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문지은 스타벤처스 대표 "한국의 소프트뱅크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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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
입력 2022-04-2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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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조원 이상 유니콘기업에 집중 투자해야…스타트업 M&A 활성화 필요

문지은 스타벤처스 대표[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국내 창업시장에서 청년들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정부도 매년 수조 원 이상 자금을 투입해 핀테크와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청년 창업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창업 과목을 신설한 몇몇 대학을 제외하면 대학생 가운데 창업에 대해 공부할 기회를 접하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는다. 대부분 청년들은 여전히 대학 졸업 후 직업 선호도에서 의사, 변호사, 판사, 검사 등이 최우선 순위이고 대기업, 외국계 기업(소위 ‘외사’)에 이어 최근엔 공무원이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실정이다.

27일 '와이콤비네이터'라 불리는 기술창업 유니콘 액셀러레이터인 스타벤처스를 설립한 문지은 대표를 만났다. 그는 단기적인 정부 지원을 장기화하고 산업화할 수 있는 유니콘 기업에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이들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한 인수합병(M&A)도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지은 대표에게 향후 계획과 청년 창업 활성화 방안을 들어봤다.

-스타벤처스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한양대에서 산학협력단 교수로 재직하면서 다른 사람들보다 창업 분야를 전문적으로 접할 수 있었다. 한양대 창업 관련 학과이다 보니 학교에서 투자금을 받아 실제 청년들 창업을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당시 여러 창업 프로젝트가 성공하면서 보다 전문적인 청년 창업 지원회사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2년여 동안 준비 과정을 거쳐 지난해 4월 스타벤처스를 출범했다."

-스타벤처스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

"스타벤처스는 한국의 '와이콤비네이터'라 불리는 기술창업 유니콘 액셀러레이터다. 국내 50여 개 대학과 지자체 BI, 후속 투자 VC 5개사와 제휴를 마무리 중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술창업벤처를 발굴해 각 분야 전문가와 유관기업 파트너들의 투자, 교육, 멘토링을 통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다양한 고문관도 영입했다. 스타벤처스 핵심 인력은 BI 분야 허경영 연세대 캠퍼스타운 교수, 법률 M&A 분야 권기준 법무법인 수오재 대표변호사, 창업컨설팅 분야 청년창업사관학교 교수실장을 지낸 이성육 교수 등 화려한 맨파워를 자랑한다. 투자와 기술, 홍보마케팅, 국제법률, 유관 협력단체 제휴, 산학연 협력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포진한 고문단도 밀착 운영한다."

-최근 집중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특히 최근에 주력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기술창업 캠퍼스'다. 이 사업은 기술창업 특화 교육과 멘토링을 연계시킨 컴퍼니 빌더형 프로그램으로, 스타벤처스 멘토단과 함께 네트워크 역량 강화와 개별 미팅, 투자 연계 IR 피칭 등을 훈련시킨다. '기술경영 특화 액셀러레이팅'과 'BI 운영 플랫폼'은 성공적인 시장 진입과 후속 투자 유치를 위한 포트폴리오 구축 단계로, 멘토링과 함께 진행한다.

지난 15일에는 SK증권과 진행하는 예비 유니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스타 이노베이션 1기’ 모집 결과 혁신 기술 기반 스타트업 21개 팀을 최종 선발하고 오리엔테이션을 했다. 스타 이노베이션은 자체 펀드로 시드자금을 투자해 선발된 스타트업이 후속 사업자금 걱정 없이 마일스톤을 통한 비즈모델(BM), 스케일업 POC(사업모델 시장 검증), 피보팅에 집중해 단기간에 기관투자사의 투자 유치로 연결시키는 획기적인 유니콘 양성 프로그램이다. 스타벤처스는 스타 이노베이션 1기 선발팀에 기술사업화, 법률, 회계, 홍보마케팅 등 컴퍼니 빌딩을 위한 스타 유니콘 사관학교 심화 프로그램과 에스컬레이션, 멘토링, 6개월 내 기관투자사의 후속 투자 유치를 목표로 한 시드-프리IPO 원스톱 코스 솔루션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데모데이는 2022년 10월에 예정돼 있다."

-정부 지원 확대에도 청년 창업 활성화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문제는 창업 정책에 매년 1조원가량을 쏟아붓고 있는데도 20·30세대 절반이 창업 정책을 모르거나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창업에 거부감을 느끼는 첫째 이유로 낮은 임금, 둘째로는 불확실한 근무기간을 들고 있다. 

