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 소리 나네"… 침체기 맞은 가구업계, '초프리미엄'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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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기자
입력 2022-06-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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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샘, 프리미엄 제품 강화 등 3대 상품개발 신전략 발표

  • 현대리바트, 죠르제띠 매장 열며 브랜드 고급화 전략 속도

  • 신세계까사, 프리미엄 전략 집중… 공격적인 투자 이어간다

  • 침대업계, 프리미엄 넘어 럭셔리 제품 선봬… 숙면 시장 공략

죠르제띠의 대표 제품인 '허그'와 '크롭' 등이 전시된 죠르제띠 무역센터점 전경 [사진=현대리바트] 

가구‧인테리어 업계가 초프리미엄 제품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증가한 가구‧인테리어 수요가 이제는 포화 상태에 이르렀지만,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다는 판단에서다.
 
한샘, 프리미엄 상품 강화에 역량 집중… “라인업 추가”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대중적인 이미지를 탈피해 프리미엄 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서울 마포구 상암 사옥에서 R&D데이를 열고 프리미엄 상품 강화를 골자로 한 3대 상품 개발 신(新)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샘은 홈 리모델링 부문과 홈퍼니싱 부문 모두 프리미엄 상품 강화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홈 리모델링 부문에서는 고객의 개성과 취향을 반영하기 위해 맞춤형 인테리어 라인을 강화한다.
 
홈퍼니싱 부문에서는 기존 중가 상품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프리미엄 상품 라인업을 추가로 구축하기로 했다. 한샘 측은 “프리미엄 소파나 초고가 매트리스 등 고급화 바람이 거센 최근 홈퍼니싱 업계의 트렌드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한샘디자인파크 논현점 도무스관 [사진=한샘]

지난 3월엔 서울 강남구 논현동 가구거리에 위치한 한샘 디자인파크 논현점을 재단장하며 한샘도무스관 면적을 확대하는 등 프리미엄 제품 전시를 강화했다. 한샘도무스는 한샘의 프리미엄 수입가구 유통 자회사로 독일 가구 브랜드 ‘코이노’, 이탈리아 소파 브랜드 ‘칼리아’ 등을 국내에 선보이고 있다.
 
한샘은 기존에 논현점 4층에 있던 181㎡(약 55평) 규모의 한샘도무스관을 8층에 396㎡(약 120평)의 전시 공간으로 확장했다. 또 ‘맞춤패브릭관’도 기존 115㎡(약 35평) 규모에서 198㎡(약 60평)로 확장해 다양한 프리미엄 블라인드를 전시한 ‘수입블라인드존’으로 구성했다.
 
현대리바트, ‘죠르제띠’ 플래그십 매장 열어… “프리미엄 영업망 확대”
현대리바트도 최근 논현동 가구거리에 이탈리아 하이엔드 가구 브랜드 ‘죠르제띠’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죠르제띠는 1898년 이탈리아에서 설립된 123년 전통의 ‘위버 럭셔리(uber luxury‧초고가 명품)’ 가구 브랜드다.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8월 죠르제띠를 국내에 선보인 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판교점에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번에 문을 여는 죠르제띠 플래그십 스토어는 현대리바트가 선보이는 세 번째 매장으로, 700㎡(약 211평) 면적에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총 3층 규모로 마련됐다.
 
현대리바트는 새 매장을 열면서 죠르제띠 가구 품목 수와 라인업을 대폭 확대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탈리아 현지에서 선보인 2022년 신제품 20여종을 비롯해 ‘워크인클로젯(WIC·걸어서 들어갈 수 있는 옷장)’, ‘아일랜드 주방’ 등 시스템 가구를 새롭게 선보였다. 총 품목 수는 기존 쇼룸과 비교해 50여종에서 90여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대표 제품은 자유로운 곡선 구조를 강조한 패브릭 소파 ‘베스퍼(3800만원대)’, 원기둥 형태의 원목 가구 내부에 수납공간을 빌트인 구조로 설계한 캐비닛 ‘하우디니(1억4000만원대)’, 원형 디자인의 식탁 ‘엔소(5000만원대)’ 등이다.
 
