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로 밀려난 세입자] "전세는 쌀 줄 알았는데"…월세화도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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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2-05-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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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아파트 매매·전세·월세 매물이 나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지역 매매·전세가격 상승세는 전세의 월세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지난해 말 정부의 대출 규제와 올해 초 기준금리 인상으로 전세대출 이자까지 오르면서 월세화 속도는 비약적으로 빨라졌다. 

2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 지역 아파트 전월세 거래건수 전체(7만9993건) 중 월세를 낀 거래(3만1008건)는 38%를 기록했다. 특히 같은 기간 전세보증금을 일부 월세로 돌린 준전세(보증금이 월세 240개월치 초과)는 월세 거래 유형 중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 기간 준전세 거래건수는 2만9918건으로 전체 전월세와 월세 거래에서 각각 37.4%와 96.5%를 차지했다.  

이를 이전 연도와 비교했을 때 준전세 비중이 비약적으로 늘어난 것도 확인할 수 있다. 2020년과 2021년 1~5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건수는 각각 7만9688건과 8만400건으로 올해 같은 기간과 크게 변화가 없다. 하지만 각각 월세 비중은 29.5%(2만3715건)에서 35%(2만7884건)로, 준전세 비중은 11.40%(9161건)에서 16.46%(1만3113건)로 늘었다.

이러한 추세는 빌라로 통칭되는 다세대주택과 연립주택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올해 1~5월 이들 주택 전월세 거래(4만5901건) 중 준전세 비중(10.10%, 4626건) 역시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 2020년과 2021년 1~5월 준전세 비중은 각각 6.43%(4만8329건 중 3110건)와 7.70%(4만8098건 중 3687건) 수준이었다. 

이와 관련해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2020~2021년 저금리 상황에선 목돈을 갖고도 수익을 내기 어려웠기에 임대인이 월세를 선호하는 측면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최근에는 임차인 입장에서 전세대출 금리 부담이 커지면서 은행에 이자를 주나 임대인에게 월세를 주나 비슷한 상황이 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윤 연구원은 이어 "이렇듯 전세 제도가 과거의 제도 자체를 유지하기 어려워진 상황이 돼가기에 중장기적으론 월세와 전세 비중이 60대40 수준으로 변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직방 역시 올해 1~4월 서울 주택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이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직방이 이 기간 등기소와 주민센터에서 확정일자를 받은 29만1858건에대한 계약 유형을 분석한 결과 월세와 전세 비중은 각각 54%와 46% 수준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각각 41%와 59%였던 월세와 전세 비중이 급격하게 역전된 것이다. 

실제 KB부동산 월간 주택시장동향에서도 서울 지역 KB월세지수(2019년 1월=100)는 2020년 8월 100.4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후 올해 4월까지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2월(110.7)에는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110을 넘었고 지난 4월에는 111.8까지 치솟은 상태다. 과거 매매지수나 전세지수에 비해 거의 변동이 없던 월세지수 특성을 감안했을 때 이례적인 추세다. 

이는 지난 2년간 서울 전셋값 상승세와도 연관이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월세화가 가속된 기간인 2020년 초(2019년 12월 30일 기준)부터 최근(올해 5월 16일)까지 서울 아파트 전셋값 누적 상승률은 9.75%로 10%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서초구는 14.31%나 올랐으며 강남 4구 평균 역시 12.75%에 달한다. 지난해 초(2020년 12월 28일)부터 따져봤을 때도 서울 아파트 전셋값 누적 상승률은 5.05%, 서초구와 강남 4구는 각각 7.01%와 5.59% 수준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 실장은 "올해 하반기에도 신규 입주 아파트 물량이 거의 없는 등 여전히 전세 공급량이 부족해 전셋값 불안 조짐이 있기 때문에 전세의 월세화 현상은 꾸준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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