이것은 생계형 창업과 기회형 창업이 구분 없이 인지되고 있다는 방증인 것이다. 개별 지원사업 중에서도 응답자 중 과반이 알고 있는 대표사업이 없고, 예비·초기 창업패키지, 팁스 프로그램, 창업도약패키지, 청년창업사관학교 등을 30% 전후로만 알고 있다. 

폐업 중 90%가 1인 창업기업이라는 사실은 팀 빌딩이 그만큼 쉽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일부에서는 청년 창업이 ‘돈 먹는 하마’가 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인생의 중요한 시기에 사회시스템에서 낙오돼 신용불량자 혹은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는 개체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제도와 인식 그리고 성공 사례가 필요하다.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에서 얼마 전 청소년들에게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청소년들은 기업의 상징성을 부패라고 단정하고, 창업은 치킨집을 차리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기업가 정신에 대해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와 같은 도전 정신이라는 답을 받은 것이다. 

따라서 초·중·고등학교 때 끊임없는 시도와 실패, 그리고 담대하게 질의하고 도전하는 이스라엘의 ‘후츠파’와 같은 기업가 정신 교육 프로그램을 더욱 집중해서 가르칠 필요가 있다. 또한 대학가를 중심으로 창업 캠퍼스타운, 즉 대학 R&D 인력과 투자자, 창업가 그리고 기업이 함께 창업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더 많은 공간이 조성돼야 한다."

-시장 주도로 글로벌 유니콘을 배출하는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방안은.

"이제 국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자금을 지원하는 것보다는 창업할 수 있는 공유 백본망(Backbone network)과 제도를 만드는 데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 이스라엘과 중국의 성공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정부 주도의 지원형 창업 활성화 정책은 근시안적인 일자리 창출이라는 한계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또는 좀비 기업을 유지하기 위한 더 많은 재정 투자를 필요로 하는 시기를 맞을 수도 있다. 

이제는 시장 주도로 글로벌 유니콘을 배출하는 창업 생태계를 준비해야 한다. 이·공과대학 중심으로 창업스쿨이 정규 과정으로 편성돼야 하며, 초·중·고등학교 때부터 기업가 정신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 

이를 통해 창업이 20·30대에게 수평적으로 사회계층을 올라갈 수 있게 하는 최고의 선택이 되리라 본다. 이를 위해서는 언론과 매체의 역할도 상당히 중요하다. 요즈음 TV는 정치 뉴스, 먹거리와 놀거리 이외에는 볼 프로그램이 없다. 

1997년 외환위기 시절에 거의 매일 방영되던 경제 뉴스나 성공시대와 같은 프로그램이 사라져버렸다. 미국 블룸버그(Bloomberg)나 중국 CGTV만 보더라도 매일 유니콘 기업 총수들이 나와서 수천억 원 가치를 가진 기업으로 성장한 비결을 알려주고 있다. 

한국에서도 카카오, 네이버, 블루홀, 펄어비스, 배달의민족, 쏘카, 토스 같은 기업의 대표가 출연해 성공스토리와 기업가 정신을 확산시킬 수 있도록 하는 제2의 성공시대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더 많은 젊은이가 성공의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청년 창업 지원을 위한 투자자 확보 방안은.

"20·30대 벤처·창업을 확산시키기 위해 이스라엘과 같이 브리지 펀드(Bridege Fund)를 조성해야 한다. 아울러 청년과 중장년 인턴 협업 프로그램을 통해 초기 창업기업 생존율을 높이고 성장 교두보 역할을 할 브리지 벤처펀드를 더 많이 조성해야 한다.

또한 혁신 창업기업이 단기간에 투자 자본을 회수할 수 있는 M&A펀드를 조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투자금 회수(Exit)를 기업공개(IPO)가 아닌 M&A를 통해 실현하는 것이다. M&A가 창업의 성공 3대 요소 중 하나인 시장에서의 적기(Right Time at Market)에 크게 기여할 뿐만 아니라 기업의 성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은 매일 쏟아져 나오는 글로벌 기업의 M&A 뉴스를 통해 알 수 있다. 카페24(Cafe24)와 쿠팡, 배달의민족처럼 적자가 나더라도 성장성과 함께 글로벌 진출이 담보된다면 더 많은 M&A펀드를 통해 다음 세대의 페이스북, 아마존, 유튜브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문지은 스타벤처스 대표 주요 약력

△한양대 산학협력단 교수
△한양대 실험실특화용창업선도대학, 기술사업화 주관 교수(㈜카카냐 대표이사)
△에어스케치 공동 창업자, 그루폰코리아 마케팅 총괄(CMO), 다음게임 대표이사
△Eelecede 미국 주재 법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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