현대리바트가 하이엔드 수입 가구 플래그십 스토어를 선보이기로 한 건 지난해부터 전개 중인 브랜드 고급화 전략의 일환이다.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영국 건축 및 실내 디자인 전문기업 ‘에이브 로저스 디자인’과 손잡고 자체 개발한 색상 매뉴얼인 ‘리바트 컬러 팔레트’를 적용한 가구를 연이어 선보이며 브랜드 고급화에 힘을 쏟고 있다.
 
프리미엄 영업망도 확대하는 추세다. 지난해 현대백화점 킨텍스점과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동부산점 등 백화점과 프리미엄아울렛을 중심으로 총 9개의 신규 매장을 열었다. 올해 하반기에도 현대백화점 천호점 등에 토털 인테리어 매장인 ‘리바트 토탈’과 ‘윌리엄스 소노마’, ‘웨스트 엘름’ 등 홈퍼니싱 브랜드 매장 6개를 추가로 연다는 계획이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연내 해외 디자이너와 협업해 국내에서 보기 힘들었던 독창적인 디자인의 가구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디자인을 강조한 현대리바트만의 차별화된 프리미엄 가구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 가구 업계 트렌드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세계까사, 고급화 전략으로 흑자전환 성공… “프리미엄 시장 선도”
신세계까사도 2018년 3월 신세계그룹의 품에 안긴 뒤 공격적인 투자를 기반으로 고급화 전략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 패브릭 모듈형 소파 ‘캄포 시리즈’를 비롯해 해외 프리미엄 컬렉션을 선보이는 ‘까사미아 셀렉트’를 앞세워 프리미엄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까사는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배경에도 프리미엄 중심의 상품 경쟁력 강화 전략이 크게 작용했다고 보고, 이 같은 전략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글로벌 아티스트, 디자이너 등과 컬래버레이션을 확장해 프리미엄 리빙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다.
 
수천만원대 초고가 매트리스 잘 팔리네… 침대업계, 숙면에 투자 집중

씰리침대가 지난 4월 선보인 최상위 하이엔드 컬렉션 ‘헤인즈’ [사진=씰리침대]

침대업계에서도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수면의 질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수면시장 규모는 2011년 약 4800억원에서 지난해 3조원대로 급성장했다. 이 중 매트리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1조5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며, 올해 1조8000억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실제 프리미엄 매트리스는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에이스침대의 프리미엄 라인 ‘에이스 헤리츠’는 올해 1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다. 최상위 모델인 에이스 헤리츠 블랙의 경우 매트리스 가격만 2000만원에 달하지만,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계속해서 늘고 있는 것이다. 
 
시몬스 침대는 700만원이 넘는 프리미엄 매트리스 판매액이 연매출의 3분의2를 차지한다. 최상위 모델 가격이 3500만원대에 달하는 ‘뷰티레스트 블랙’은 월 평균 200개씩 판매되고 있다.
 
씰리침대도 프리미엄 매트리스 ‘엑스퀴짓’ 라인을 한 달에 80~100개가량 판매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프리미엄을 넘어 럭셔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최상위 하이엔드 컬렉션 ‘헤인즈’를 출시했다. 헤인즈는 매트리스만 2250만원이며 전체 구성 포함 시 최대 6000만원에 육박한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프리미엄 제품군의 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구·인테리어 수요가 줄어든 것은 물론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인상 등으로 업계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업체들은 부가가치가 높은 프리미엄 제품군 비중을 늘리면서 수익성 제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집 안에서 지내는 시간이 줄다 보니 가구‧인테리어 수요가 주춤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더 좋은 소재와 품질을 갖춘 제품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기 때문에 앞으로 해외 수입 가구를 비롯한 프리미엄 제품 구색이 다양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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