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활기 찾은 극장가, 직원들은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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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기자
입력 2022-05-0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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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리두기 해제에 관객 폭증

  • 직원들은 인력부족 '아우성'

  • 안전문제 발생 우려 목소리

영화관 취식이 허용된 지난 4월 25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직원이 팝콘을 담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거리두기 해제에 이어 영화관 내 음식물 섭취까지 허용되면서 극장가에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다. 어린이날인 지난 5일 하루에만 100만명 이상의 관객이 극장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관을 찾는 발길이 늘면서 업계는 쾌재를 부르고 있지만, 정작 직원들 사이에서는 인력난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9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스스로를 CGV 직원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이 게재한 '지금 시키는 그 팝콘, 직원들 수명 갉아 내드린 겁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화제다. 글쓴이는 거리두기 해제로 영화관 운영이 정상화됐지만, 인력 운영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며 기본 인력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 이전엔 영화관마다 직원이 6~7명, 아르바이트생도 20~50명씩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직원 3명이 3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명이 3교대 근무를 하면 대체 언제 쉴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보통 3교대 근무는 오전 7시~오후 3시(주간), 오후 3시~오후 11시(전반야), 오후 11시~오전 7시(후반야)로 나뉜다. 주장대로라면 쉬는 날을 만들기 어려운 인력 운용법이다.
 

영화관 취식이 허용된 지난 4월 25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관객들이 팝콘과 음료를 들고 영화 상영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글쓴이는 영화관 내 인력 부족이 안전 문제로 직결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어쩔 땐 직원이 딱 한 명 있을 때도 있다. 화재가 발생해도 안내할 직원이 없다. 어떤 사건·사고가 나도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거리두기 해제로 관객이 물밀듯 찾아오고 있지만, 직원은 턱없이 부족해 근무 환경도 열악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매점엔 대기 고객이 300명을 넘어가도 아르바이트생 2명이 모든 주문을 해결하고 있다. 직원들도 12시간씩 현금결제, 티켓 재결제, 환불 대기 업무를 처리하느라 밥은커녕 물도 못 마시고 화장실도 못 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영화관에서 (관람객들이) 드신 팝콘은 12시간 배고픔과 클레임 등을 참고 참으며 일한 직원과 아르바이트생, 미화 직원들의 수명을 갉아 드린 것"이라고 호소했다.

해당 글을 본 다른 영화관 직원들도 글쓴이 주장에 공감하며 '우리도 마찬가지'라고 맞장구쳤다. 메가박스 직원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거리두기 해제와 같은) 규제는 빠르게 풀리는데 영화관은 정상화될 준비가 안 돼 있다. 코로나 2년 사이에 정직원이 우르르 빠져나갔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영화관은 인력 부족으로 티켓 확인, 퇴장 간소화 등 일부 서비스를 포기한 상태다. 글쓴이 주장대로 사고가 나더라도 대응을 못 할 가능성이 크다. 또 영화가 안 나오는 사고가 발생해도 대응할 수 있는 인력이 없어 상영 재개도 못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CGV]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해당 글이 빠르게 퍼지자 CGV 측은 부족한 인원을 채용해 현장 직원들의 불만을 해결하겠단 입장을 밝혔다. CGV 측은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 기간에 관객이 줄어 운영 효율화 차원에서 적은 인원으로 유지해 왔다"며 "거리두기 해제에 대비해 일부 충원이 이뤄졌으나 예상보다 많은 관람객이 몰려 현장 운영에 애로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르바이트생을 추가 채용해 현장 운영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사진=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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