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LP들①] 운용자산 '1000조' 앞둔 '맏형' 국민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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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호 기자
입력 2022-05-1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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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아주경제]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가 세계 10위권으로 커진 가운데 한국 투자업계의 성장도 눈부시다. 기업공개(IPO), 기업인수합병(M&A), 사모펀드 등 투자 관련 용어들이 이제는 낯설지 않은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은 국경을 가리지 않고 예전보다 훨씬 더 활발한 투자 활동을 벌이고 있다.

자연스럽게 투자업계를 이끄는 주요 플레이어들의 행보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막대한 자금을 굴리면서 투자업계를 주도하고 있다. 이 중 많게는 수백조원의 자금을 운용하면서 투자금을 출자하는 주체들을 업계에서는 LP(Limited Partner)라고 지칭한다. 국민연금 같은 연기금 및 공제회, 우정사업본부 같은 기관들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국내외 투자자산들에 직접 투자하기도 하지만 운용 보수를 지급하고 다른 투자기관에 자금을 위탁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처럼 LP들로부터 투자금을 출자 받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나 사모펀드들은 GP(General Partner)라고 부른다. 

아주경제신문은 이 중 투자업계의 큰손들인 국내 연기금과 공제회 등 주요 LP들을 10회에 걸쳐 소개하는 연재 기획을 마련했다. 이들에 대한 주요 정보 및 최근 투자활동 그리고 투자부문을 진두지휘하는 최고투자책임자(CIO)들과 관련된 콘텐츠가 제공된다. 편집자 주>

지난 1986년 국민의 생활 안정과 복지 증진에 이바지한다는 목적의 국민연금법이 공포된 뒤 이듬해인 1987년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설립됐다. 그리고 1999년 기금운용본부가 설치되면서 국민연금은 본격적인 투자 활동에 돌입한다. 2007년엔 정식 명칭이 `국민연금공단'으로 바뀌었으며 어느덧 자산운용 규모로 세계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기관투자자로 성장했다.

국민연금은 최근 역대 최고 수준의 수익률을 거두며 적립금 1000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설립 이후 꾸준히 기금 규모는 증가했는데 2010년대 이후 성장 속도는 더욱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약 348조원이던 적립금 규모는 2015년 512조원, 지난해 말 기준 948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미국의 국부펀드 및 연기금 분석기관인 글로벌 SWF(Global SWF)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의 자산 규모는 약 7760억 달러로 주요 연기금 가운데 일본 공적연금(GPIF)에 이은 세계 2위에 해당한다. 올해 들어 수익률 저하로 기금 규모가 소폭 감소했으나 여전히 미국 연방퇴직저축투자이사회(FRTIB)에 이어 3위에 자리잡고 있다. 

◇기금 고갈 대비해 적극적 운용전략 모색··· 해외·대체 늘린다 

이 같은 투자 성과에도 국민연금은 `기금 고갈'이라는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인구구조상 장기적으로는 기금 고갈이 예상되는 만큼 국민연금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사회적·정치적 논의들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기금운용본부 역시 이에 따라 이전보다 적극적인 운용전략을 모색 중이다. 정부는 국민연금 자산이 오는 2041년까지 증가한 뒤 서서히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특히 증가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향후 10년간 최대한 수익률을 높여 적립금을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기금운용본부도 내부 운용역량 강화와 해외 운용사와의 협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8년 안효준 기금운용본부장(CIO) 취임 이후 대체투자 역량 강화를 위해 대체투자실과 해외대체실을 부동산·인프라·사모 및 벤처 등 각 자산군별로 개편했다. 이와 함께 투자 프로세스 개선에도 나서는 한편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합작법인(JV) 설립에 나서는 등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부동산 투자회사인 티시먼 스파이어와 15억 달러(약 1조7692억원) 규모의 JV를 설립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20년에는 미국 부동산 자산운용사 하인스, 독일계 보험회사 알리안츠와 JV를 세우기도 했다. 

주식 비중이 큰 국민연금은 국내외 증시 변동성에 대한 노출도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실제 올해 글로벌 증시 하락세가 시작되며 국민연금은 연초 이후 두달 연속 손실을 기록했다. 2월 말 기준 운용현황을 보면 국내주식(-7.19%), 해외주식(-6.52%), 해외채권(-1.99%), 국내채권(-1.64%) 등 전통자산에서 손실이 나타났다. 반면 대체투자(1.23%)는 유일하게 수익을 거뒀다. 국민연금은 장기적으로 변동성이 적은 대체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해외 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릴 전망이다. 지난해 마련된 중기자산배분안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국내주식 비중을 15% 수준으로 낮추고, 해외주식과 대체투자를 각각 35%, 15% 정도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안효준 CIO 선임 후 3년 연속 10%대 수익률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기록한 높은 수익률은 국민연금의 빠른 기금 성장세 배경으로 꼽힌다. 국민연금은 2019년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10% 안팎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2019년에는 11.31%로 기금운용본부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을 보였다. 이후 2020년(9.70%)에도 호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10.77%로 역대 둘째로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그 중심에는 안 CIO가 있다. 안 CIO가 선임될 당시 국민연금은 안팎으로 내홍에 시달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전까지 본부를 이끌던 강면욱 전 CIO가 2017년 7월 사직한 뒤 국민연금은 기금운용본부장 자리를 1년 3개월가량 공석으로 뒀다. 전주로 본사 이전이 겹치며 운용역은 물론 주요 임원들도 사표를 던졌다. 2018년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안 CIO가 기금운용본부를 이끈 이후로는 수익률 회복과 함께 잡음도 수그러든 상태다. 그는 2019년 이후 기록한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 역대 두 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통상 국민연금 CIO는 2년의 기본 임기를 갖고 성과에 따라 1년 연임을 해왔다. 다만 안 CIO를 포함해 연임에 성공한 것은 세 명뿐이며, 2회 이상 연임에 성공한 것은 안 CIO가 최초 사례다. 안 CIO는 1988년 서울증권을 시작으로 금융투자업계에 입문해 대우증권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주식운용실장, BNK투자증권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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