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외식 프랜차이즈들 줄줄이 매물로...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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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라다 기자
입력 2022-06-1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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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킹 매장 전경. [사진=버거킹 홈페이지]

한때 잘나가던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줄줄이 매물로 나와 관심을 모은다. 지난해 버거킹이 매물로 나온 이후 올해 한국맥도날드, KFC, 맘스터치까지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이탈리안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유명한 매드포갈릭도 올 하반기 매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여파로 인해 올 하반기를 매각 적기로 보고 매각 준비를 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때 잘나가던 외식 프랜차이즈, 잇달아 매각 작업 착수

1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버거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인수합병(M&A)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버거 프랜차이즈 가운데 처음으로 M&A 시장에 매물로 등장한 것은 버거킹이다. 지난해 말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는 한국 버거킹과 일본 버거킹 매각을 결정하고 파트너 물색에 나섰다. 

한국버거킹은 글로벌 증권사 골드만삭스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지난 3월 10일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매각 희망가는 약 1조원에 이른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매각가를 놓고 이견을 보이는 탓이다. 시장에선 한국 버거킹 매각가를 6000억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버거킹 거래 성사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버거킹이 팔리면 나머지 매물들도 매각될 수 있다는 일종의 시그널로 인식되고 있어서다. 

최근 한국맥도날드도 매물로 나왔다. 한국맥도날드 지분 100%를 갖고 있는 맥도날드 미국 본사는 최근 미래에셋증권을 자문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매각 관련한 자문은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맥도날드 매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한국맥도날드가 매물로 나온 것은 2016년 이후 6년 만이다. 당시 한국맥도날드 매각과 관련해 매일유업과 칼라일 컨소시엄이 막판 협상을 벌였지만 가격 문제로 거래가 끝내 무산된 바 있다. 미국 본사는 5000억원을 희망했지만 매수자들은 3000억원대를 제시했다. 끝내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거래는 성사되지 못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맥도날드 본사는 한국에서 브랜드를 성장시킬 전략적 파트너를 찾고 있다"며 "한국맥도날드는 외부 전문 기관과 협력해 지분 인수, 매각 등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KFC와 맘스터치도 새 주인 찾기에 나섰다. KG그룹은 지난 3월 KFC 매각을 결정하고 매각 주관사로 삼정KPMG를 선정한 상태다. 이는 2017년 초 글로벌 사모펀드 시티벤처캐피털파트너스(CVC)로부터 SRS코리아 지분 100%를 약 500억원에 인수한 지 5년 만이다.  

자진 상폐를 결정한 맘스터치도 매각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지난달 31일 코스닥시장에서 상장폐지된 맘스터치는 현재 매각 시점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꼽는 'M&A 대어' 버거킹이 6개월째 매각이 성사되지 않는 상황인 점을 감안해 급하게 매각 절차를 밟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올 하반기쯤 매각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햄버거업체 외에도 올 하반기에는 외식업체인 매드포갈릭이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어펄마캐피탈은 2014년 매드포갈릭 운영사인 엠에프지코리아 지분 71.42%를 500억원에 사들인 바 있다. 아직 공식적인 매각 절차에 돌입하지는 않았지만 매각 개시가 임박한 분위기다. 특히 일부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매드포갈릭에 관심을 갖고 투자자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매드포갈릭 매장 모습. [사진=매드포갈릭 홈페이지]


◆리오프닝에 '매각 적기' 판단...코로나19에 쪼그라든 외형·수익 악화도 영향

이처럼 브랜드만 대면 알 만한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잇달아 매각에 나선 것은 올 하반기를 '매각 적기'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일상회복이 본격화하면서 하반기부터는 실적 개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영업에 타격을 받았지만, 참고 버텨온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지난달부터 사람들의 야외활동이 늘면서 외식 시장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매출이 올라와야 좋은 가격에 팔 수 있는데, 그 시기를 하반기로 보고 M&A 시장이 활기를 띠는 것"이라고 봤다.

실제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식 프랜차이즈 매장을 찾는 고객 발길이 뜸해지자 가맹점 수도 타격을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한국맥도날드의 2020년 전국 가맹점 수는 403개로, 2018년(410개), 2019년(407개)에 비해 감소했다. 이익도 꾸준히 줄어 한국맥도날드는 2019년부터 3년 연속 영업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2019년에 440억원 적자를 기록한 이후 2020년 483억원, 지난해 278억원의 손실을 냈다. 

KFC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전국 가맹점 규모는 2018년 193개에서 2020년 188개로 내려앉았다. 올해 1월 3일엔 KFC의 국내 1호점이 문을 닫았다. 한국에 진출한 지 38년 만이다. 문을 닫은 이유는 2년여간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매출 하락과 오래된 매장에 대한 리모델링 비용 증가 등으로 알려졌다. 수익성도 나빠졌다. 지난해 KFC는 2099억원의 매출과 4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부채비율이 6600% 넘으며 재무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누적된 결손금으로 인해 부분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한국버거킹의 경우 영업이익이 2018년 81억원에서 2019년 181억원으로 대폭 증가했지만, 코로나19가 국내에 상륙한 2020년에는 82억원으로 전년 대비 99억원이나 급감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인 56.7% 떨어진 수준이다. 

반면 맘스터치 매각 이유는 앞선 매물들과는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맘스터치의 전국 매장 규모는 1352개로 최근 롯데리아(1330개)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010억원, 395억원에 이르는 등 실적 상승을 이뤄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난해 전국 가맹점 연평균 매출이 전년 대비 5.5% 감소한 것과도 대조를 이뤘다. 

이에 따라 맘스터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케이엘파트너스가 투자금 회수에 나서기 위해 재매각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반적으로 사모펀드는 기업 인수 후 3~5년 사이 재매각을 통해 엑시트(exit)하는 경향이 짙다. 케이엘파트너스는 2019년 맘스터치의 지분 56.8%를 인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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