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플레 못버텨, 임금인상 압력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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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2-03-3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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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미국 내 임금인상도 가속화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전역의 기업들이 임금인상을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전반 임금인상 확산세

유통, 항공사 및 리조트는 직원 신규고용을 위해 임을 인상하고 직원 기본급 역시 대폭 인상을 제안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임금 분석 전문회사인 페이 스케일에 따르면 약 92%의 기업들이 올해 직원 임금을 인상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85%에 비해 크게 오른 것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지난 2월 물가상승률은 1982년이후 최고 수준인 7.9%까지 올라갔다. 여기에 현재 고용시장에서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미국 노동부는 오는 4월 1일 3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실업률을 발표한다. 2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 수는 67만8000명, 실업률은 3.8%로 집계됐다. 시장은 3월 신규 고용자 수를 46만명, 실업률을 3.7%로 각각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고용이 탄탄한 모습을 보이면서 구직자 우위의 상황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구인사이트 글래스도어의 다니엘 자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고용자들은 지금 당장 노동자를 고용하고 유지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러한 노동력 부족을 피하기 위해 임금을 인상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직장을 떠났던 근로자들의 현장 복귀는 늦어지고 있다. 이 상황에서 구직자들이 이전보다 높은 임금의 일자리를 찾기는 더욱 쉬워졌다고 FT는 지적했다. 그러나 이미 주거비를 비롯해 교통비, 식료품비 등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실질 구매여력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게 됐다.

오미크론 코로나 확산 당시 수천 건 항공편 취소를 겪어야 했던 항공사들은 직원을 늘리기 시작했다. 델타항공의 에드 바스티안 최고경영자(CEO)는 이달부터 직원 7만5000명 대부분에 대해 기본급을 4% 인상한다고 밝혔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또한 지난 6월 회사 전체의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정했다. 이후 이달 본사 일부 직종에 대해서는 초임을 시간당 18달러로 인상했다.
 
유통업체들도 광범위한 임금 인상에 나섰다. 타깃은 지난달 상점, 창고, 본사 근로자들을 위해 시간당 기본임금은 15달러에서 최대 24달러로 인상했다. 의료혜택을 받기 위한 주당 근무시간도 축소했다. 

이밖에서도 베일리조트, 네이션와이드 보험 등 주요 기업들의 임금인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기업들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하는 비영리 단체인 저스트 캐피탈의 앨리슨 오멘스 최고전략책임자는 임금 인상이 팬데믹 이후 고용주는 물론이고 노동자들도 노동력에 대해 좀더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오멘스는 "역사적으로 근로자를 진정한 가치 창출자로 보지 못한 기업들은 근로자를 잠재적인 가치원으로 다시 보고 있다"며 "이는 장기적인 임금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매력은 이전보다 더 떨어져

다만 이같은 임금인상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의 구매력은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페이스케일은 인플레이션이 거의 두 배로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오직 44%의 조직만이 직원들에게 4% 이상의 임금인상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의 지난 2월 채용공고(Job openings)가 전월보다 약간 감소한 수준을 보였다. 29일 미 노동부 jolts (구인·이직 보고서)에 따르면 2월 채용공고는 1130만 건을 기록했다. 전체 고용 및 채용 공고에서 채용 공고 수치를 보여주는 비율은 7.0%를 기록했다.

2월 채용(hires)은 670만 명으로 전월보다 26만3000 명 늘었다. 총 고용에서 채용 수치를 나타내는 고용률은 4.4%로 전월 4.3%보다 다소 높아졌더. 

2월 전체 퇴직(separations)은 610만 명으로 전월보다 5만명 정도 늘었으며, 퇴직 비율은 4.1%로 전월 4.0%보다 약간 올랐다.

퇴직자 수는 이직을 위한 자발적 퇴직(quits)과 해고(layoff and discharges) 등 비자발적인 퇴직을 모두 포함하는 수치다. 같은 기간 이직을 위한 자발적 퇴직은 440만 명으로 전월 430만 명보다 9만4000 명 정도 증가했다. 

자발적 퇴직 비율은 2.9%를 기록해 전월 2.8%보다 상승했다. 이직을 위한 퇴직은 통상 노동자들이 얼마나 일자리 전망에 대해 자신감을 보이는지를 평가하는 지표로 꼽히기도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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