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의 제왕' 시진핑, 핵심 이어 인민영수로 추앙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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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2-07-12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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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毛는 '위대한 영수'···習은 '인민의 영수'?

  • 최소 10년 장기집권···후계자 5년 후에나 등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아주경제 DB]

"총서기의 비범한 재능과 지략, 탁월한 식견, 영수의 풍모는 우리를 깊이 감응시킨다.” -차이치 베이징시 당서기

“시진핑 총서기의 숭고한 명망, 영수의 풍모, 탁월한 지혜, 인격적 매력은 우리의 소중한 정치적·정신적 재부(財富)이자, 우리가 각종 어려움을 이겨내고 새로운 역사적 위업을 이뤄낼 최대 저력이자 역량의 원천이다.” - 리훙중 톈진시 당서기

“시진핑 동지는 '인민영수의 인민 사랑, 인민영수의 인민애(愛)'의 생생한 모습이다.”- 류닝 광시좡족자치구 당서기 

“영수의 지도와 보살핌을 마음 깊이 새기자.” - 리시 광둥성 당서기 


올가을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32개 성·급 행정구의 지방 당대회가 막을 내렸다. 특히 각 지방 지도자들은 정치보고에서 시진핑(習近平) 주석을 ‘영수(領袖)’로 추대하며 과잉 충성 경쟁을 펼쳤다.

12일 홍콩 명보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오는 20차 당대회에서 3연임이 확실시되는 시진핑 주석이 ‘당 핵심', ‘군 최고 통솔자'에 이어 '영수' 칭호도 거머쥘 것으로 내다보며, 이는 사실상 '무관의 제왕(無冕之王)' 지위에 오르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毛는 '위대한 영수'···習은 '인민의 영수'
중국 공산당 역사에서 ‘영수’ 칭호를 받은 국가 지도자는 마오쩌둥(毛澤東)과 화궈펑(華國鋒)뿐이다. 마오와 화는 각각 '위대한 영수와 지도자', '영명한 영수'로 불렸다. 다만, 마오쩌둥과 달리 화궈펑이 영수로 불린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영수란 칭호는 덩샤오핑(鄧小平) 시대 들어 사라지고, 대신 핵심이란 칭호가 등장했다. 1989년 덩은 마오와 자신, 그리고 장쩌민(江澤民)을 각각 1~3세대 지도부 핵심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시 주석은 2016년 18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8기 6중전회) 때 당중앙 ‘핵심’이란 칭호를 얻었다. 

명보는 시 주석이 20차 당대회에서는 '신시대 인민 영수'라는 칭호를 얻을 것으로 전망하며 이를 뒷받침할 선전 문구는 '하나의 국가, 하나의 정당, 한 명의 영수가 지극히 중요하다'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천다오인 중국 정치학자는 명보를 통해 “당 핵심은 당내 칭호이고, 영수는 국가적 차원의 칭호”라며 “현재 당과 국가가 일체화된 상황에서 시 주석이 영수 칭호를 받으면 당과 국가의 위에 올라서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핵심과 영수는 ‘무관의 제왕’과 같다"며 "국가주석이나 총서기 같은 직책을 맡지 않아도 핵심과 영수로서 살아있는 한 영향력이 가장 크다는 것을 의미하며, 과거 덩샤오핑처럼 국가와 당 사무의 최후 결정권자임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인민 영수'라는 칭호가 중국 공산당 내 퍼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시 주석이 '세 번째 역사결의'를 채택시킨 지난해 19기 6중전회 이후다. 시진핑이 세 번째 역사결의를 채택한 것은 마오쩌둥, 덩샤오핑과 동급의 반열에 올랐다는 것을 의미했다.

당시 6중전회 공보에는 “시진핑의 당 중앙 핵심, 전당(全黨)의 핵심적 지위와 시진핑 사상의 지도적 지위를 확립한다”는 '두 개의 확립(兩個確立·양개확립)' 내용이 담겼고 이것이 '인민 영수' 칭호를 얻을 수 있는 기반이 됐다고 명보는 설명했다. 
 
최소 10년 장기집권···후계자는 5년 후에나 등장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이 확실시되는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지방 지도자들은 지방 당대회 정치보고에서 더 높은 자리에 오르기 위해  '영수의 풍모' 등과 같은 표현으로 시진핑 주석을 '찬양'했다. 

천강 싱가포르 국립대 동아시아연구소 소장조리는 명보를 통해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시 주석의 권력이 당에서 한층 더 강화되는 가운데, 이들 지방 지도자의 앞으로의 정치 생애는 시 주석과의 관계는 물론, 시 주석의 권력 강화를 지지하느냐와 연계돼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천다오인 역사학자는 "20차 당대회 때 시 주석이 마오의 반열까지 오르려면 종신제 폐지, 격대지정(隔代指定, 현 지도자가 한 대를 건너뛰어 차차기 지도자를 후계자로 지정해 육성), 집단지도 체제와 같은 덩샤오핑이 남긴 제약을 깨뜨려야 한다며, 이를 위해 당대회를 앞두고 적극적으로 분위기를 띄우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 당 선전계통의 한 관계자는 "18기 6중전회 당시 시 주석이 '핵심' 칭호를 얻기 전 지방관료들이 (칭호 사용에) 비교적 신중했던 것과 달리, 20차 당대회 후 '영수'의 존칭은 유행처럼 번질 것"이라며 "이는 당중앙이 개인 숭배를 고양하는 게 아닌, 국내외 정세 변화 속에서 당·정·민이 모두 공감대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인민 영수' 칭호로 '무관의 제왕' 자리까지 오른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은 앞으로 최소 10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천다오인은 "시 주석의 3연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20차 당대회 관문을 거쳐 앞으로 계속 집권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낙관적으로 본다면, 아마도 이르면 2027년 21차 당대회 때 후계자가 처음 등장해 2032년 22차 당대회 때 시 주석이 물러나고 후계자가 집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시 주석이 물러나도 당 핵심이자 국가 영수로서 과거 덩샤오핑처럼 당·국가 사무의 최후의 결정권을 가질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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