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ESG시대의 스타트업 성공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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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연 기자
입력 2022-05-03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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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민수 더맘마 대표

김민수 더맘마 대표[사진 = 더맘마]


창업 성공의 조건은 무엇일까. 누구나 궁금해 할 질문이며 그에 대한 답은 여러가지다. 결론을 내놓기에 앞서 플랫폼사와 소상공인 간 갈등 사례를 짚어보고자 한다. 최근까지도 플랫폼 기업과 골목상권·소상공인의 이해관계는 제로섬 구도를 굳혀가는 듯 했다. 플랫폼 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은 시작된 지 오래다. 이커머스 기업과 배달앱은 코로나 시국을 지나면서 우리 생활 깊숙이 파고들었고 시장과 동네슈퍼, 식당 등의 사업 영역까지 팔을 뻗쳤다.
 
애초 플랫폼 업체가 중개 업무만 했다면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불거질 일이 없었다. 그러나 플랫폼 기업들은 제3자의 물품이나 서비스 거래를 잇는 매체 위치에 안주하지 않았다. 중개했던 상품이나 서비스의 직접적인 판매 주체로 전환하면서 빠르게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끊임없이 성장의 기회를 찾고자 하는 노력에는 박수를 보낼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업 확장의 일면일면이 서비스 혁신보다는 이미 레드오션인 시장에 숟가락을 얹은 것에 가까워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플랫폼사들은 제한된 시장에서 과열 경쟁을 하다가 소상공인에게 불똥을 튀기기도 했다. 배달·배달대행 업체들의 단건 배달 서비스 사례를 예로 들 수 있다. 한 대형 이커머스 업체가 라이더 한 명이 배달 한 건만 처리하는 단건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 또 다른 배달앱 플랫폼사도 단건 배달을 서비스했다. 그 결과 라이더 몸값이 높아지며 배달 수수료도 따라 올랐고 이 비용은 결국 자영업자들에게 전가됐다.
 
플랫폼 업체들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을 제재하려는 의도로 발의된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은 주무부처 갈등 속에서 1년 넘게 계류하고 있다. 골목상권과 소상공인 이익 편에 선 법 테두리는 사실상 제정 30년이 다 돼 가는 유통법이 유일하다. 그렇지만 이 법의 초점은 오프라인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를 규제하는 것에 맞춰져 요즘 시장 모습과는 사뭇 동떨어져 있다. 소상공인들이 최근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 위원회'를 구성하며 자체적인 조직 대응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러한 일련의 플랫폼 기업들과 골목상권·소상공인 간 갈등 속에서 한 가지 드러난 게 있다. 사회 책임과 상생 가치를 저버리는 기업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생각보다 탄탄하다는 점이다. 플랫폼사의 골목상권·소상공인 침해를 비판하는 여론의 뭇매가 이어졌다. 이에 논란을 야기한 거대 플랫폼사들은 계열사를 정리한다든지 소상공인 지원금 및 상생방안을 마련한다든지 하는 대책을 내놓으며 한발 물러섰다.
 
이는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조하는 세계적인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ESG는 더 이상 우리에게 낯선 이슈가 아니다. 자본시장에서는 ESG와 비재무 지표를 경시하는 기업이 투자를 받을 길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ESG를 무시하는 기업은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고 보는 시각이 설득력을 얻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에서 거부당한다는 건 기업에게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기업이 자사 이윤만을 좇아가며 성장할 수 있는 시대는 빠르게 저물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에 무게를 싣는 이 같은 추세는 스타트업과 예비 창업자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성장 전략을 설계할 때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동반 성장 등으로 대표되는 ESG를 경시한다면 비즈니스 타깃인 고객과 사용자로부터 외면받을 뿐 아니라 투자를 받기도 어렵다. 이런 현상은 나날이 뚜렷해질 것이다. 나아가 사업모델과 전략에 ESG를 적극적으로 녹여낸 기업일수록 성공 가능성도 커지는 상관관계가 분명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창업 성공의 조건으로 필자는 ESG를 말하고자 한다. 기업마다 ESG에 두는 우선순위가 조금씩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우선순위에서 ESG가 제외돼선 안 된다. 모든 시작하는 기업, 성장하는 기업이 일찍이 ESG의 중요성을 새기고 첫 단추부터 잘 꿰길 희망한다. 과열경쟁을 불사하며 반짝 독주하는 스타가 되기보다는 함께 멀리 가는 길을 택하는 게 현명한 길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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