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 갑질' 페이스북 폭로...대법 "명예훼손 무죄" 파기환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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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지 기자
입력 2022-05-1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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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법원 전경 22.05.11[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콘텐츠 제작 스타트업 '셀레브' 대표의 직장 내 괴롭힘을 페이스북에 폭로해 1·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전 직원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셀레브 전 직원 A씨의 상고심에서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동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18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임상훈 당시 셀레브 대표가 사내 직원들에게 폭언을 일삼고 유흥업소에 데려가는 등 '직장갑질'을 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게시글에서 "지병이 있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회식 때) 모두 소주 3병은 기본으로 마시고 돌아가야 했다"고 적었다. 또 "어떤 날은 단체로 룸살롱에 몰려가 여직원도 여자를 ‘초이스’ 해 옆에 앉아야 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임 전 대표는 A씨의 폭로 이후 "회식을 강요하고 욕설·고성으로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준 게 사실이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사과문을 올린 뒤 대표직에서 사임했다. 그러나 한 달 뒤 A씨의 폭로가 사실이 아니라며 그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재판에서의 쟁점은 A씨의 게시글 내용이 허위사실인지, 허위사실이라면 비방의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명예훼손 혐의를 유죄로 보고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폭로 내용 중 '어떤 날은 단체로 룸살롱에 몰려가 여직원도 여자를 선택해 옆에 앉아야 했다'는 부분과 관련해 장소가 '룸살롱'이 아니라 ‘가라오케’였다며 허위 사실로 판단했다. 아울러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모두 소주 3병은 기본으로 마시고 돌아가야 했다'고 적시한 부분도 허위로 봤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일부 허위사실이 '비방의 목적'보다는 '고발성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100만원으로 감형했다. 구체적으로 A씨의 '룸살롱' 발언과 관련해, 장소를 사실과 다르게 말했을지언정 '대표의 부적절한 행위'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2심은 "'룸살롱' 부분은 여성 직원이 회식 자리에 있었음에도 여성 접대부를 동석하게 한 피해자의 부적절한 처사를 지적한 것"이라며 "장소의 차이보다는 그곳에서의 행위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체로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으로 합치된다"며 "허위 내용으로 피해자를 비방하려는 목적으로 글을 썼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그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라고 설명했다.

다만 '소주 3병을 기본으로 마시고 돌아가야 했다'고 적은 부분에 대해서는 1심의 유죄 판결이 유지됐다. 재판부는 "'지병이 있어도 기본적으로 소주 3병'이라고 특정한 표현은 '술을 강권하는 사람'이라고 막연히 표현하는 것과는 의미가 다르다"며 "피해자가 실제로는 직원들을 상대로 지나치게 많은 술을 강권하지 않은 점을 알고 있음에도 비방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에 게시한 걸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항소심이 유죄로 본 부분까지 무죄라고 판단하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 게시글의 주된 취지는 '피해자가 회식 자리에서 직원들에게 상당한 양의 술을 마시도록 강권했다'는 것"이라며 "피고인이 이 사건 게시글이 포함된 전체 글을 게시한 주요한 목적이나 동기가 소위 '직장 갑질'이 소규모 기업에도 존재하고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한 것이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A씨의 법률대리인 양태정 변호사(법무법인 광야)는 "직장 내 갑질을 내부고발을 한 것에 대해 대법원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판결"이라며 "향후 스타트업 내부의 기업문화를 개선하는 데 의미가 있는 판결이 됐으면 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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