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 치솟자…연 금리 3.95% 적격대출 인기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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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2-04-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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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 6%를 넘어서는 등 치솟는 대출금리에 적격대출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은행 점포에는 적격대출을 받기 위한 오픈런(매장 문을 열자마자 물건을 사기 위해 달려가는 행위)이 다시 시작됐다.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은 4일 주담대 정책금융 상품인 적격대출 판매를 시작했다. 적격대출은 무주택자나 곧 주택을 처분하는 1주택자가 시가 9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할 때 최대 5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장기(10~40년) 고정금리형 주담대로 소득 제한이 없어 고소득자의 수요도 높다.

은행들은 분기마다 한국주택금융공사로부터 물량을 배정받아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배정받는 취급 한도는 은행마다 다른데 대체로 1000억~2000억원 수준이다. 올 2분기에는 우리·하나·농협·IBK기업·SC제일·수협·경남·광주·부산·제주은행 등 은행권 10곳과 삼성·교보·흥국생명 등 보험사 3곳을 합쳐 총 13곳의 금융사가 적격대출을 다룬다.

이달 대부분 금융기관에 적용되는 적격대출 금리는 연 3.95% 수준이다. 지난해 4월 금융사들의 적격대출 가중평균 대출금리가 연 2.98%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에 1%포인트가량 올랐지만 은행에서 취급하는 다른 주담대 상품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다. 

낮은 금리 장점 덕분에 하나·농협은행의 2분기 물량은 조기 소진될 가능성이 크다. 하나은행의 2분기 한도는 2500억원, 농협은행은 3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2분기 적격대출 판매 2영업일이 되는 이날 2분기 한도 1000억원 중 38% 정도를 소진했다. 올 초 농협은행은 판매 2영업일 만에 1분기 물량을 모두 소진했고, 당시 월별 한도로 적격대출을 취급했던 우리은행은 판매 첫날 한도를 소진했다. 

적격대출 취급 실적은 2019년 8조4941억원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저금리 기조에 2020년 4조2874억원으로 반토막 났다가 지난해부터 오름세로 전환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시장금리 인상으로 주금공의 부담이 커지는 만큼 앞으로 적격대출 한도는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적격대출 외에도 혜택이 높은 카카오뱅크 주담대도 한 달 만에 누적 약정금액 1100억원을 기록할 만큼 인기다. 카카오뱅크는 시중은행 대비 0.5%포인트 이상 낮은 금리와 높은 한도를 내세우며 시장을 공격적으로 파고들었다. 이날 카카오뱅크는 주담대 한도를 6억3000만원에서 10억원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준 카카오뱅크의 변동형 주담대 최저 금리는 3.01%다.

주담대 대상 가격 제한도 해제했다. 담보물 시세에 관계없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전엔 KB 부동산 시세 9억원 이하의 수도권 소재 아파트만 담보로 잡을 수 있었다. 다만 정부 규제에 따라 투기 및 투기과열지구 소재 시세 15억원 초과 아파트는 주택 구입 목적, 임차보증금 반환 목적의 대출이 제한된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말까지 대출을 실행한 고객에 대해 중도상환수수료를 전액 면제한다. 대부분의 은행은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고객이 대출금을 미리 갚을 경우 대출금의 최대 1.5%까지 중도상환수수료를 부과한다.

높은 금리와 대출 규제 탓에 1분기 가계대출 수요가 감소하자 다급해진 시중은행들 사이에선 대출금리 인하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영끌(영혼 끌어모아 대출)'과 '빚투(빚내서 투자)' 현상으로 인한 대출 수요 증가를 톡톡히 누렸던 은행들은 올해 들어선 가계대출 감소를 걱정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기준금리 상승과 대출 규제의 영향으로 은행들의 고정금리 주담대 최고 이자율이 연 6% 선까지 돌파하자 금융 소비자들의 대출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들어 시중은행 가계대출은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날 농협은행은 오는 8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3%포인트 인하한다. 지난 1·2월 두 차례에 걸쳐 우대금리를 늘리는 식으로 소비자들의 주담대 이자율 부담을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씩 낮춘 데 이어 추가 금리 인하를 결정한 것이다.

농협은행은 올해 들어 전세자금대출과 신용대출 문턱도 낮췄다. 전세대출 금리는 세차례에 걸쳐 0.4%포인트 인하했으며, 신용대출의 경우 지난 2월 0.3%의 우대금리를 복원한 데 이어 한도도 1억원에서 2억5000만원으로 상향했다.

농협은행에 앞서 국민은행이 주담대 금리 대폭 인하 방침을 정했다. 지난달 주담대 금리 한시 인하(0.1~0.2%포인트)를 결정했던 국민은행은 이번주부터 원상 회복을 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금리를 더 끌어내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주담대 혼합형(고정금리) 상품 금리는 0.45%포인트, 변동금리 상품은 0.15%포인트 낮아졌다.

국민은행의 전세대출 금리 인하 폭은 더 컸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상품인 KB전세금안심대출 금리는 0.55%포인트, KB주택전세자금대출(한국주택금융공사 보증) 금리는 0.25%포인트 내려갔다. 

은행 대출 금리는 기본금리와 가산금리를 더한 값에 우대금리를 빼는 것으로 책정된다. 변동금리형 주담대의 기준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와 금융채 금리 등은 연일 치솟고 있지만,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낮추고 우대금리를 늘리는 식으로 최종금리를 내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다른 은행들도 이런 방법을 통해 금리 인하 행렬에 동참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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