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스태그플레이션 확률 낮아…민간 소비 회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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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
입력 2022-06-0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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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중국 봉쇄 영향…수출 증가세 둔화 전망

  • 국내 물가 상당 기간 목표 수준 상회할 듯

박종석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2년 6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한국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최근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하면서 대면 영업과 서비스 소비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으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 봉쇄 조치 등으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당분간 통화정책 초점을 물가 안정에 맞추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9일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관련 기자 설명회에서 "국내 경제 상황으로 봤을 때 베이스(기본) 시나리오상 스태그플레이션 확률은 낮다고 생각한다"면서 "민간 소비가 빠르게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부총재보는 "2분기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크게 완화되면서 대면 서비스 소비 등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며 "수출은 둔화하겠지만 민간소비는 한은 예상보다 좀 더 견조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은은 미국 정책금리(기준금리) 빅 스텝(한꺼번에 0.5%포인트 인상) 등으로 한국에서 자본이 대규모로 유출될 가능성도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자본 유출입은 대외 금리차 영향도 받지만 무엇보다 대외 건전성이나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며 "소비 회복세와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는 등 한국 펀더멘털을 고려했을 때 급격한 자본 유출 가능성이 크다고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빅 스텝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지만 현재 생각으로는 0.25%포인트씩 올리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 작지만 수출 증가세 둔화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길어지고, 중국 봉쇄 조치가 더해져 생산과 수출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가 이어지면서 국제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글로벌 공급 차질이 지속되는 데다 유럽연합(EU) 지역 내수 둔화와 자동차 생산 차질로 자동차 부품·배터리 등 수출 감소도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따른 40여 개 도시에 대한 전면·부분 봉쇄로 인한 대(對)중국 수출에 상당히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주택시장과 관련해 높은 대출금리, 주택 가격에 대한 고평가 인식 등이 향후 주택 가격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반대로 건설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신규 분양 지연 등으로 주택 공급이 부족할 가능성은 잠재적 불안 요인으로 거론됐다.

박 부총재보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지만 국내 경제가 회복세를 이어가고 물가가 상당 기간 목표 수준(2%)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분간 물가에 보다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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