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병 주고 컵 주고"…편의점 사장이 성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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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기자
입력 2022-06-23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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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회용 컵 반납처에 편의점 추가 움직임…업주들 반발

  • "카페서 구매한 컵을 왜 편의점이 받느냐" 불만↑

  • 환경부 "오는 12월 일회용 컵 보증금제 반드시 시행"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일회용 컵 보증금제'를 오는 12월 시행하겠다고 약속한 가운데, 일회용 컵 반납처에 편의점을 추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편의점주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이미 편의점이 맡고 있는 공병 회수도 부담인 상황에서 편의점에 컵 회수마저 더해진다면 문제가 뒤따를 수밖에 없단 입장이다. 편의점주들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할 경우 집단 행동도 불사하겠다고 엄포를 했다.

23일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따르면 오는 12월 일회용 컵 보증금제 시행을 앞두고 일회용 컵 반환 장소에 편의점이 포함될 수 있단 가능성이 나오자 점주들이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먼저 일회용 컵 보증금제가 시행되면 카페 등에서 일회용 컵에 음료를 받을 때 음료 값과 함께 보증금 300원을 추가로 결제해야 한다. 이후 컵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이때 일회용 컵 수거 장소가 카페에만 한정될 경우 수거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해 정부는 일부를 편의점이 대신 수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편의점주들은 편의점이 재활용 수거장이냐며 반발했다.

'아프니까 사장이다'의 한 회원은 "커피 전문점에서 구매한 컵을 왜 편의점주가 받아야 하느냐. 현재 공병 회수도 번거롭다. 편의점이 무슨 쓰레기 처리장이냐"며 비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국 편의점 직원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 '전국 편의점 알바생 모임'에서도 일회용 컵 반납처에 편의점이 추가된 것을 두고 '탁상행정'이라고 쓴소리했다. 한 회원은 "실제로 정책이 시행되면 공병 수거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일거리가 늘어날 것"이라며 "(보증금을 받기 위해) 길거리에 있는 일회용 컵을 주워 가져오는 사람들도 많아져 가뜩이나 할 일이 태산인 편의점에 업무를 가중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협의회)도 정부 방침을 두고 꼼수라고 꼬집었다. 국내 4개 편의점 브랜드 점주들이 모인 협의회는 최근 보도자료에서 "일회용 커피 컵 수거처로 편의점을 포함하겠다는 환경부 방침을 강력히 규탄한다. 점포 환경이나 편의점주 입장과 고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결정이자 전형적인 땜질식 처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환경부가 2년여 동안 추진한 허점투성이 컵 보증금제가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 대상으로 시행하려다 반발에 부딪히자 꼼수를 내놓은 것"이라며 "공병 회수에 이어 일회용 컵까지 수거하게 된다면 편의점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편의점네트워크와 소속 점주들도 반대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편의점에) 일회용 컵 반환이란 업무까지 추가되면 편의점 운영에 극심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 자명하다"고 했다. 편의점네트워크는 “환경부는 편의점을 컵 반납처로 포함하는 안을 즉각 폐기하라”며 “편의점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지난 15일 첫 기자 간담회에서 "12월 2일에는 일회용 컵 보증금제를 분명히 시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사진=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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