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도 아닌데? '오픈런' 부른 팝업스토어...유통街, 너도나도 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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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라다 기자
입력 2022-06-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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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24, 검은사막, 머스트잇 팝업스토어 [사진=이마트24]

최근 팝업스토어(Pop-Up Store, 임시 매장)가 유통업계에서 다시 각광받고 있다. GS25가 지난달 말 부산에 문을 연 팝업스토어 '지에스 원'(GS WON)의 경우 명품에서나 볼 법한 '오픈런' 현상까지 빚어졌을 정도다. 일상 회복이 본격화되면서 나들이가 활발해지자 유통 관련 업체들이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리오프닝 기대감에 곳곳서 팝업스토어

6일 팝업스토어 중개 플랫폼인 스위트스팟에 따르면 지난달 팝업스토어 진행 건수는 131건을 기록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020년 5월(59건)과 비교하면 무려 122%나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뚜렷했던 지난해 경우엔 새롭게 팝업스토어를 연 곳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지만, 올해는 사뭇 다르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현격히 줄었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유통업체들의 팝업스토어 개장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GS25와 롯데백화점이다. 일명 '박재범 소주'로 불리는 원소주 팝업스토어를 연 GS25는 예상보다 뜨거운 고객 반응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GS25는 지난달 31일 부산에 '지에스 원' 팝업스토어를 열었는데, 오픈 첫날부터 준비된 수량(3000병)이 모두 소진됐다. 이른 새벽부터 줄 선 고개들로 팝업스토어 앞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지난 3일까지 4일 연속으로 매진된 원소주는 부산 팝업스토어에서만 총 1만2000병이 팔려 나갔다. 전체 판매량(2만1000병)의 절반이 넘는 57%에 해당된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GS25가 준비한 수량이 완판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 원소주 팝업스토어 '지에스 원' 오픈 전 고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GS25]

롯데백화점도 팝업스토어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통칭) 모시기'에 발 벗고 나섰다. 롯데백화점이 지난달 31일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연 '시시호시' 팝업스토어에는 1만여 명이 몰렸다. 시시호시는 롯데백화점이 운영하는 토털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브랜드다. 작년 한해 매출의 절반이 2030세대에서 나올 정도로 젊은 고객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번 팝업에는 비주얼 아티스트로 유명한 작가 사키(SAKI)가 참여해 젊은 고객들의 발길을 끌어당기고 있다. 특히 사키와의 협업을 통해 캡슐커피, 잼, 등 푸드 20종을 포함해 글라스, 법랑 등 키친웨어 15종, 티셔츠, 에코백, 문구류 등 패션 19종 등 총 52종의 상품을 선보였다. 롯데백화점 측은 "행사에 판매 중인 일부 상품은 이미 준비한 초기 물량이 동날 정도로 예약 구매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고 전했다. 

이마트24도 가세했다. 이마트24는 이달 말까지 팝업스토어 '24BLACK’을 운영한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MMORPG(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인 ‘검은사막’, 명품 플랫폼 업체인 ‘머스트잇’과 손잡고 이마트24 삼청동점에 문을 열었다. 오프라인에서 접할 수 없는 온라인 게임회사와 온라인 플랫폼 업체와의 협업이라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다. 매장 외관도 명품 매장 콘셉트로 꾸며 차별화했다. 이마트24 간판 대신 '24BLACK'이란 팝업스토어 이름을 내걸었다. 가성비 상품을 파는 편의점 이미지에서 탈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매장 전면에는 흑백 사진에 모델이 들고 있는 상품만 컬러로 포인트를 준 럭셔리 패션화보를 배치하는 한편, 여기에 화려한 조명을 더해 '명품 매장'을 연상케 했다. 매장 2층에는 실제 명품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명품 아이템이 직접 전시돼 있으며, 매장 내 판매점원들은 흰 장갑을 끼고 안내하는 등 명품 매장 분위기를 그대로 살렸다. 전시돼 있는 명품 아이템은 매장 내 설치돼 있는 QR코드를 통해 연결된 머스트잇 사이트에서 구매도 가능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상 회복이 본격화되고 날씨가 좋아지면서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을 찾기 시작했다"며 "팝업스토어는 오프라인에서 소비자 접점을 넓혀 가려는 의도가 있다. 젊은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소구점이 분명히 있고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경험을 SNS를 통해 온라인으로 퍼뜨리는 선순환이 일어나기 때문에 지금 시점이 딱 적기"라고 말했다.

◆억눌린 소비 폭발에 백화점 등 유통업계 실적 기대감 '쑥'

주요 유통업체의 올해 2분기(4~6월) 실적이 1분기보다 더 좋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상 회복 분위기를 타고 그간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폭발하면서 백화점 등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올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603억원에 이른다. 전년 대비 무려 7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매출액은 3조9938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백화점 화장품 매장 전경 [사진=현대백화점]]

실적 호조에 대한 기대감은 신세계와 현대백화점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신세계는 매출 1조7705억원, 영업이익 1247억원으로 각각 26.9%, 29.6% 증가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백화점 매출은 13.9% 증가한 9835억원, 영업이익은 11.8% 늘어난 69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지난달 중순 증권사들이 예측한 신세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158억원, 현대백화점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645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리오프닝이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장밋빛 전망은 외부 활동 재개로 인해 지난 2년간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폭발할 수 있다는 예상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2분기 소비심리는 대면 채널 중심으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앞서 대한상공회의소가 내놓은 '올해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에 따르면 백화점 지수는 111로 전 분기 102에 비해 9포인트 상승하면서 5개 유통업태 중 유일하게 기준치인 100을 넘었다. 슈퍼마켓(99), 대형마트(97) 등도 각각 지난 분기 대비 17포인트, 9포인트 상승했다. 거리두기 완화로 소비심리가 개선되면서 소매업 경기가 본격적으로 정상화할 것이라는 의미다. 반면 지난해 1분기부터 기준치(100)를 상회해오던 온라인쇼핑(96)은 기대감이 한풀 꺾였다.

백화점 관계자는 "2분기에는 본격적인 여름 휴가를 앞두고 수영복이나 선글라스, 캐리어 등 여행 관련 상품군 수요도 증가해 전체 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5월 한 달간 수영복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175.6%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행용 가방은 70.7%, 선글라스는 119.5% 매출이 늘었다. 패션의류 판매도 호조를 보이면서 5월 한 달간 여성 패션(28.8%), 남성 패션(31.1%), 영 패션(38.8%) 모두 매출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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