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는 미국에 번번이 무릎

  • 사업으로는 미국 선수들 제쳐

  • 사우디 골프 리그로 역전 노려

  • 잉글랜드는 '승리의 방정식'

목표를 바라보는 '백상아리' 그렉 노먼. [사진=그렉 노먼 공식 누리집]

'백상아리'라 불리는 그렉 노먼(호주)은 1980~1990년대를 호령하던 골퍼다. 남자골프 세계 순위(OWGR) 1위를 331주간 지냈다.

프로 통산 우승은 91승(공식 누리집 기준)이다. 생애 첫 우승인 1976년 웨스트 레이크 클래식을 시작으로 2001년 스킨스 게임까지다.

정점에 오른 시기는 1986년이다. 한 시즌에 11승을 거뒀다. 당시 노먼은 4대 메이저(마스터스, US 오픈, PGA 챔피언십, 디 오픈) 3라운드 결과 선두였다. 그래서 붙은 수식어가 '새터데이(토요일) 슬램'이다. 4번의 천금 같은 기회 중 클라레 저그(디 오픈 우승컵)만을 들었다. 영국 선수(고든 J 브랜드)를 상대로다.

3번의 패배는 모두 미국 선수에게 당했다. 그린 재킷(마스터스 부상)은 46세의 나이인 '황금 곰' 잭 니클라우스(미국)에게 빼앗겼다. 

US 오픈은 레이먼드 플로이드, PGA 챔피언십은 밥 트웨이(이상 미국)에게 내주고 말았다.

한 해만 약하지 않았다. 노먼은 1977년부터 2009년까지 91개 메이저 대회에 출전했다. 상위 10위에 오른 것은 30회다. 약 33%의 확률로 상위 10위에 안착했다.

문제는 우승이다. 30회 중 단 2회(디 오픈)만을 우승했다. 준우승 8회, 3위 4회다. 미국 선수에게 패배할 때마다 그린 위에 드러누웠다. 지독하게 운이 없었다. 1993년 디 오픈 우승 역시 영국 선수(닉 팔도 경)를 상대로다.

니클라우스는 44%(73/164)의 확률로 상위 10위에 안착했고, 메이저 최다승(18승)을 쌓았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48%(41/88)의 확률로 상위 10위에 진입해 메이저 다승 2위(15승)에 위치해 있다. 33%인 노먼은 고작 2승이다.

메이저에서는 거푸 패배했지만, 은퇴 후 사업에서는 연전연승이었다.

신중했기 때문이다. 아널드 파머(미국)처럼 사업이 무분별(내복, 음료, 세차장 등)하지 않았고, 니클라우스처럼 부동산에 과잉 투자하지 않았다.

노먼의 회사(그렉 노먼 컴퍼니)는 상당히 많은 일을 해왔다. 골프장 설계, 의류, 포도주, 부동산, 투자 회사, 웨이크보드 시설, 골프 카트, 안경, 정육, 레스토랑 등이다. 코브라 골프, 오메가 등과도 파트너십을 맺었다.

바쁜 삶을 살았다. 측근이 "'샤크(노먼의 별명)'의 휴대전화는 울리지 않는 날이 없었다. 라운드 중에도 시도 때도 없이 울린다. 사업 이야기만 한다"고 할 정도다.
 

환하게 웃는 '백상아리' 그렉 노먼. [사진=그렉 노먼 공식 누리집]

미국과의 대결은 1승(골프) 1패(사업). 그런 그가 이제 역전을 노린다.

사우디 골프 리그(LIV 골프 인비테이셔널)를 창설하면서다. 

노먼은 지난해(2021년) 10월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대주주인 LIV 골프 인베스트먼츠의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됐다.

이후 6개월간 PGA·DP 월드(전 유러피언) 투어와 옥신각신했다. 사우디의 인권과 선수 유출 문제로다.

노먼은 사우디 석유 자본으로 선수를 유혹하고 있다. 잔고는 4억 달러(4940억원)다. 이중 상금은 2억5000만 달러(3087억5000만원). 대회 수는 8개로 대회별 총상금은 2500만 달러(약 308억7000만원)다. 

우승 상금은 무려 400만 달러(49억4000만원)다. 이달(4월) 초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받은 상금은 270만 달러(약 33억3000만원)로 130만 달러(약 16억원) 차이가 난다.

확률도 높다. 6월 첫 대회(잉글랜드 개막전)의 출전 선수는 48명밖에 안 된다. 30% 수준이다. 커트라인 없는 사흘(54홀) 일정이라 나눠 먹는 돈도 많다.

눈앞에 놓인 재화에 선수들의 동공이 흔들리고 있다. 많은 선수들이 사우디와 접촉했다가 철회했다. PGA·DP월드 투어가 강경하게 나왔기 때문이다. 최대 피해자는 필 미컬슨(미국)이다. 후원사가 다 떨어져 나갔고, 자숙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최근에 거론된 선수는 버바 웟슨, 케빈 나(이상 미국), 이언 폴터, 리 웨스트우드(이상 잉글랜드)다. 케빈 나는 이슈가 되자 "계약한 사실이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노먼은 250명에게 초대장을 보냈다. 콘 페리(PGA 2부) 투어, 아마추어에게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어떻게든 시작하겠다는 의지다.

잉글랜드 개막전 다음 주에는 미국을 상징하는 메이저 US 오픈이 열린다. 보란 듯이 한 주 앞이다.

PGA·DP 월드 투어와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의 전쟁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한 김주형(20)의 선택도 눈여겨볼 법하다.

김주형은 지난(2020~2022) 시즌 아시안 투어 오더 오브 메리트(상금 순위) 1위로 US 오픈 출전권을 획득했다.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잉글랜드 개막전에도 초대받았다. 동일한 면제 조건(상금 순위 1위)으로다.

잉글랜드 개막전 한 주 전에는 아시안 투어 인터내셔널 시리즈 잉글랜드가 개최된다. 이 시리즈 역시 노먼의 설계다. 아시안 투어 선수 8명을 잉글랜드 개막전으로 끌어 올리는 유기적인 구조를 만들었다.

노먼이 잉글랜드를 무대로 삼은 숨은 이유가 있다. '승리의 방정식'이기 때문이다. 처음 메이저에서 우승한 1986년 디 오픈. 클라레 저그를 든 그는 이런 말을 남겼다.

"조국(호주)을 제외한 국가 중 잉글랜드가 가장 먼저 나를 (프로 골퍼로) 인정했다. 오픈 대회 우승은 의미가 크다. 잉글랜드 국민 앞에 설 수 있게 돼 영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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