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시대, 문제는 경제다] '물가전쟁' 선언했지만 5% 인상 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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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22-05-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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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품·서비스·유가 다 올라...대규모 추경에 '고물가' 계속

  • '민생 안정' 외친 尹정부...금리 인상 외 뾰족한 대안 없어

지난 3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물가와의 전쟁'을 선언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에 육박한 가운데 국제유가, 글로벌 공급망 문제 등이 물가를 더욱 자극하고 있어서다. 이대로 고물가 상황이 계속되면 국내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월급 빼고 다 올랐다"···고삐 풀린 물가에 서민들 울상
고공 행진하는 물가가 심상치 않다. 월급은 제자리인데 치솟는 물가는 좀처럼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8%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특히 공급 측 요인이 크게 작용 받는 가공식품은 1년 전보다 7.2%나 올랐다. 2012년 2월(7.4%) 이후 10년 2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국수는 29.1%, 식용유는 22.0%, 빵은 9.1% 오르는 등 전반적으로 상승 폭이 컸다. 지난 3월 오름세가 주춤했던 농·축·수산물도 축산물(7.1%)을 중심으로 1.9% 올랐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해제로 외부 활동이 늘면서 서비스 물가도 고삐가 풀린 모양새다. 지난달 개인서비스 물가는 1년 전보다 4.5% 올랐다. 2009년 1월(4.8%) 이후 1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 경유 가격은 휘발유 가격을 추월했다. 유류세 인하율 확대로 잠시 주춤했던 기름값이 최근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드는 국제유가 영향으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사이트인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1일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1947.6원을 기록하며 휘발유 가격(1946.1원)을 14년 만에 역전했다. 

경유 가격은 당분간 고공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유럽을 중심으로 한 경유 재고 부족 상황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석유제품 수급난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경유는 화물차나 택배 트럭 등 연료로 사용되는 만큼 생계형 운전자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윤 정부 첫 추가경정예산(추경)이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됐다는 점도 문제다. 코로나19로 큰 손실을 본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한 추경이지만 시중에 유동성이 증가해 물가를 더 자극하는 '악순환 고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대규모 추경으로 시장에 돈이 풀리게 되면 화폐가치가 떨어져 물가를 더욱 자극할 수밖에 없다. 추경은 현금성 이전지출 형태로 이뤄지는데 국내총생산(GDP) 상승효과는 없고 소비에 직접 영향을 줘 물가 상승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 안정' 과제 짊어진 尹정부···"민생 안정이 최우선"
상황이 이렇다 보니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를 기록한 건 금융위기 시절이던 2008년 9월(5.1%)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6월부터 4개월 연속 5%대를 기록한 바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ING은행 역시 최근 한국 월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조만간 5%대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지난해 10월부터 3%대 상승률이 지속됐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올 하반기에는 '역기저효과'로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둔화할 가능성도 있다. 물가상승률은 1년 전과 비교하기 때문에 전년 동월 상승률이 높았다면 올해 상승률이 낮게 나타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지만 쉽지 않은 모양새다. 물가 상승 요인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석유류 가격과 가공식품 등 공급 측 요인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을 만한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으로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거둬들이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결국 금리 인상이 해답"이라고 강조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금리 인상을 통한 유동성 회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경제에 미치는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금리 인상  폭을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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