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문정 KGA 신임 전무 "골프 발전 위한 아이디어 많아…진흥법 만들어 제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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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2-03-2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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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활체육 동기부여·지역 골프장 살리는 공모사업 추진 계획

  • 운동하는데 과세 골프가 유일…개소세 없애야 대중화 진전

  • 모든 선수에 동등한 기회 주도록 '국가대표 지정제' 바꿀 것

성문정 KGA 상근 전무이사. [사진=대한골프협회]

키다리 아저씨라 불리던 강형모 전 상근 부회장(66)이 9년의 임기를 마치고 대한골프협회(이하 협회)를 떠났다.

빈자리는 베푼 만큼 커 보였다. 자리의 주인은 아쉬워할 틈도 없이 나타났다. 성문정 신임 상근 전무이사(56)다. 그런 그를 3월 21일 경기 파주시 협회 본사에서 만났다.

첫인상은 뒷모습이다. 서류를 분류하고, 열중인 모습. 방문에 놀란 눈치로 마스크를 찾아 쓰고 마주했다. 미리 보낸 질문지를 눈으로 훑었다. "대답하기 힘든 질문도 있다"고 했다.

첫 질문을 읽더니 전무로 선임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중명 회장을 처음 만난 것은 지난해 12월 13일이다. '선임했으니 가자'고 했다. '어디를 가냐'고 물으니 '협회 직원들과의 회의에 동참하라'고 했다. 당황스러웠다."

이중명 회장은 법과 제도를 23년간 만들던 연구원(한국스포츠개발원)을 끌고 갔다. 첨단 기술 발표 시 풍문으로 떠도는 외계인 감금설처럼 말이다. 이틀 뒤 이사회가 열렸다. 알려진 것은 1월 총회에서다. 

이 회장은 폭넓게 추천을 받았다. 다수가 다방면에서 그를 추천한 모양새다. 이 회장은 그에게 "이해관계가 없어서 좋다. 많은 일을 해보라"면서도 "단계적으로 순리를 거쳐서 하라"고 당부했다. 

성 전무는 협회라는 그릇을 얻었다. 법과 제도를 사업으로 승화시킬 그릇이다.

그런 그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최근 크게 실망했다. 협회가 고사한 사업이 다른 단체에 넘어갔다. 우리가 해야 했을 일이다. 정책 대응에 모두 '이의 없음'이었다."

그는 구조적인 문제를 짚었다. 7년 동안 없던 인사이동을 단행했다. 조직을 6개 팀으로 개편했다. 딜레마를 걷어내니 협회를 다시 보게 됐다. 일 잘하는 사람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사업 이야기로 이어졌다. "공모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가능성이 있다. 디비전 리그다. 정형화된 핸디캡으로 유리하다. 생활체육에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지역 골프장을 살리는 길이 될 것이다."
 

대한골프협회 전경. [사진=대한골프협회]

그가 처음 골프 관련 일을 한 것은 2010년 개별소비세(이하 개소세) 관련 분석과 2011년 전력난으로 인한 야간 골프 금지 원상복구다. 기획재정부와 함께 국회를 설득했다. 

자연스럽게 정부가 추진 중인 제2 골프 대중화 이야기로 넘어갔다. 그 역시도 선언 당시 현장에 있었다.

성 전무는 "골프 대중화는 지금까지 관심도, 실체도 없었다. 공무원들이 골프를 못 쳤기 때문이다. 제안해도 고사했다. 이랬던 정부가 제2 골프 대중화를 선언했다. 이해가 안 됐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회장은 성 전무에게 한 가지 지시를 내렸다. 협회 차원에서 제안해야 한다는 것. 이에 성 전무는 제안을 준비 중이다.

"개소세 폐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대중화의 장애 요소다. 운동했다고 세금 내는 것은 골프가 유일하다. 시대적 소명을 다했으면 사라져야 한다."

천정부지로 올라간 골프장 이용료에 어린 골퍼들의 학부모는 허리가 휘고 있다. 이에 대해 성 전무는 학생 친화형 대중 골프장을 강조했다. 

"등록한 학생은 2200명이 넘는다. 아마추어 대회는 28개(예선/부별 등)다. 10개만 나가도 큰돈이다. 다른 법률에는 공공부문 할인(노인 등)이 있다. 골프장을 공공으로 지정해 장학금으로 환급해야 한다."

이에 대해서는 다른 질문을 추가했다. 회원사 골프장의 사회적 책임(SR)이다. 성 전무는 "협회의 목적은 아마추어 육성 발전과 기여다. 유망주 발굴과 골프장 위상의 연계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저변 확대에 대해서는 "놀고 있는 지자체 부지에 연습장을 짓고, 생활밀접형 시설로 인정받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캐디, 카트 선택제에 대해서는 "협회에서 핸디캡 사업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일단 이용자들의 수준이 높아야 한다. 룰과 진행을 알아야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의 공약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갔다. 첫 대답은 "2025 월드 아마추어 팀 챔피언십 금강산 아난티 개최는 검토가 필요하다"였다. 

이 회장이 모르는 사실이 있다. 성 전무는 북한 체육이 전문 분야다. 그는 "국제경기대회 지원법을 직접 만들었다. 올해 8월에 IGF(국제골프연맹) 회의가 있다. 얼마 안 남았다. 국내 절차만 해도 2년이 걸린다. 2027년에는 가능할지도 모른다. 북한에서 개최하려면 북한이 IGF에 가입해야 한다. 그럼, 북한 개최다. 북한과의 협의도 필요하다"며 "UN 대북제재와 단절된 체육 교류가 걸림돌이다. 평창 단일팀 때도 아이스하키 스틱이 제재 품목이라 전해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내셔널 타이틀 대회에 대해서는 "보완이 필요하다. 위상을 강화해야 한다"고, 트레이닝 센터와 국군체육부대 골프단의 경우는 "검토해야 한다"고 답했다. 

최근 프로 추가로 말이 많았던 아시안 게임 선발 이야기를 했다. 이에 대해 그는 "국제적으로 법이 규정됐다. 반대할 이유가 없다. 2014년 이후 금메달이 없기도 했다. 8년째 헤매고 있다. 만회해야 한다"며 "경쟁력도 강화해야 한다. 그래서 협회장배를 신설했다. 5라운드를 통해 실력으로 뽑는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국가대표 시스템이 문제라고 했다. "2023년에는 시스템을 확 바꿀 생각이다. 통용화된 랭킹제가 있다. 지금은 11월 1일부터 다음 해 10월 31일까지 국가대표가 되는 지정제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 몇몇에게 집중하고, 투자한다. 골프는 흐름이 있다. 흐름이 끊긴 선수를 바꿀 방법이 없다. 모두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

인터뷰 말미에 성 전무는 한 가지 다짐을 했다. "발전을 위한 필수를 제도화하겠다. 그리고 골프진흥법을 만들겠다. 골프가 정직한 게임이라면 인프라(레이팅, 핸디캡)가 따라줘야 한다. 1년 부딪치고, 실행하겠다."

"난 인공 지능(AI) 같다. 머릿속에 수많은 모델이 있으니 직원들도 하고 싶은 것을 다 해봤으면 한다. 같이 로드맵을 그리겠다."
 

성문정 KGA 상근 전무이사. [사진=대한골프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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