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한국 여행 기다렸다"...日, 비자 '오픈런' 신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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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미 기자
입력 2022-06-0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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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일 대사관 1일 단기비자 발급 재개

  • 전날밤부터 장사진, 하루 200명 제한

  • 국내서도 "관계개선, 관광활성" 반색

지난 6월 1일 일본 도쿄 소재 주일 한국대사관 영사부 앞에서 한국 여행을 위한 비자(사증)를 신청하려는 일본인들이 기다리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주일 한국대사관이 지난 1일 한국행 단기 방문비자 발급을 재개하면서, 한국 관광 업계에 청신호가 켜졌다.
 
일본 TBS 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일 도쿄도 미나토구에 위치한 주일 한국대사관 영사부는 한국 관광비자를 받기 위한 이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대기자들은 전날 저녁부터 바닥에 시트를 깔고 기다렸고, 스마트폰을 만지면서 밤새 각자의 시간을 보냈다. 줄은 점점 길어져 다음날 오전 9시쯤에는 이미 400여명이 늘어서 있었다.
 
신청자가 몰리자 영사부는 접수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 번호표를 배부하고 나머지 사람은 다음에 신청하도록 안내하고 돌려보냈다. 비자 신청서를 내지 못한 시민 중 일부는 다음날 제출을 위해 영사부 인근 인도에서부터 긴 줄을 지어 밤샘 대기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한국 방문을 희망하는 일본 시민은 대체로 한국에 가족, 연인이 있거나 한류 콘텐츠 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성은 “한국에 애인이 있는데 8월에 군대에 간다. 그전에 만나려고 한다”고 전했다. 한 남자 대학생은 “만난 지 1년쯤 된 여자친구를 보러 가야 한다”며 설레는 모습을 보였다.
 
한 여고생은 “K팝 아이돌이 되고 싶어 한국에 유학 간다”며 “이 기회를 헛되이 보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진심으로 하려고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대기자 중 한 명은 트위터에 “부천 판타스틱 국제영화제에 가려고 줄을 서고 있다”며 긴 행렬의 사진을 인증하기도 했다.
 
이날 한국 비자 접수는 일본 야후재팬, 트위터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단연 화제였다. 한국 대사관은 트위터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랭크됐으며, 대사관 인근의 인파 상황을 실시간 중계하는 트윗이 이어졌다. “비자 신청을 위한 철야조 등장”, “대단한 행렬이다”, “오전 6시에 도착했지만 번호표가 100번이었다” 등의 글을 게재하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대사관 영사부는 아침에 문을 열었지만, 워낙 많은 사람이 몰려서인지 현장에서 비자 신청자 수를 200명으로 제한했다.
 
배경택 도쿄 총영사는 “코로나19 확산 전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이 연간 300만명이다. 과거에는 무비자라 이런 수요를 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보니 일일 비자 신청 건수에 제한을 둘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대사관 측은 현재 8명인 비자 담당 인력을 다음주 더 늘리겠다는 계획이지만 비자 발급까지 최소 3주에서 4주가량 걸릴 것이라고 했다.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일본인들의 한국 비자 발급 오픈런을 반기는 분위기다. 누리꾼들은 “이 기회에 한·일 관계가 개선되었으면 좋겠네요”, “한국에 오고 싶어 줄까지 서서 비자를 받는다니 기분이 좋네요”, “와서 돈 쓴다는데 얼마든지 환영입니다” 등과 같은 글을 적었다.
 
한편 일본은 지난 2001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은 해외 여행지 1위였다. 코로나19 직전까지 한 해 700만명가량이 일본 여행을 떠났다. 일본에서도 연간 300만명 정도가 한국을 찾았다.

하지만 일본이 2019년 한국의 강제 동원 노동자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반도체 소재 수출을 규제하며 ‘노재팬’ 열풍이 불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까지 확산하며 관광 교류가 완전히 중단됐다.
 
일본 정부는 2020년 3월 한국인에 대해 적용했던 90일 이내 무비자 입국 제도를 중단했고, 우리 정부 역시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일본인의 무비자 입국을 금지했다. 현재도 관광비자가 재개됐을 뿐 무비자 입국은 불가능한 상태다.
 

[그래픽=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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