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얼어붙자 공모 없는 상장 '스팩'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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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기자
입력 2022-05-1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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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하락장서 두 자릿수 수익률 등 주목

  • 올해 1~4월 11개 상장 모두 공모가 상회

  • 최근 인기에 스팩합병 예비심사 7곳 신청

  • 향후 합병 위해 과도한 주가상승 경계해야

[자료=한국거래소]


최근 국내 증시가 침체기를 겪으면서 IPO(기업공개)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투자자 관심이 스팩(SPAC)에 쏠리고 있다. 기업 측으로서는 리스크가 큰 공모 과정을 겪을 필요가 없다는 점과 투자자로서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 인기 요인이다.

스팩은 비상장 우량기업을 발굴해 인수합병(M&A)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페이퍼컴퍼니를 말한다. 스팩 제도는 2009년 도입이 결정돼 2010년 21개 스팩이 국내 증시에 상장됐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월 스팩과 합병하겠다고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은 비스토스, 모코엠시스, 밸로프, 트랜드아이, 윙스폿, 스튜디오삼익, 핑거스토리 등 총 7개다. 이는 2017년 6월 9건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지난해 4월 스팩 합병 신청 기업은 3개였다.

스팩과 합병하겠다고 나서는 기업이 많아지는 것은 직접 증시에 상장하기가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주식시장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주목받던 IPO 대어들도 상장을 철회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지난 1월에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을 철회했으며 이어 3월에는 보로노이가 상장을 연기했다. 5월에는 올해 IPO 대어로 꼽히던 SK쉴더스와 원스토어가 연달아 상장을 철회했고 태림페이퍼도 발걸음을 돌렸다.

상장 철회는 해당 기업과 관련한 이슈도 있지만 불안한 증시 상황에 따른 영향도 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등 증시에 산재한 악재가 많아 코스피는 물론 국제 주요 지수들이 대부분 하락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스팩과 합병하려는 기업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스팩 자체 상장도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증시에 입성한 스팩은 총 11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8개였다. 올해 증시에 입성한 스팩 대부분은 수익률도 준수하다. 11개 모두 공모가 2000원보다 주가가 높다.

이는 스팩의 특성에 따른 결과다. 스팩은 공모가가 2000원으로 고정된다. 페이퍼컴퍼니라 순자산이 없어 공모가를 산정할 방법이 없어 아예 공모가를 고정해둔 것이다.

특이한 점은 스팩은 합병에 실패해 상장폐지를 하게 될 상황이 생긴다. 일반 주식은 정리매매 과정에서 주가가 하한 없이 폭락하는 사례가 많지만 스팩은 청산 작업을 진행해 1주당 2000원을 돌려준다. 이에 주가가 2000원 밑으로는 잘 떨어지지 않는다. 

이에 최근과 같은 유동성 장세에서 스팩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4월 상장한 키움제6호스팩은 주가가 23% 이상 올랐고, 2월에 상장한  IBKS제17호스팩도 19% 이상 뛰었다.

한편 스팩은 향후 합병을 감안할 때 과도한 주가 상승을 경계해야 하는 특성이 있다. 합병을 진행할 때 스팩 주가가 높으면 피합병 회사의 지분가치가 줄어들어 오히려 합병이 어그러질 가능성이 높다. 기업 측으로서는 조금이라도 주가가 저렴한 스팩을 찾는 게 유리하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스팩은 변동성 증시를 맞아 합병유입금(공모자금)을 심사청구 초기부터 확정 지을 수 있고, 외부 변수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점 등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며 "비상장 우량기업과 합병을 기대하며 페이퍼컴퍼니 단계에서 투자를 하거나 합병 공시 이후 거래량이 급증하고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구간의 수익을 노리는 등 다양한 전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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