. 최근에는 공항 인력 부족으로 1만7000개 수하물이 제때 도착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이에 히스로 공항 측은 항공사들에게 추가 예약을 받지 말 것을 요청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인천~히스로 공항행은 매주 5회씩(월~금요일), 아시아나항공은 매주(월, 수, 토) 3회씩 각각 운항하고 있다.

문제는 이번 AFS 파업이 유럽 전역으로 전선을 넓힐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AFS는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을 비롯해 발레로 에너지, 토탈 에너지 등 굵직한 정유사들을 연계, 경우에 따라 타 공항으로 파업을 확장해나갈 수 있다. 여기에 유럽 각 공항마다 파업이 이뤄지고 있어 고객 불편이 극에 달할 것이라는 우려다.

앞서 프랑스 샤를 드골 공항에서는 직원들이 인플레이션 명목으로 요구한 임금 인상안이 결렬돼 파업이 벌어졌다. 파업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에 이어, 8~10일에는 추가 파업까지 진행됐다. 이로 인해 활주로 4개 중 2개가 폐쇄돼 항공편 결항이 속출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도 승객 폭증과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항공 결항과 지연이 빗발치는 중이다.

국내 항공업계는 여름 성수기에 벌어진 예상치 못한 상황에 비상이 걸린 모습이다. 장거리 항공의 지연을 최소화하려면 가급적 직항편을 이용하고, 부득이하게 연결 항공편을 이용한다면 최대한 여유 시간을 두는 것이 혼선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아울러 국내 공항도 이달부터 이용객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 혼선을 빚지 않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해외 공항의 혼란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인력 이탈 문제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면서 “다만 해외는 비슷한 선행사례가 많고 고용 탄력성이 높은 수준이라 사태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는 경직된 고용 관계로 인력 수급이 원활치 않을 수 있어 지금이라도 업계 차원의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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